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9 포항 구룡포




대게 고르는 중인 우리 가족. 예전엔 영덕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지는 이유로 구룡포 쪽에서 잡힌 대게도 죄다 영덕으로 올라가서 팔리기도 했는데 이젠 구룡포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과메기와 더불어 구룡포 입장에선 고마운 겨울 효자 상품.






우리에게 간택받은 대게들. 다리 좀 떨어진 것들이 있어서 싸게 구입했다. 대략 27마리에 10만원이었으니 마리당 4천원도 채 안되는 가격. 






찜솥으로 들어가는 대게들.. 집에 가져가서 찌자면 일이고 5천원만 내면 이렇게 쪄서 박스에 포장까지 딱 해주니 편하다. 






게가 쪄지는 동안 주변 기웃거리며 X100으로 스냅질. 2.0이라는 밝은 개방값과 넓은 이미지 센서는 똑딱이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심도 표현을 가능케 해준다. 






피데기가 되어가는 오징어들. X100의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덕분에 접사에서도 시차없이 정밀한 프레이밍이 가능하다. 단 안그래도 느린 AF는 접사시 더 느려진다. 






오징어를 잡아올리는 낚시(?) 같은..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발랄한 원색에 이끌려 찍은 것으로 소니 RX100으로도 동일한 컷을 찍었었다. 센서 크기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는데도 RX100은 정말 물건인 듯 하다.






꼬들꼬들 말려지고 있는 가자미. 








2012.12.29 포항 구룡포






















2012.12.02 포항 구룡포


Mozart : Requiem in D minor, KV626 / Karl Bohm / Wiener Philharmoniker (DG)



 보수동 헌 책방에서 발견한 오늘의 득템. DG에서 나온 Mozart - Requiem 중고 CD. 라이센스반이란 점이 조오금 아쉽다만 덕분에 한글 설명도 읽을 수 있고 레퀴엠 녹음 중 명연에 속하는 칼뵘 지휘에 빈필 연주라 훌륭한 선택이다. 가격으로만 보자면 Go Classic에서 음원 구입하는게 훨씬 싸게 치겠지만 헌 책방 들른 김에 요런 걸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정경화가 아주 어릴 때 런던심포니와 협연한 챠이코프스키 바이올린협주곡 LP도 봤는데 턴테이블이 없어서 패스한 것이 아쉽다. 


2012.03.25 영덕




Fujifilm X100



내가 아버지께서 신혼 때부터 쓰시던 캐논 AE-1을 물려받은게 벌써 17년 전인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 아버지께서는 니콘 F4 바로 밑에 포진한 준플래그쉽 F801S를 쓰셨고 그건 곧 다음 세대의 준플래그쉽 F90X로 바뀌었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아껴 쓰시던 F3HP는 아무도 모르게 책장 뒤에 꼭꼭 숨겨두셨던게 기억이 난다.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 아버지는 한창 사진에 빠지셨고 '월간 사진'같은 잡지도 매월 구독하시며 열정을 불태우셨는데 내가 대학생이 되었을 무렵부터는 더 이상 예전같진 않으셨다. 이것저것 사는 일에 지치고 할머니의 건강도 안좋아지면서 자연스레 열정은 사그라지셨고 당신보다 더 사진에 빠져든 우리 두 형제를 보시는 걸로 대신하시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버지께서 그렇게 아끼시던 신품 F3HP는 나의 메인 카메라가 되었다.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을 마치고 상경하려던 내게 '이거 가져가서 쓰거라.' 하시면서 F3HP를 건네주시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여튼 나의 20대 시절 동안, 카메라를 바꾸면 그 재미에라도 사진 찍는게 다시 신나시지 않을까 하는 바램과 내가 못사는 카메라들을 아버지를 통해 대리만족하고픈 호기심이 가득찬 아들의 뽐뿌에 못이기셔 아버지의 카메라 라인업은 자주 바뀌었다. 아버지의 전통적인 니콘 라인업은 결국 내 손에 넘어오게 되면서 아버지는 Pentax 수동 최고급기 LX를 위시로 한 펜탁스 렌즈들이 구비되었으며 한 때 선풍적 인기였던 Contax T3와 Rollei35s,Hexar AF 같은 35미리 기반 소형 카메라들도 있었으며 Superikonta 같은 폴딩 중형 카메라에 Contax lla같은 RF카메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렇지만 카메라가 바뀌어도 아버지의 열정은 쉽게 살아나지 않았고 그 많은 카메라들은 오히려 내가 두루두루 쓰며 실컷 즐겨보는 것들이 되었다. 


