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4 내비 매립 - 경주 M카오디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비매립 전 상태~ 
하이패스 단말기와 내비게이션이 전면 유리 중앙에 부착되어 있는 상태다. 하이패스가 그나마 충전식이라 케이블이 없이 깔끔하여 내비 전원케이블 외에는 걸리적 거리는 선이 없어 크게 지저분하진 않지만 장착하기로 예정된 샤크안테나와 후방카메라 케이블까지 연결되었을 때는 너무나 보기 싫을 거 같았다.

또 거치시켜놓은 아이나비 GX와 하이패스 단말기가 정중앙에 같은 선상에 위치하다 보니 하이패스 카드를 빼고 넣을 때 거치대 때문에 걸리적 거리기도하고 내비 전원 케이블이 센터페시아의 은색 부품에 마찰되면서 스침성 기스가 지속적으로 발생 중. 뭐 사실 이런 것들은 참을만한 것이었지만 카오디오샵에서 가서는 결국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왕할거 깔끔하게 하자. 원래는 선물 받은 샤크안테나와 후방카메라만 부착하려 간거였다. -_-;  뭐든 "지르는김에 이것도~!" 의 심리는 정말 무서운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샤크 안테나 부착 후 케이블 작업 중. 샤크 안테나는 철호에게서 선물로 받은 JY의 2세대 샤크. 아이나비 GX를 비롯한 요즘 내비게이션들은 자체적으로 증폭 기능이 있어 기존 샤크 안테나와는 궁합이 잘 안맞는다는 것 같던데 이 녀석은 호환성이 괜찮다는 것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트랜스폼 순정 샤크안테나와 디자인이 상당히 흡사하단 점도 무척 맘에 들었다. 차는 화이트크리스탈(색상코드 : AJ)로 펄이 들어간 계열이지만 그냥 화이트로 주문했다. 실물을 보지 못해 판단은 못하겠지만 펄계열은 잘못하면 차량의 도장색과 이질감이 더 느껴질거 같아 안전하게 그냥 화이트~



사용자 삽입 이미지

후방카메라 부착 중. 트렁크에 드릴로 구멍을 뚫을 땐 살짝 가슴이 아팠다는;;  후방카메라는 MMI Shark Eye II ~  CCD 타입이고 뭐 대부분 많이들 하는 MMI제품이라 별 고민없이 선택했다. 주차라인 표시 기능은 없지만 어차피 룸미러나 사이드미러로 보이지 않는 범퍼 바로 뒤 아래편에 물체 여부만 식별하면 되기에 크게 상관없다. 후방카메라는 써보니 생각보다 상당히 편리하다. 후방센서 할 바엔 후방 카메라 장착이 훨씬 낫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샤크 안테나와 후방카메라에서 따온 배선들을 앞쪽으로 빼내는 중. 시트까지 들어내는 난리 중;;  뭐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니 한두번 보고 나면 혼자서도 할만하단 생각이 들긴 하지만.. 돈 몇푼 아끼려고 리스크를 감수하느니 공임주고 깔끔하게 하는게 역시 나을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예상보다 한참 더 시간이 소비되어 저녁에 다시 돌아왔더니 센터페시아 쪽 마무리 작업 중이었다. 여기서 살짝 불만 -_-;  내비 마감제가 처음 듣는 현대 웰슨 제품이었는데 하단 오디오 부분 마감재가 순정스타일 처럼 사이드 부분이 은색이 아니라 가운데 수납칸 커버색과 동일한 색으로 되어 있다. 이미 작업 다된거 뭐 어쩔 수 없고; 현대 웰슨 마감재는 열선 버튼이 없는 차를 위해서 열선 버튼 마감재도 있고 상하단 부품이 모두 일체형이라 다른 마감재에 비해 들뜸이나 뒤틀림등이 가장 적은 편인 것 같다. 그거 하나로 순정과 다소 다른 색상 배치는 넘어갈 수 있겠다. 마감재가 뜨거나 하면 내 성격상 정말 못참았을거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것이 최종 완성본. 하고 나니 깔끔하고 이쁘긴 하다. 장점은 그거 하나 -_-;;  글구 좀 있어보인다 정도?  흠.. 단점은 꽤나 손꼽을 수 있다;; 일단 매립되어 버리니 내비에서 주변 밝기를 감응하는 L센서가 무용지물이 되어 주변 밝기에 따른 LCD조명 자동조절 기능이 안되어 낮엔 햇빛이 비쳐서 잘 안보인다. 이건 주야시간대별 조명 자동조절 방식으로 셋팅하여 그런대로 극복 중이긴 하다. 그리고 내비 안내 음성과 차량 순정 오디오간의 간섭이 없도록 증폭 스피커를 센터페시아 안 쪽에 집어 넣었는데 이게 차속 연동 볼륨조절 기능이 안되는지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거. 이건 뭐 기본 볼륨을 좀 높여두고 내비 화면에서 3-4사이에서만 조절하면 되니 적응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냉정히 내비 자체의 성능과 차의 순정 상태 유지를 위해서 내비 매립은 그다지 휼륭한 선택은 아닐 거 같다. 매립 가격 자체도 저렴하지 않다. 그래도 하고 나니 이쁘다. Soul 광고에서 나오는 멘트가 참 맘에 들던데. '무조건 이뻐야 돼~' 그래 이쁘니까~ 이뻐서 했다. 이쁘다~ 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이트 불빛만 보면 정신없이 달려드는 가미카제 특공'蟲'들이 장렬하게 산화한 흔적들;;; 온 범퍼를 뒤덮고 있다. 제발 좀 불빛보고 달려 들지마라; 아무리 버러지라지만 나도 그닥 살생을 저지르고 싶은 생각은 없단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이드 미러에도 역시~ 사진으로 보니 왠지 더 징그럽고 짜증난다 -_-; 


