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이사를 했다. 


이사하면서 당연히 가구 배치나 여러가지가 변경되었는데 내게 있어 가장 큰 변화는 오디오 시스템의 거실 점령이 불가능해진 것.






요렇게 세팅되어 있던 오디오 시스템들이..






이렇게 골방으로 이동..


사실 음악 듣기엔 골방이 좋긴 한데 좌우 폭이 좁아지니 스테이징이 좁아져 대편성을 들을 때 뭔가 맘에 안든다. 좌측은 책꽂이 우측은 벽면이라 아무래도 반사의 차이도 있고 앰프의 밸런스 단을 조정해도 왠지 균형감이 떨어진다. 소편성이나 보컬 곡들은 괜찮은데..  흠.. 하여튼 각설하고.






이사후 거실의 모습.


예전 집엔 오디오 시스템을 둬서 꽉찬(지저분한..) 느낌이 들었는데 TV만 달랑있으니 뭔가 허전하다. 와이프는 내 오디오들을 골방으로 쫓아내고 나니 속이 시원한 듯 하지만 난 이 허전한 공간을 채우고 싶어졌고 한동안 잊고 있던 5.1채널 사운드에 대한 열망이 슬금슬금 살아나기 시작했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에는 그에 걸맞는 훌륭한 사운드가 보태져야 훨씬 진가를 발휘하지 않겠냐며. 


하지만


1. 5.1ch로 구축시 프론트/센터/우퍼/리어스피커에다 거기에 연결될 케이블 등등은 곧 태어날 아기에게 위험천만한 것들이고


2. 아파트에서는 층간 소음 문제로 어차피 우퍼 쾅쾅 울리며 시원하게 듣기가 어렵고 볼륨을 낮추자니 그럴거면 이걸 왜 샀나 싶고


3. 생각해보니 난 영화 보는 걸 크게 즐기지도 않는다는 거 (쓸데없이 사운드 욕심만)



그래서 5.1ch에 비해 리어 스피커가 없어 덜 거추장스러운 2.1ch 보스 시네메이트 GS2도 고려했는데 결국은 그냥 가장 깔끔하게 가기로 했다. TV 스피커의 쨍쨍거리는 사운드보단 괜찮게 들어보자. 심플하게. 그래서 택한 것이 보스의 솔로 티비 사운드 시스템이다. 제품설명은 보스 홈피에 있던 내용 참고.










요약하자면 '간단한 설치로 보다 훌륭한 TV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컨셉인 제품이다. 사운드는 사실 들어보고 구입하는게 맞지만 집에 Wave Music System ll, Soundlink Wireless Mobile Speaker, 101it까지 세 종류의 보스 스피커가 있다보니 얘도 딱 특유의 보스 느낌이 아닐까 싶었고 몇몇 리뷰들을 읽어보고 대충 감이 잡혔다. 어쨌든 호불호는 갈려도 기본 이상은 하는 Bose니까 믿고 고고.





그리고 물건 도착. 보스 공식 쇼핑몰은 배송도 나름 빨라서 좋다. 

택배 포장 개봉용치고는 좀 살벌하게 생긴 거버 나이프. 같은 멀티툴이라도 스위스의 빅토리녹스는 선물용으로도 인기일 정도로 예쁘지만 미국제 거버는 그냥 딱 공구의 느낌이다.






겉 박스를 여니 나타나는 본 포장. 납작하지만 꽤 넓다. 보증서는 보스 제품들이 늘 그렇듯 저렇게 박스 바깥에 붙어있다.






포장을 여니 전원버튼/음량조절/음소거 기능만 있는 단촐한 리모컨과 매뉴얼, TV와 연결하는 옵티컬 케이블이 놓여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이렇게 보스 솔로 티비 사운드 시스템 본체가 들어있다. 저렇게 두라고 해도 안할 것 같은데 TV를 가운데 잘 맞춰서 올리라고 친절히 그림이 그려져 있다.






보스답게 만국에서 사용가능하도록 다양한 전원 코드가 들어있다. 애플은 이런 것도 트래블킷이라고 따로 파는데. 






제품의 전면. 그릴 망 사이로 내부에 스피커 유닛이 보인다. 좌우 각 2발씩 총 4개의 유닛이 들어있다. 






제품의 후면. 저음을 내주는 덕트가 좌우에 있고 가운데로 각종 입력 단자들이 보인다.