그렇게 질풍노도와 같던 나의 20대 사진 생활 지나가고 나니 나도 어느새 서른을 넘기고 아버지는 환갑을 넘기시고 올해는 정년퇴임을 하셨으니 세월의 무상함은 수많은 필름 카메라들이 이제 더 설 자리가 없게된 것 마냥 덧없다;;; 어쨌든 이제 대세는 디지랄이라 지금 아버지의 메인 카메라는 후지 X100이다. 사실 그 전에도 LX3같은 고급 똑딱 디카가 있었지만 역시 똑딱이는 똑딱이라 만족을 주지 못했고 그렇다고 나와 동생이 들고 다니는 거대한 DSLR은 무리인지라 선택은 X100이었다. 가볍고 작은 크기에 클래식컬한 디자인, 밝은 파인더와 높은 개방값은 렌즈,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35미리 화각. 색감과 화이트밸런스에서 발군인 후지의 특징. 여러가지 면에서 아버지에겐 딱인 카메라다. 


불과 두 달여 사이에 정년 퇴임과 할머니의 상을 치뤄야했기에 아직은 여유가 없으실 아버지. 이제는 좀 더 여유를 가지시고 예전처럼 사진을 즐기셨음 좋겠다. 

 

 

 

 

 

 

 

 

 

 

 

 

 

 

 

12.09.23 영광 불갑사

 

 

꽃무릇이 한창이던 불갑사. 날씨가 너무 쨍하여 오히려 사진 찍기는 좋지 않았지만 간만의 장거리 나들이.

 

 

2012.06.24 대구

 

얼마만의 전시회 관람이냠. 사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너무 유명세를 탔고 벌써 많이 접한 사진들이라 새롭지가 않았지만 무료한 주말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찾아갔다. 요샌 사진도 잘 찍지 않으니 사진 보는 것도 예전 같지가 않네. 사다둔 사진집도 제대로 펼쳐보지 않은 것이 많은데.. 휴

한 주의 시작을 깔끔하게 휴가로 시작했다.

와이프 출근시켜 준 뒤 어디 멀리 가긴 뭐해 미뤄왔던 차 틴팅이나 하려고 루마 공식 대리점에 차를 맡겼다. 작업 소요에 3시간이 걸린다는 말에 거기서 기다릴 순 없어서 여기저기 도보로 돌아다니며 대충 막샷을 날려댔다. 간만에 차가 없이 걸어 다니며 사진을 찍으니 예전처럼 길거리에서도 계속해서 뭔가를 찍기 위해 눈을 번득이던 시절이 떠올랐다만 날씨가 더워서인지 솔직히 다 귀찮더라.. 괜히 무겁게 롤라이플렉스는 왜 챙겨 갔을꼬. 가방에서 꺼내지도 않았다.

 

 

 

 

더워서 점심은 시원한 걸로.  부산이 태생이지만 경주에도 유명한 집들이 꽤 많은 밀면이다. 처음 먹었을 때는 참 맛있었는데 몇 번 먹고나니 그냥 그렇다. 면류는 거의 다 좋아하는 편인데 이런 냉면 사촌들은 내 입 맛에 그다지 맞지 않는 듯. 어쨌거나 한그릇 뚝딱 헤치우기는 좋다.

 

 

 

 

 

 

점심 후 또 걸어걸어 꽤 좋아하는 커피 전문점인 '슈만과 클라라'에서 시간을 떼우기로 했다. 저녁에만 가봐서 벌건 대낮에 가니 어색하다.

 

 

 

 

'슈만과 클라라'라는 가게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이 곳 사장님은 클래식에 상당히 조예가 깊으신 듯 하다. 빼곡한 CD와 LP들은 물론 책꽂이에도 음악 관련 서적들이 즐비하다. 들어보고 싶은 앨범들이 많았지만 들려달라면 들려주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따뜻한 걸로 마실까 하다가 그냥 아이스로. 책꽂이에 꽂혀있던 음악 서적들 들춰보면서 한 시간 정도 잘 노닐었건만 갑자기 나타난 아줌마 무리들이 시끄러운 사투리로 마꾸 떠들어대서 바로 일어나버렸다.