이렇게 붙은 벌레 시체들은 딱딱하게 굳어서 잘 떨어지지도 않고 차량의 도색 표면을 손상시키기도 하는등 아주아주 성가신 것인데;; 세차의 주목적은 거의 이 벌레 시체들을 처리하는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도 팔이 빠져라 닦아대느라 결국 휠이랑 내부 세차는 대충할 수 밖에 없었다는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며칠간은 좀 깔끔한 상태를 유지하겠고나. 누군가는 야간 주행 전에 범퍼 전면에 투명 테이프를 붙여뒀다가 내릴 때 테이프를 뜯는 것으로 깔끔하게 벌레 시체를 해결한다는데; 그래도 그건 좀 아니겠지? 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09.06.07 은하사

사용자 삽입 이미지

60년대 초반 사라진 전차 모형 앞의 애기들~ 일본에서는 아직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전차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드라마 세트장에서 밖에 볼 수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못먹던 시절의 현수막. 요즘은 건강과 영양을 위해 잡곡을 섞어 밥을 짓지만 저 당시엔 차원이 다른 이유에서 혼식을 해야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총천연색이란 단어도 참 오랜만에 본다. 만화영화이던 그냥 영화이던 모든게 칼라는 당연한 것이 되었다. 흑백 텔레비젼은 사라졌지만 흑백 필름은 살아남은 것은 사진에서 만큼은 흑백만의 매력이 너무나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제 시대의 경성역(서울역). 다소 어설퍼 보이긴 하지만 어차피 촬영 후에 요즘은 다 CG처리하고 조명도 맞추고 하니 크게 무리 없을 것이다. KTX역사가 생긴 뒤 저 구 서울역 건물엔 들어가보지도 않았는데 새삼 고풍스럽던 그 역사가 운치있었단 생각이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 곳에 방치된 것 처럼 모여있던 군장비들. 뭐 지프부터 M110 8인치 자주포까지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전역후 만나게 되는 자주포는 정말 반갑다. 비록 우리 대대에서 운용하던 장비는 아니지만 영천 호국원에 전시되어 있는 M107 175mm자주포와 이 곳의 M110 8인치 자주포는 군단 포병에서만 운용되었던 것이라 우리 여단 예하 대대의 것이었을 확률이 매우 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울의 어느 동네의 하숙집 앞 골목길의 모습인 듯. 서울에 상경하기 전만해도 하숙집이라면 왠지 낡은 개량한옥의 한 칸이 방을 차지하고 수북히 쌓아올린 전공 서적과 접이식 책상을 하나 놓고 전등갓 달린 스탠드를 켜고 공부를 할 것만 같았다. 물론 현실은 그만큼 운치있진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의 시청 근처의 옛모습인 듯. 원구단은 고층 빌딩과 호텔에 둘러쌓여 일부러 찾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는다. 일제시대를 거치며 많은 문화유산이 훼손되고 위엄있는 모습은 초라하게 낮춰졌다.

