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M3 / Elmar-M 50mm f2.8 "Red Feet"


Rolleiflex 2.8F Xenotar 12/24 "White Face"















































































2016.11.20. 부산

Leica M3 / Elmar-M 50mm f2.8 / Kodak 400TX



세상이 시끄럽다.


 

내 삶도 만만치 않게 시끄럽다. 당장 내 지갑에서 돈이 들고 나는 일이 아니라면 마음을 쓰고 싶지 않다. 눈을 감고 귀를 막아 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요지경 같은 세상은 보였고 경악과 좌절의 비명 소리가 들림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믿어야 하고 또 얼마나 믿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졌고 벌어지고 있는지 두렵다.


요순시대, 유토피아, 샹그릴라, 그리고 율도국(?). 그래. 어차피 그런 이상향이 실존하리라 믿은 적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 곳에 가까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함이 옳지 않은가. 이 땅의 그저그런 필부 중 하나인 나로서는 요즘을 감당하기가 더욱 벅차진다. 매일 같이 마주하는 비열한 거짓들 앞에서 나는 더욱 작아진다.


 

 


M3를 느끼다


 

하릴없이 멍할 때면 M3를 만지작 거리곤 한다.

셔터를 누르는 것 보다 셔터를 장전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초기형에서만 느낄 수 있는 더블스트로크의 손맛은 M3를 사용한다면 포기하기 어려운 매력이다. 부드럽고 매끈하면서도 절도 있게 끊어지는 그 느낌은 마치 볼트액션식 소총을 장전하는 듯, 셔터를 장전하는 순간의 설레임과 흥분을 극대화 해준다. 엄청난 수의 부품들이 투입된 M3의 파인더는 완벽 그 자체다. M라인업 중 유일하게 화이트 아웃 현상이 없고 등배에 가까운 0.91배의 배율은 내 눈의 시야 그대로, 과장과 왜곡없이 솔직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셔터는 매우 부드럽게 작동하며 아주 정숙하다. 물론 일회용카메라들도 조용한 소리를 들려주긴 한다. 하지만 그들의 '틱'하는 맥없는 소리와는 비교할 수 없는데 이를 단순히 '조용하다'라고 표현하긴 부족하다. M3의 셔터음은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조용조용 낮은 목소리로 얘기하면서도 맺고 끊음이 분명하여 그 속에 강단이 느껴지는, 그런 소리라 하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다. '챡!'


 


M형 라이카의 시작과 끝, 완벽을 추구했던 카메라


 

내가 가지고 있는 833XXX시리얼의 M3는 56년 생산분으로 올해로 무려 환갑을 맞이하셨다. 라이츠사가 M3를 개발하며 얼마만큼의 기대수명을 목표로 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M3는 쌩쌩하다는거다. 그것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재미로' 사용하는 일부 클래식 카메라들과 달리 M3는 최신 라이카 카메라와 다를게 없을만큼 편리하다.


M3는 등장과 동시에 그야말로 경쟁사들과 사진가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바르낙의 많은 단점들을 일거에 해결해 버렸고 자동으로 변환되는 3개의 프레임을 내장한 밝고 시원한 파인더와 자동으로 리셋되는 필름 카운터, 최고의 조작감과 우수한 내구성의 부품들과 만듦새, 유려하고 세련된 아름다운 디자인과 정밀한 상판 각인, 새로운 베이요넷 M마운트의 도입과 동시에 출시된 우수한 렌즈들까지 더해졌다. 제작단가와 생산효율 보다 제품의 완벽을 우선시한 다시 나오기 힘든 카메라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M3의 완벽함은 라이츠사에게도 부담일 수 밖에 없었는지 이후의 M라인업들은 원가절감의 논리가 적용되며 완성도가 저하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보다 다양한 화각의 프레임을 지원하게 되거나 보다 빠른 필름 로딩과 되감기가 가능해지는 등의 아주 더디고 소소한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지만 M3의 장점들이 유지되지 못한 부분은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랬기에 가능한 모든 부분에서 완벽을 추구하고자 했던 M3의 상대적 지위는 더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 이처럼 M3는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시작과 동시에 끝판왕이 되어버린 무결점의 카메라였고 마치 1회초 선두타자가 끝내기 홈런을 쳐버린 것과 같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라이카 같은 건 어디에도 없어요! 자신만만했던 Leica M3의 등장


 


 


세상은 M3 같아야 한다.


 

M3를 만지고 있으면 이름도 얼굴도 알 수 없는 60년전 독일의 숙련공들에게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기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지만 거짓없는 기계를 만들어낸 것은 최고의 제품을 향한 그들의 순수하고 정직했던 열정과 장인정신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져 60년을 버텨온 M3와 달리 누군가에게는 5년도 버거워보인다. 속임수와 거짓은 완벽할 수 없다. 오래가지 못한다. 언젠가는 탈이 나게 되어 있다.  마음을 다해 존경할 사람이 없는 요즘이라 오히려 낡은 카메라 하나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이 또한 슬픈 일이긴 하나 그런 카메라 하나가 내 손에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닌가. 그래서 말이지.. 유토피아나 샹그릴라가 실존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세상은 M3 정도는 되야할 거 같다.





나의 Leica M3




작례 몇 장


























2016.06.06. 포항

Leica M3 / 50mm f2.8 Elmar / Kodak 400TMY / IVED











































2016.08.14.













































































































2016.07.23. 포항





































































































































2016.08.04~05. 오다이바








































































































































2016.08.04. 우에노 공원, 아메요코 시장, 신바시























































































































2016.08.04. 아사쿠사~우에노











































































































































2016.08.03.


츠키지, 긴자, 도쿄역











































































































































2016.08.02. 김해공항 & 08.03. 도쿄 츠키지 시장

















































2016.07.10. 포항
















































2016.06.25~26. 포항






































2016.07.10. 포항















































2016.06.12. 포항













































































2016.05.15 포항














2016.05.14.






















































2016.06.06. 포항






























2016.05.06 포항


동생과 조카. 스벅을 너무 좋아하는 父子





















2016.04.03 포항


과메기와 대게로 유명세를 타면서 예전보다 많이 북적이는 구룡포지만 골목 안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여전히 시간이 멈춘듯한 낡고 허름한 집들이 많이 남아있다. 일본식 가옥은 대체로 부둣가에서 가까운 평지 쪽에 집중적으로 남아있고 언덕 위로는 거의 없는데, 아마도 평평하고 좋은 곳은 일본인들이 차지하고 산비탈에는 우리 조선 사람들이 살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2016.04.03 포항


수없이 찾아간 구룡포였지만 더이상 이런 식의 촬영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깊이있는 작업이 필요할 듯. 

그나저나 현상소를 이번에 바꿔봤는데 여러 종류의 필름들 중 코닥 TMX의 현상 결과가 그리 맘에 들지 않는다. 예전처럼 자가 현상을 할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여건도 안되고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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