결국은 들이고만 아이팟 클래식. 아이팟 터치에 아이패드2도 있지만 용량의 압박에 음악 파일을 넣었다 지웠다하는 것은 은근 불편한 일이었다. 특히 ios기반의 두 녀석은 mp3플레이어로서의 기능 외에도 할 일이 많기에 온전히 음악 감상용의 기기가 필요했고 용량도 무려 160기가나 되니 무손실 음원으로 꽉꽉 채워담고 싶은 욕구를 만족시키기에는 역시 아이팟 클래식이 적격이었다.

  다소 뜯기 아까웠던 비닐을 제거하고 박스를 여니 매끈한 자태의 아이팟 클래식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아이팟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였던 클릭휠을 갖고 있는 제품은 아이팟 클래식이 유일하다. 확실히 사용하기에는 터치가 편하지만 디자인 하나는 정말 예쁘다. 클래식 못지 않게 예쁘던 아이팟 나노도 마치 셔플처럼 작아진 마당에 마지막까지 아이팟 특유의 디자인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팟 클래식. 신제품이 나올지는 미지수. 단종 안 된 것에 감사해야 하나?

  개봉 이 후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거울처럼 깨끗한 뒷면. 이제 곧 지문에 얼룩에 기스에 지저분해 질 것이다. 손에 잡고 있으면 미끄럽기까지 하지만 보호 필름이나 실리콘 케이스를 쓸 생각이 애초에 없었다. 아이팟은 생팟이 진리. 그냥 이렇게 사진 한 장 남겨놓고 추억해야겠다;

  여타의 애플 제품들이 그러하듯이 단촐한 구성품. 아이팟을 제외한 나머지는 박스에서 꺼내보지도 않았다. 번들 이어폰 성능이 궁금하긴 하다만 어차피 쓸 일도 없고. 거의 7년 째 쓰고 있는 오디오테크니카의 CM-7에 너무 만족 중.

  일단 되는 대로 CD에서 리핑한 파일들과 GO CLASSIC에서 구매한 음원들을 넣어줬다. GO CLASSIC에서 구매한 WAVE파일들을 일일이 ALAC(Apple Lossless Audio Codec)로 인코딩해주고 태그 정리해주고 앨범 사진 입혀주고 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지만 정리 후에 뿌듯함도 크다. 보통은 그런대로 할 만한데 오페라 음반들은 CD도 2~3장에다 수록된 곡들이 너무 많다;;

  생팟으로 쓰기로 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보호 조치는 해줘야할 것 같아 구매한 일명 애플 양말. 예전에는 애플스토어에 판매했던 것 같은데 이제 재고가 없는지 지금은 딱 한군데의 쇼핑몰에서만 판매 중이었다. 기본적으로 충격에도 무척 약한 아이팟 클래식이라 좀 애지중지 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래저래 많이 집어 넣었는데도 아직도 100기가가 넘게 남았다. 집에 있는 CD들을 리핑해서 다 넣어도 아마도 남을 것 같은 용량. 고장만 안나면 꾸준히 채워나갈 수 있을 듯. 생일 선물로 덜컥 투척해준 동생에게 감사를. 201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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