각종 입력단의 모습.

좌측부터 전통적인 RCA  / 옵티컬  / 코액시얼. 요즘 TV들은 RCA 출력 단자가 없는 경우도 많아 대부분의 경우 가운데의 옵티컬 단자끼리 연결해주면 된다. 별도의 AV리시버나 앰프처럼 소스 셀렉트 기능은 없기 때문에 3개의 입력단 중 사실상 하나만 사용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어차피 셋톱박스나 DVD/블루레이 플레이어는 TV의 입력단에 연결하고 이 제품은 TV하고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전혀 문제없다.


입력단 우측의 서비스나 데이터 단자 쪽은 실사용에 필요가 없고 맨 우측이 전원 단자. 보다시피 프리볼트 제품이라 해외직구를 해도 변압기가 필요없다. 나는 해외배송 기다리기도 싫고 이 녀석은 다른 보스 제품들에 비해서 해외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정품으로 구입했지만 한 푼이라도 아끼려면 보스는 해외직구가 답인 듯 하다. (가격 차이가 꽤 심한 제품들이 많다.)






연결할 선이 달랑 2개라 뭐 특별히 할 것도 없이 간단히 설치하고 위에 TV를 올려봤다. 이사하고 나니 좁은 집에서 쓰던 TV가 좀 작아보여(42인치) 불만이었는데 마침 위 사진처럼 제품 위에 직접 올릴 수 있는 최대 사이즈로 보스에서는 42인치까지를 권장하고 있다. 그 이상의 경우는 무게 때문에 문제가 있고 스탠드 자체도 커서 힘들 것 같다.






BOSE 로고 아래의 초록색 불이 전원 표시등. 뭔가가 표시되는 것은 저 불빛이 유일하고 보스 웨이브 뮤직 시스템(III 이전 버전)과 마찬가지로 본체에 아무런 버튼도 없어서 디자인상의 깔끔함을 추구하고 있다. 반면 전원 ON/OFF, 볼륨 조절이 오직 리모컨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잃어버리면 난감해진다. (분실시 별도 구입은 가능, 말도 안되는 가격 33,000원)






전체적인 샷. 보다시피 있는 듯 없는 듯 별 티가 나지 않는다. 어느 거실에 배치해도 이것으로 인해 인테리어가 확~ 산다거나 얘만 동동 튀지도 않고 아주 무난하고 심플하다. 벽걸이를 하지 않은 우리 집인지라 쇼파에 앉았을 때 티비가 조금 낮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조금이나마 높아진 장점은 있다. 



지금까지 디자인이랑 별 것도 없는 기능들을 대략 적어봤다만 스피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사운드!


글로써 전달함이 불가능한 부분이지만 대략적인 느낌을 적어본다면 TV 스피커에 비해서는 확실히 개선효과가 있다. 후면 덕트 덕분에 영화를 볼 때도 꽤 둥둥거려주고(보스하면 역시 둥둥둥) 대사 전달력이 보다 명확해져서 야구 중계 볼 때도 산만함이 줄었다. 특히 음악이 주가 되는 방송에서는 확실히 위력을 발휘한다. 뮤직 비디오 혹은 공연 실황을 즐겨 보거나 나가수/슈스케/히든싱어 등 음악프로, 그리고 영화 중에서도 맘마미아, 드림걸스 같은 뮤지컬 영화를 보는 비중이 높은 사람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일 듯 하다.


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전쟁 영화를 보면서 총알이 핑핑 날아가고 뒤에서 폭탄이 터지고 이런 입체 음향을 추구한다면 이 제품으로 만족하기는 어렵다. 영화를 우선시 하는 사람들은 그냥 5.1채널로 가는게 백번 옳고 리어 스피커가 부담스럽다면 가상 5.1채널을 지원하는 2.1채널 제품들도 좋은게 많이 나오고 있으니 그런 걸 사는게 낫겠다 싶다.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약간 애매한 제품이 아닌가 싶다. 홈시어터로서의 입체 음향 효과는 거의 없고 TV사운드의 개선 효과에 투자하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인지 해외 어느 블로그에서는 이 사진으로 마무리하고 있던데.






ㅋㅋㅋ 


이왕 산거 열심히 잘 써야겠다. 안사봤으면 궁금했을거야. -_- 






마지막으로 친구 사진 하나. 편하게 듣기는 얘만한 것도 없다. Bose Wave Music System 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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