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라이35SE의 매뉴얼 中. 5.6V의 PX27을 사용한다. 다만 요즘은 이 규격의 배터리가 생산되지 않아 한동안 대안으로 쓰였던 것이 4LR43이다.





이게 4LR43인데 요즘은 이것마저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 결과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LR44 3알 + LR43 1알을 조합하여 사용하는 것인데, LR44만 4개를 넣으면 좀 커서 한개만 조금 작은 LR43을 넣어주는 것. 





LR44는 웬만한 카메라에 대부분 들어가니 갖고 있었다만 LR43은 없어서 결국 별도로 주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배송비가 아까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롤라이35SE의 상판. 가운데 검정 플라스틱 부분이 배터리가 들어가는 곳이다. Rollei35나 Rollei35S, Rollei35T 모델들은 저 부분에 지침식 노출계창이 위치하나 전자식 노출계인 35SE/TE는 저렇게 생겼다. 디자인상의 호불호가 좀 갈리는 부분. 개인적으로는 과거에 썼던 Rollei 35S의 지침식 노출계는 반응이 좀 무뎌서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았다. 





배터리를 넣기 위해 후면부의 동그란 버튼을 화살표 방향으로 밀어주면 저렇게 톡 하고 배터리 홀더가 위로 나온다. 간만에 저걸 열려고 하니 튀어 나오질 않아 겨우 뺐는데 안에는 수명이 다되어 부풀어 오른 4LR43이 들어가 있었다. 더 많이 부풀어 올랐으면 쉽게 빼지도 못했을 듯. 오랫동안 안쓰는 카메라의 배터리는 꼭 빼두자.





원래 1개짜리의 PX27을 넣는 배터리 홀더지만 이처럼 LR44 3알과 LR43 1알을 포개어 넣으면 된다. 단, 이렇게만 하면 다소 높이가 낮고 둘레가 작아 배터리가 놀고 배터리 홀더가 카메라에 꽉 끼지 않아 쉽게 빠져버리는지라 배터리사이에 알루미늄 쿠킹호일을 1~2mm 정도 두께로 납작하게 접어서 끼워주고 테잎으로 돌돌 감아 둘레를 좀 늘려주면 된다.





배터리를 넣고 반셔터를 눌러 노출계 LED가 들어오는지 확인. 꽤 오래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정상적으로 불이 들어온다. 아래쪽 빨간불은 부족, 가운데 초록불이 들어오면 적정, 위쪽 빨간불은 오버. 이런 식으로 표시되는 간단한 방식이다. (니콘 FM2같은 방식) 여타의 모델들이 상판에 노출계창이 있어 파인더에 눈을 대지 않고 노출을 조절할 수 있는 반면, 35SE는 구도를 잡은채로 노출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상대적으로 노출계가 여전히 잘 살아있는 모델이 많다. 생산시기가 비교적 최근인 이유도 있고.



불은 들어오지만 노출이 제대로 맞는지가 중요하기에 Ricoh GR의 측정값과 비교를 해보니 거의 일치한다. 전반적으로 -1/3~-2/3스탑 정도 언더로 측정되는 것 같긴 한데 그 정도는 카메라의 측광 방식과 범위에 따른 차이로 봐도 무방할 듯. 원래 5.6V전원을 사용하는 노출계라 1.5V의 LR44 3개와 LR43 1개의 조합으로 만든 6V 전원으로 인해 다소의 노출 차이가 날 수도 있다고 하지만 네가티브 필름의 관용도를 생각하면 무시해도 될 수준. 



너무 오랜만에 배터리를 넣어본 녀석이라 그동안 노출계가 죽었으면 어쩌나 했는데 여전히 쌩쌩한 걸 보니 기분이 좋다. 완전 기계식 카메라라 노출계가 죽어도 외장 노출계를 사용하거나 다른 카메라의 측정값을 이용해도 되고, 요즘은 핸드폰에도 노출계 어플이 많아 그걸 이용해도 되지만 역시 자체 노출계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롤라이35만 달랑 들고 나가도 된다는 편리함을 준다. 



배터리도 넣어줬겠다 조만간 다시 필름 넣고 찍어줘야겠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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