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4 경주


남산 탑곡 가는 길에 만난 이른 아침의 풍경


Contax II / Carl Zeiss Planar 35mm f3.5 / Kodak Portra 400 / IVED














2007년 8월 한산도


한산도 대첩이 아니었다면 이름이나 들어볼 일 있었을까 싶은 작은 섬에서 하루를 보냈고, 그 날 밤 이번 가을에는 바이칼호에 가보기로 동생과 결정 했었다. 이 필름의 후반부에는 울란바토르의 사진이 담겨있다.


Rolleiflex 2.8F Xenotar / RVP 100 / V800






2006년 건천


Rolleiflex 2.8F Xenotar / Kodak E100VS / V800


















2016.06.28. 경주



2015.01.01 포항



이름도 없는 어느 해변 기가 막힌 장소에서의 새해 일출. 올해도 좋은 일 가득하길.



2015.03.25




집 ↔ 회사만 반복하다 보니 목련이 핀 것도 오늘 처음 봤다. 그것도 밤에.


목련(木蓮)

 

나무에서 피는 연꽃이라는 이름 그대로 봉오리 때부터 꽃잎이 활짝 피기 전까지는 청초하고 고혹한 매력으로 봄을 대표하는 꽃 중의 하나이지만 꽃잎이 지면서 땅에 떨어져 거무튀튀한 갈색으로 시들어 가는 마지막 모습 때문에 썩 좋아하는 꽃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봄을 대표하는 꽃은 뭐니뭐니해도 매화라고 여긴다.


어쨌든 목련하면 2002년의 험난했던 봄날이 생각난다. 당시 입단한지 얼마안된 우리 ROTC 3학년 후보생들은 1월의 첫 동계훈련을 시작으로 개강 후 3월까지 3개월째 선배들의 군기 잡기와 통제된 일상 속에서 긴장되고 피곤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물론 우리학교 학군단은 비교적 소프트했지만) 


학교에선 선배가 지나가지 않는지 사주경계를 부지런히 하며 돌아다녀야 했고, 저 멀리서 보여도 큰 소리로 '충성!'을 외쳐야 했다. 여자친구는 경례하는데 걸리적 거리지 않도록 반드시 왼팔에만 팔짱을 껴야했고, 07시에 학교에 모여 태권도 연습을 해야했으며, 동기들 중 누가 실수를 하거나 하면 단체로 미대 가는 길(그 아름다운 미대가는 길에서..ㅠㅠ) 다리 밑에서 얼차려를 받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새파란 것들끼리 1년 차이가지고 지들은 선배랍시고 어지간히 철든 척, 장교가 다 된 듯 으시대며 설쳤던 것 같은데, 당시에는 물론 그런 삐딱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얼차려를 받고 나서 알이 베기기라도 하면 유난히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우리 학교 캠퍼스를 쩔뚝쩔뚝 거리며 돌아다녀야 했는데, 몸은 만신창이여도 겉으로는 다리미로 각잡은 베레모를 쓰고, 어깨에 뽕이 과도해 누가 입어도 어깨가 딱 벌어져 보이는 더블브레스트수트의 감색 학군단 제복을 입고, 여학생 치마속이 비칠 정도로 닦으라던 검정 단화를 신은 멋진 후보생이어야 했다. -_-; 아 쓸데없이 무거웠던 007가방이 화룡점정..


어쨌든 그런 군기 잡기 과정도 보통 4월 쯤이 되면 어느 정도 완화되기 마련이었고, 그래서 일부 좀 '착한'선배들이나 역시 ROTC출신 대위였던 훈육관님은 우리들에게  '목련 꽃 필 때까지만 버텨라' 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했었다. 공교롭게도 학군단 앞에는 큰 목련 나무가 있었고, 진짜로 그넘의 목련이 딱 피면 생활이 풀리려나 기대하며 목련 나무를 쳐다보며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진짜로 목련이 피고나서 생활이 풀렸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어쨌든 그 '목련 필 때까지 버텨라' 라는 말은 아직도 목련이 필 때마다 떠오른다. 그런데 그 때는 참 아득하게 멀게만 느껴졌던 그 목련 피는 날이 기껏해야 3월말이었다니. 13년전 그토록 기다렸던 목련꽃은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활짝 필 준비를 마쳤다. 


목련이 피면서 올 한해도 벌써 1/4분기를 넘어가고 있다..



2013.08.25 포항


동해에서는 일출 밖에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포항에서 호미곶 쪽으로 향하는 해안에서는 영일만을 앞에 두고 서쪽으로 떨어지는 일몰을 볼 수 있다. 물론 서해안의 낙조 처럼 바다에 퐁당 해가 빠지는 장면은 볼 수 없지만 바다 끝에 길게 펼쳐진 한반도 뒤로 넘어가는 해를 보고 있노라면 꼭 내가 바다 한가운데의 섬이나 배 위에서 한국를 바라보는 듯한 착각마저 드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2009.01.03 남해





























2013.04.13 대구 평광


결혼하기 전 와이프한테 선물로 사줬던 올림푸스 E-420으로 간만에 찍은 몇 컷들. LCD로 봤을 땐 참 별로더니만 그래도 노트북에 옮겨 놓으니 좀 낫네. 출시된지 5년이 넘은 기종인데다 마이크로 포서드의 특성상 한계는 분명하지만 25미리 팬케잌 렌즈와 더불어 휴대성 하나는 극강이다. 앞으로도 종종 애용해줘야지. 