09.05.09  합천

이런 곳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비교적 리얼하고 규모도 큰 편이라 생각보다 재미있는 곳이었다. 일제 시대부터 해방 직후 그리고 7-80년대 초반정도까지의 모습들이 믹스되어 있어 모델의 능력과 찍사의 연출에 따라 나름대로 재미있는 '사진놀이'가 가능할 듯 하며 어른들과 같이 간다면 당시의 재미있는 추억담들도 들을 수 있을만한 곳이다. 어설프기 그지 없고 고증에 문제는 없는지 의심스럽기 그지 없는 역사극세트장보다는 훨 나아 보인다. 흐린날 흑백 필름으로 진득하게 담아보는 것도 좋을 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09.05.04 청산도

한참 농번기라 바쁜 모습들이었다. 따뜻한 햇살 아래 작은 섬은 평화로워 보였고 주민들 역시 카메라 들고 다니는 외지인에게 무척이나 호의적이었다. 전국에서 4군데가 선정된 슬로우 시티 중의 하나인 이곳 청산도는 한 1박 2일쯤 아무 생각없이 머물며 걷고 사진찍고 싶은 곳이었다.

p.s. 흑백 현상/인화를 배웠던 대학 시절의 추억과 열정을 떠올리니 이렇게 포토샵에서의 흑백 전환만으로 만들어지는 흑백사진을 포스팅한단 사실이 무척이나 어색하고 왠지모를 양심의 가책마저 느껴진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05.04 청산도

모내기 준비가 한참인..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03.14  쌍계사


겨울이 채 물러가지 않은 때 봄을 재촉하는 꽃들이 동백 뿐이겠냐만 동백은 일찍 피어나는 복수초,매화,산수유 등과는 또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꽃이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화나 산수유같이 섬세하고 정갈한 느낌은 들지 않고 꽃잎과 색깔은 다소 탁해보이기마져 한다. 그렇지만 동백이 피는 곳을 찾아가게 만드는 이유는 이 처럼 꽃송이 그대로 땅에 떨어지는 동백의 특이한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어서인데 몇일간 절정을 태우고 덧없이 바람에 흩날려버리는 벚꽃과도 다르고 고귀한 봉우리와 달리 땅에 떨어져 거무적적하게 변해버리는 목련의 마지막 모습과도 다르다.

꺾어지듯 땅에 떨어져서도 본래의 모습과 색을 유지하며 얼마간을 버티는 동백의 모습은 비장미마져 느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03.14 광양 다압면

3월이 되면 섬진강을 찾아야 봄을 되었음을 실감하는 것 같다. 몇 년째 다니고 있지만 모두 사람들 없는 평일에만 다녀서 좋았는데 올 해는 별수 없이 토요일을 이용해 다녀왔더니만 매화축제 일정과 겹쳐 그야말로 북새통.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뭐 그런대로 싫지는 않았다. 이 사진은 후지 제록스 홍보 부스에서 출력 서비스를 해주고 있어 즉석 8r인화도 해서 가져왔다는..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09.02.17.  주차하고 나서 보니 공교롭게도 Odo값이 1004를 찍은 순간


2월 5일(목)에 인수해서 아직 2주가 채 못된 시점에 벌써 주행거리 1천키로를 돌파했다;; 하루 출퇴근거리가 왕복 80키로 이상에다 주말에 좀 돌아다니고 이러니 미터기는 죽죽 잘도 올라간다. 한 달에 2500키로 정도 달린다면 2달에 한번은 엔진오일을 교환해주어야 하고 1년에 3만키로 10년이면 30만 키로가 된단 얘긴데..ㅎㄷㄷ  애초에 10년은 타자고 지른 차이건만 30만 키로를 버텨야한다.. 흠 

결혼하면 회사 가까운 데로 집을 옮겨야 한단 얘긴가.. 싫은데   -_-;

별 생각없었는데 생각해보니 Land350엔 셀프타이머가 없었다. -_-;;