 

 

 

 

또다시 한 30분을 걸어걸어 최초의 틴팅 가게로. 도착했을 땐 마지막으로 전면 유리에 필름을 붙이시는 중이었다. 차 출고시 영맨이 해준 싸구려 틴팅은 결국 색이 다 날아가 거의 맨 유리나 다름없게 되었다. 싼 게 비지떡이라 결국 이렇게 새로 하게 되는구나. 이번에 새로 하는 김에 전면까지 50%로 해줬다. 50%라 그리 짙은 편은 아니지만 밤에는 조금 더 조심해줘야지.

 

막상 쉬면 할 일이 무궁무진할 줄 알았는데 역시 더운 날 막상 할 만한 일은 없었다. 결국 틴팅 맞긴거 작업할 동안 돌아다니다 보니 대략 끝난 금쪽 같은 하루 휴가;

 

2012.06.18

 

 

 

 

 

 

 

 

 

 

 

 

12.06.13 회사에서

 

나름대로 좀 실감났던 소방훈련 ㅎㅎ

 

 

 

 

 

 

12.04.14 경주

 

 


 


 

2012.02.05 예천

꽤나 재미있는 곳. 다음 번에는 흑백 필름 넣어서 맘 먹고 찍어봐야겠다.

한 동안 글이 주가 되는 포스팅만 올리다 보니 사진 한 장 달랑 올리니 뭔가 이상하다.

 







설을 맞아 내려온 동생과.. 교동시장에서 오랜만에 빨간어묵 먹고 식혜도 한 잔.





 

현대백화점에서..







동생 손..







비주얼에 비해 맛은 그냥 그랬던 빙수. 역시 딸기빙수는 경희대 앞이 최고. 


간만에 미출근한 토요일. 대구에서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BOSE매장은 안가는건데 역시 괜히 간 듯. 조만간 오디오 득템샷이 올라올지도;;;


2012.01.21 대구

 

설날을 하루 앞둔 날. 점심을 일찍 먹고 청도 쪽으로 간단한 출사나 하고자 아버지와 동생과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차례 준비에 걸리적 거리는 우리집 남자들은 늘 명절 전 날에는 밖으로 나간다는... ㅎㅎ  오늘은 예전에 와이프에게 선물해준 올림푸스 E-420과 ZUIKO 25mm2.8을 챙겨봤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내가 한 번도 제대로 찍고 테스트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예열하는 동안 주차장에서의 막샷. ZUIKO 25mm2.8의 최대개방 근접 촬영. 최대 개방값이 2.0만 되었어도 좋으련만 아쉽게도 2.8이다. 물론 그 덕분에 렌즈는 얇고 컴팩트하다. 최대 개방으로 찍었는데 해상도도 나쁘지 않고 배경흐림의 느낌도 괜찮다. 




아버지의 NF쏘나타. 트랜스폼 이전의 NF의 실내는 참 별로다 싶었는데 NF의 차분한 디자인과 은은한 주황색 조명은 트랜스폼의 파란색에 비해 눈의 피로도 적고 쉽게 질리지 않는 듯 하다. 




미군 신형 위장무늬의 효과. 예전의 우드랜드 위장무늬에 비해 디지털 패턴과 그레이톤의 색깔은 어느 환경에서나 빛과 그림자에 잘 녹아드는 듯 하다.




오늘은 청도 일대의 고택들을 돌아보기로 했다. 첫번째 들른 곳은 박유붕의 후손들이 지은 '田'자 가옥. 관상에 능했던 박유붕은 고종이 훗날 왕이 될 것을 예견하였고 대원군으로부터 일종의 복채로 동대문구 일대의 많은 전답을 받고 관상으로서 대원군의  인사 문제에 깊이 관여하며 위세를 떨쳤는데 독살로 그 최후는 비참하였다. 명성황후의 관상을 본 후 계속하여 반대하다가 독살당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자신의 관상을 보고는 화를 피하기 위해 한 쪽 눈을 지져 일부러 관상을 더 이상 못보게 되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고도 하는데 결국은 그 화를 피하진 못했나 보다. 