촌에 가서 집 기초공사 진행 중인 것 둘러보고 할머니 산소 올라갔다가 쑥도 캐고.. 빅토리녹스에 붙어있는 작은 가위가 쑥 자르는덴 아주 그만이었다. 봄 같네 이제.



2010.08.29 포항


칠포해수욕장 가는 길 근처의 '베네치아'라는 레스토랑에서 찍었던 해질 무렵의 바다


니콘답지 않은 부드러운 색감이 찍어놓고도 인상적이었다. 






























2010.09.05 경주

오전이었음에도 해가 너무 뜨거웠지만 간만의 연꽃 촬영이었다. 연꽃 촬영이라는게 왠만한 독창적인 시각을 가지지 않고서는 그 밥에 그 나물. 별 다를거 없는 사진들 찍어오기 딱 좋지만 일요일 오전 바람이나 쐴 겸 다녀오기는 그만이다. AF180mm2.8ED는 정말 오랜만에 쓴 듯. 활용빈도가 무척이나 떨어지는 망원렌즈지만 간혹 있는 이런 경우에는 참 유용하다. ㅎ

퇴근길에 만난 희한한 구름. 갓 길에 차를 세우고는 일단 찍었다.
구름도 별로 없던 맑은 하늘에서 홀로 역광을 받은 버섯구름과도 같은 형상의 구름. 신기하기도 했지만 음산한 기운마저 느껴질 정도로 웅장하고 거대한 구름이었다는.. 원폭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2010.08.20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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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5


요즘들어 잦은 소나기와 급변하는 기상 속에 드라마틱한 저녁 노을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일요일 숙직은 아주 짜증스럽지만 평일 숙직에 비해 조용하게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 이런 괜찮은 하늘도 만날 수 있었으니 전혀 나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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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5 영덕


전형적인 풍경사진을 찍으러 갈 때마다 늘 그렇지만 별 기대도 않고 바람이나 쐬자는 취지로 나섰고 역시나 특별할 것 없는 사진들을 건져왔다. 그래도 일주일 동안 학수고대하던 늦잠까지 포기하며 새벽부터 설쳐야 하는 일요일 아침 출사는 쏜살같이 지나가는 주말을 그나마 알뜰하게 보내게 해준다.







2009.03.14 광양











2009.03.29 의성

올해는 봄꽃 제대로 찍어본 것도 없고 작년에 찍은 재고들이 1년이 지나서야 포스팅되는 중;















2009.05.04 청산도

거의 1년이 다되어가는 묵은 필름; 얼마전에 현상하고 드디어 스캔했다.
가까운 곳이라면 자주 찾고 싶은 섬 청산도.





















2010.02.28 지심도


겨울의 끝자락부터 봄기운을 완연케 하는 동백을 보러 찾아간 지심도.
해마다 동백을 일찍 만나러 보길도나 여수 오동도 등 남해안의 동백섬들을 찾고 싶은 마음은 꿀뚝 같았지만 좀처럼 시간을 내기 어렵던 중 올 해는 드디어 다녀왔다 ㅎㅎ 

동백은 다른 꽃들이 시드는 모습과 달리 꽃송이의 모양 그대로 땅에 툭 떨어지고 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참형을 당해 머리가 댕강 땅으로 떨어지는 것 같아 남해안 섬 등지로 귀양을 왔던 사람들이 재수없다고 여겨 많이 베어버리기도 했다고도 한다. 그렇게 땅에 떨어지고도 동백은 한동안 그 모습을 유지하며 쉽게 시들어버리지 않는데 곱고 하얗던 자태를 뽐내기를 얼마만에 금방 꽃잎이 뚝뚝 떨어져 거무죽죽하게 시들어가는 목련과 달리 한동안 꼿꼿이 서서 마지막까지 아름다움을 지키려는 동백의 모습은 여타 꽃들과 달리 비장함마저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나무에 피어있을 때 보다 땅에 떨어진 모습이 더욱 애절하고 처연한 동백이라 사진도 거의 땅에 떨어진 녀석들 위주구나.. 













2010.01.02 순천

2001년에 처음 찾았던 순천만을 거의 10년만에 다시 찾았다. 그 사이 순천만에는 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엄청난 인파가 찾고 있는 생태 관광지로 변했는데 2001년 5월의 그 날만 해도 갈대밭을 어슬렁거리며 사진찍던 사람은 우리 식구밖에 없었는데 대단한 일이다. 그나저나 하늘이 도와주지 않아 일몰은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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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4  쌍계사


겨울이 채 물러가지 않은 때 봄을 재촉하는 꽃들이 동백 뿐이겠냐만 동백은 일찍 피어나는 복수초,매화,산수유 등과는 또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꽃이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화나 산수유같이 섬세하고 정갈한 느낌은 들지 않고 꽃잎과 색깔은 다소 탁해보이기마져 한다. 그렇지만 동백이 피는 곳을 찾아가게 만드는 이유는 이 처럼 꽃송이 그대로 땅에 떨어지는 동백의 특이한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어서인데 몇일간 절정을 태우고 덧없이 바람에 흩날려버리는 벚꽃과도 다르고 고귀한 봉우리와 달리 땅에 떨어져 거무적적하게 변해버리는 목련의 마지막 모습과도 다르다.

꺾어지듯 땅에 떨어져서도 본래의 모습과 색을 유지하며 얼마간을 버티는 동백의 모습은 비장미마져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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