엘체형한테 빌려썼던 Land180은 셀프타이머가 있던데 말이지; 역시 비싼 녀석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평소 셀프타이머를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막상 필요한 경우가 생길 때 없으면 그것도 참 안습. 더군다나 잘못 찍으면 한방에 1500원씩 날아가는 폴라로이드 처럼 누구한테 찍어달라고 부탁하기가 두려운 경우엔 더더욱 그러하다. 그리하야 Land 시리즈에 사용가능한 폴라로이드 셀프타이머 #192를 찾아나섰으나 온라인 상에서 찾아내기가 그다지 쉽지는 않았다. 가격이야 뭐 3만원 내외로 구할 수 있다만 있어야 사지; 결국 이베이로 고고~  왠만한 물건은 다 있는 이베이에도 이 녀석은 의외로 달랑 2개만 나와있었는데 결국 한 녀석에게 비딩해 낙찰받았다. 한두넘 정도는 비딩하지 않을까 살짝 긴장하며 있었다만 결국 아무도 안 덤벼서 경매 시작가에서 1달러 올린 가격으로 윈~ ㅎㅎ  오랜만의 이베이질이라 Paypal 비밀번호를 까먹어 몇번 삽질한 후 바로 결제해주고..의외로 빠른 배송으로 오늘 도착. 그나마 토요일에 출근한 억울함을 보상받은 셈. ㅋㅋ




정말 멋대가리 없는 박스와 허접한 글씨. 투박한 테이핑;;  요샌 다들 키보드만 두드리니 글씨체가 못난 사람들이 예전보다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초딩들도 저거보단 잘 쓰겠다. 문득 군시절 내가 쓴 영문을 보고 미군 소위가 글씨 정말 잘쓴다고 놀래하던 일이 떠올랐다. 한국계의 그 녀석은 말은 문제없지만 군사용어에 약해(한자어가 많다보니) 내가 주요 단어를 적어서 알려주곤 했었다. (ex  대화력전(對火力戰) = Counter Fire)



 
어쨌거나 박스를 뜯고 나온 녀석은 바로 이것. 폴라로이드 랜드 시리즈에 사용할 수 있는 셀프타이머 #192. Land180같은 수동기에는 셀프타이머가 가능해 필요 없다. 낡긴 했지만 박스에 케이스까지 있는 양호한 상태라 만족스럽다. 은근 귀엽기도 하고..




퇴근 후 Land350을 꺼내 장착~  나사선도 없는데 어찌 장착되나 했더니 셔터 버튼 링에 스프링처럼 된 조임장치로 딸깍 끼워지는 형식이다. 탈착이 편리하지만 뱅글뱅글 돌아가는 것이 좀 허접해보이긴 하는데 셀프타이머란 특성상 뭐 좀 돌아가도 상관없고 셔터만 잘 눌러주면 된다. 저 화살표 방향대로 돌리고 윗면에 있는 단추를 눌러주면 지지지징~ 태엽이 돌아가면 셔터를 찰칵 눌러준다. 소리는 꽤나 큰 편.




장착 후 전체적인 풀 샷. 카메라에 있어 기본적인 기능이기도 한 셀프타이머를 왜 기본 탑재하지 않아 이런 걸 사게 만들었는지 짜증이 날 법도 한데 크게 비싸지 않은 이런 자잘한 악세사리류를 구하는 것도 사진 생활의 소소한 재미가 되기에 만족스럽다. ㅎㅎ  결국은 돈지랄;




워낙 간단한 녀석이라 박스 뒷면에 간단한 사용 설명문이 적혀 있다. 셔터를 톡~눌러주는 녀석이라 장시간 노출은 불가하다. 밝은 주광 상태거나 플래쉬를 사용할 때만 사용하라고 분명하게 명시해두었다. 어차피 칼라인 FP-100C은 감도가 100이라 대낮말곤 불가능하고 실내에선 감도 3200의 FP-3000B를 이용할 거라 크게 문제없다. 언제 실전 테스트를 해보지.