기대했던 바와 달리 가옥의 보존 상태는 좋지 못한 편이었다. 아직 후손들이 살고 있지만 담벼락은 이미 옛 모습이 아니고 생활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들은 많이 낡은 상태였다. 이 집을 지을 당시 99칸이나 되는 대저택이었다고 하는데 보통의 지방 세도가와 달리 박유붕의 후손들은 동네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면 상당히 후하게 품삯을 쳐주는 등 인심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6.25당시 좌우의 혼돈 속에서도 인근의 다른 부자집들과는 달리 이 집은 무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집이 특이한 것은 '田'자 모양으로 동서남북 어느 형태로든 거주 공간을 변형할 수 있는 점이었다. 관상에 능했던 박유붕의 후손들이었고 박유붕의 비참한 최후를 보았기에 세상 풍파에 휘둘리지 않고 화를 피하고자 기운에 따라 방향을 달리하여 거주 공간을 옮기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하는데 가옥이 온전하지도 않고 개량되거나 변형된 부분도 많아 다른 한옥들과 조금 다르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田'자의 모양을 식별하기는 좀 어려웠다. 어쨌거나 특이한 형태의 집이고 그 조상도 범상치 않은 사람이라 전국에서 풍수를 한다는 사람들이 종종 찾아와 집의 형태와 주변의 지세를 보고 가곤 한다는데 그야말로 막눈이라 난 잘 모르겠다. 




무거운 24-70은 냅두고 요즘은 EF 28mm1.8을 즐겨 애용중인 동생.




가옥 사진을 찍다 만난 할아버지는 박유붕 가옥에서 아직 살고 계신 후손분의 동생이라고 하셨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시다 전화를 받고는 가셨다. 청도에서 유명한 반시를 만드는 이 작은 공장에서 일을 하시는 듯 하다. 오후의 낮은 햇살이 만들어주는 색감과 콘트라스트가 꽤나 강하다. 올림푸스에서 이런 진한 색감을 만나니 왠지 어색하다.




동생의 카메라. 좋기야 좋은데 솔직히 너무 무겁다; 이 날 내가 들고간 E-420은 정말 너무너무 가벼웠다. 부담없이 들고 다니기 딱이다. 





운강고택 앞에서 아버지와 동생. 운강고택 주변엔 박씨 일가들의 오래된 한옥들이 많다. 조금 유명하다 싶으면 죄다 관광지로 변하는 요즘의 민속마을들에 비해 이 곳은 아직 고즈넉한 멋이 남아있는 곳이다.




 
촬영가서 비치는 것이 있으면 일단 한번 찍어준다. 이런 시리즈도 모아보면 재미있을 듯.



설렁설렁 다니면서 찍어보니 그동안 천대했던 올림푸스 E-420과 25mm2.8을 다시 보게 됐다. 일단 휴대성 하나는 최고라 할 수 있고 화이트밸런스도 니콘에 비해 괜찮게 느껴진다. 다소 좁은 계조는 RAW파일로 찍으니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한 듯 하다. 약점인 고감도 노이즈 역시 실외에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앞으로 가벼운 출사시에는 D700은 버려두고 종종 애용해 봐야겠다.


2012.01.22 청도


 

일출을 보러 일어날 생각은 없었는데 6시가 조금 넘어 저절로 눈이 떠졌다. 어디로 향할까하다 만만한 송도 해수욕장으로 차를 몰았다. 역시 일출을 보러온 사람들로 평소에 비해 혼잡하다. 그래도 주차장에 자리는 있었으니 다행이다.




일기예보대로 수평선 쪽에 구름이 끼어 해는 더디게 올라왔다. 일출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 다행히 날씨는 춥지 않았다.




포스코 위로 떠오르는 2012년의 첫 해. 송도해수욕장에서 일출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수평선은 포스코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어차피 그럴듯한 실루엣을 만들어줄만한 바위도 없기에 포스코가 그런대로 배경이 되어주는 듯.




저마다의 소원과 희망을 떠올리며 그렇게 첫 해를 맞이한다.




송도해수욕장은 일주도로의 건설로 사라졌지만 송도해수욕장의 상징과도 같던 여신상은 여전히 남았다.




새해에는 좋을 일들이 더욱 가득하길!


2012.1.1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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