간만에 소소한 이베이 지름질을 맛보았다. 소득공제에 반영도 안되는 해외사용분이 이번달 명세서에 찍혀 나오겠고나. 그러고 보니 아마존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집도 하나 주문했다는;;

2009.02.07


 

사용자 삽입 이미지

2년간 4만여키로를 함께한 나의 첫 차, 아반테의 마지막 아침. 오늘부로 그동안 내 발이 되어준 이 녀석과도 헤어짐이다. 구입 당시에만 해도 불과 몇 달만 탈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샀었는데 2년간 타게 되었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아방이는 새 주인을 만나러 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 주인과 만나 포항 자동차 등록소에서 양도계약서를 쓰고 이전등록을 마쳤다. 부산으로 떠나기 전 우리 아방이와 마지막 기념촬영. 큰 사고 없이 열심히 달려준 아방이와 헤어지자니 막상 섭섭하기도 하다. 오늘까지 20만 3천키로를 돌파했지만 감가상각을 고려하지 않은 과감한 소모성 부품 교체와 정기적인 오일류 교환을 통해 한달전 쯤에 받은 정밀검사에서 구동/제동 계통에서 전혀 문제가 없음이 판명되었다. 불과 한 달전에도 앞 타이어 교체를 비롯해 뒷 휠 얼라이먼트, 팬 벨트, 산소센서 교체, 엔진오일 교환 등을 했었다. 물론 그 땐 마르고 닳도록 탈 예정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 주인은 바로 철호. 이 차를 사고 나서 철호 만큼 이 차를 많이 탄 친구도 없을 듯. 사진 찍으러 다닌답시고 같이 많이 돌아다녔기에 시승 경험은 충분하다. 나 이상으로 전국을 싸돌아다니는지라 철호를 따라 부산으로 시집가는 아방이는 거기 가서도 쉴 틈은 없을 것 같다. ㅎㅎ  철호는 내가 좋아하던 Kodak Retina lllc도 잘 인수해서 사용중인데 차도 인수해가게 되었다. 설 연휴에 나온 얘기가 급진전이 되어 나는 새 차를 주문하고 차가 탁송되는 오늘 오전 철호는 내 아방이를 양도 받았다. 아방이를 보고 싶을 땐 철호를 만나면 될 듯. ㅋㅋ  오전엔 외근이라는 핑계로 포항에 온 철호는 13시까지 부산에 있는 회사에 도착해야해서 사진을 촬영한 후 급히 달려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철호와 아방이가 떠나고 잠시 후 탁송 예정지인 카센터 건너편 도로에 드디어 도착한 새 애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조금전까지 타던 부담없이 친근한 아반테와 너무나 다른 막 배송된 트랜스폼. 기사 아저씨는 저기서 바로 유턴해 오려 했으나 내가 사진을 찍어대는 바람에 단속이라도 하는 줄 알고 유턴 코스를 찾아 한참을 달려갔다고 했다. ㅎㅎ  위에 실려있는 검정 트랜스폼의 16인치 휠을 보니 내 15인치 휠은 참 디자인이 안습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썬팅을 맡길 카센터앞에 멈춰선 트랜스폼. 도색비가 기본에 8만원이나 추가되는 화이트 크리스탈로 주문했건만 얼핏 봐서는 그닥 펄이 들어간 느낌이 나지 않는다. 은색은 회사에 많고 택시 같기도 하고(물론 쏘나타 자체가 워낙 많아 택시같긴 하다만;) 그냥 흰색은 좀 밋밋하고 검정은 나이 들어보이고 화사한 펄이 들어간 화이트 크리스탈로 하느라 굳이 돈을 더 썼더니만 회사 사람들은 새 차가 왜 일케 삐까뻔쩍하지가 않아? 이러고 있다는  -_-;; 

다시 차량등록소로 가서 등록하고 썬팅하고 번호판 달고 비닐 다 뜯어내고 하니 벌써 점심시간~  오전과 달리 날씨는 화창하게 개였고 집에 잠시 들려 혼자 라면 끓여먹고 이마트 가서 보조 사이드 미러 하나 붙여주고 뒤늦게 회사로 출근했다. 11시가 다되어 퇴근하며 3만원 어치를 넣어보니 대략 35리터 정도. 공인연비가 9키로지만 8키로 정도라 예상하면 3만원 주유에 280키로 주행이란 계산이 나오는데 휘발유 보다 낫긴 나을것 같다. 기본적으로 RPM 2천 ~ 2천 5백 사이를 오가며 80~100km/h 의 속도로 주행하는 편이니 연비는 비교적 잘 나올 수 있는 출퇴근 환경이다. 첫 날임에도 기본 출퇴근 거리가 있으니 90여키로 탄거 같다. 차가 커지니 도로폭 맞춤이 적응이 안되고 주차할 때 다시 초보운전으로 돌아간 것 같고 엑셀을 조금만 밟아도 속도가 너무 붙으니 무섭고;; 한 달은 타야 익숙해지려나~

휘발유 차량들보다는 옵션이 좀 딸리는 LPG 렌트카 N20 Luxury사양이지만 2급 장애인 등록이 되어있는 할머니와 공동명의로 구입하여 등록세, 취득세를 모두 면제받은데다 1월보다 더욱 할인율이 커진 현대차 2월 판매조건을 적용받고 그룹사 5% 할인등등을 적용받으니 차 값은 사실 옵션 좀 갖춘 아반테HD보다도 싸게 구입했다. 새파란 녀석이 중형차 끌고 다닌다고 못마땅히 볼 사람들도 있을 거 같은데 나도 장애인용으로 쏘나타 싸게 안사도 되니 할머니 안편찮으셨으면 1000000000000배는 더 좋겠다..

2007년 여름에 들렀던 선진리성과 조명군총을 두번째로 다녀왔다.

경남 사천에 있는 선진리성은 정유재란 당시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가 주둔하던 성이다. 서생포나 웅천 등 다른 곳의 왜성들과 달리 애써 왜성이라는 용어를 피해가며 그동안 선진리성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일본이 남긴 흔적이라는 것이 못내 찝찝하고 자랑스럽지 못한 역사의 유적이라는 점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2007년에는 설명문에 애써 왜성이 있기 전부터 전략상의 요충지라 산성이 있었고 그 위에 다시 일본이 성을 쌓았단 설명을 구차하게 달아서 왜성이란 오명을 피하고자 하는 흔적이 역력했지만 무지 덥던 그 여름날, 아무도 없는 빈 성터를 돌아다니던 난 이 성이 왜성이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찾아오지도 않았을거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쨌든 일본이 남겼다는 이유만으로 파괴되고 방치되었던 유적들이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추세인지라 1년 반만에 다시 찾은 선진리성은 많은 부분이 달라져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진리성의 입구와 주차장. 예전엔 없었던 것 같은데..포장마차들이 좀 생겼다. 크게 많은 사람들이 찾진 않을 것 같은데 장사나 될지 모르겠다. 봄에 벚꽃이 피면 사람들이 꽤 올 것같긴 하다만.. 어쨌든 성에 도착했을 이 때만 해도 2007년과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안내판부터 이미 내용이 달라져있었다. 선진리성은 왜성이라는 것을 확실히 명기하고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년만 해도 왜성임을 애써 부인하는 분위기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 일본성에만 있는 천수각(天守閣)터를 알리는 표지판이 생겼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차피 복원한 성이지만 일본식 성곽 답게 비스듬히 기운 성벽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성 안으로 들어서자 전혀 예상치 않았던 것이 튀어나온다. 성문을 복원해 놓은 것. 이건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인데 사천시에서는 선진리성의 성문을 복원해두었다. 다만 안하느니 못한 어설픈 복원에 약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일본 히메지성을 본따 만들었다고는 하는데 저 낮디 낮은 성벽과 무성의하게 만들어둔 총안구는 뭐냔 말이다;; 거기다 우리나라 기와가 얹어진 지붕은 뭥미..국내의 왜성들에 찾아오는 일본인 관광객들도 적지 않고 유명 관광지가 아닌 이런 사적에 찾아오는 이들은 대부분 이 분야에 상당한 지식을 갖추고 답사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일텐데 제발 비웃음이나 사지 않기를 바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나 성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꺾여진 길을 따라 진입하는 수 밖에 없다. 공격군의 정면에 성문이 노출되지 않아 공성기를 이용해 성문을 파괴할 수도 없고 병력들이 성문으로 진입하면서 양쪽에서 쏟아지는 총탄과 화살에 벌집이 되기 딱 좋다. 전형적인 일본성의 구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성문 쪽에서 바깥으로 바라본 장면. 이제까지 가본 서생포, 울산, 순천 왜성에 비해 사천 왜성은 전반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년에 비해 확 달라진 곳. 성의 중심부인 텐슈가쿠(천수각 : 天守閣). 2007년에 왔을 때는 천수각이란 설명은 전혀없이 저 충령탑에 대한 안내판만 있었는데 이제는 천수각터라며 친절히 안내판을 두었다. 뿐만 아니라 원형이 훼손되었던 충령탑으로 오르는 계단도 없어지고 주변을 싹 정비하면서 기단부를 복원해내었다. 천수각의 기단부만 봐도 이 곳 사천왜성의 천수각은 그렇게 크고 높진 않았을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2007년 7월 당시의 모습. 일제 시대에는 저 충령비가 있는 자리에 시마즈家의 후손들이 찾아와 무슨 비석을 만들어 세워뒀다는데 해방후 당연히 깨어지고 6.25 및 대간첩작전에서 전사한 공군장병들을 위한 충령탑이 서있다. 분명히 위치나 흘러내리긴 했어도 기단부를 보면 천수각 터가 분명한데 한마디의 언급도 없어서 이 주위를 한바퀴 돌며 유심히 살펴보던 기억이 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천수각에서 바라다 본 남해 바다. 대부분의 왜성은 이 처럼 보급이 용이하고 유사시 배로 탈출할 수 있도록 바다를 연하고 있으며 곳곳의 요지를 점하고 있어 조선 수군의 활동에 제약을 가할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천수각의 아래쪽. 바로 뒤편은 경사가 심하고 바다라 적이 접근하기 어렵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복원된 성벽의 모습. 참 어울리지 않는 세가지가 공존하고 있는 야릇한 광경이다. 일본이 쌓은 왜성의 성벽과 이들을 무찌른 이순신 장군의 사천해전승전비와 일제시대에 심었다는 사쿠라의 군락. 지금도 봄이 되면 수 많은 사람들이 벚꽃을 즐기러 찾는 곳이라니 역사란 참 재미있는 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선진리성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조명군총. 사천왜성을 공격하던 조명연합군의 전사자들이 묻혀있는 곳이다. 사천왜성에 있던 시마즈 요시히로의 군사들을 몰아내고자 조명연합군 3만명이 공격을 퍼부었으나 오히려 시마즈 군의 역습을 받고 처절하게 패했다고 한다. 화포를 발사하다 오발로 인해 화약이 폭발하면서 진중에 혼란이 생긴 틈을 타 성안에서 농성하던 시마즈군이 쏟아져나와 결정타를 가했다고 하는데 정유재란 막바지에 경상도 해안의 일본군을 향한 공격 중 제대로 성공한 것이 하나도 없으니 참 답답하기만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년 7월의 조명군총 모습

어쨌거나 이 조명군총 역시 2007년에는 막 정비사업이 시행중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왜란 후 수백년 동안 당병무덤(명,청나라가 들어섰어도 중국이라면 당나라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았던것 같다)등으로 불리며 방치되었던 것인데 비록 명군의 수가 더 많았다 하나 그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 중엔 명군 뿐 아니라 조선군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이 뒤늦은 정비 사업이 왜군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코와 귀까지 잘려나갔을 원혼들을 그나마 달래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선진리성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비교적 깔끔한 형태로 복원 유지되어 있어 다른 왜성들에 비해서는 접근성이 용이하여 답사하기는 무척 편한 성인것 같다. 그리고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사용한 최초의 전투를 벌였던 2차 출격의 해역이기도 하고 재유정란 때 조명연합군의 4로 병진책의 창끝이 향했던 격전지로서 의미가 있다. 바로 그 사천성 전투는 우리가 공격에 나서고도 큰 피해를 입은 전투라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시바 료타료의 유명한 역사소설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시마즈 요시히로의 얘기가 나올때면 늘상 사천전투에서 명군 5만명의 공격을 격퇴하고 반격에 나서 전멸시켰다는 묘사가 이어질 정도로 시마즈 요시히로를 떠올릴 때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도쿠가와 군의 정면을 돌파하여 탈출한 무용담과 더불어 꽤나 유명한 듯 하다. 어쨌거나 복원사업이 깔끔하게 마무리 되어 있는 것을 보아 앞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선진리성도 다른 곳 처럼 아예 이름을 사천 왜성으로 바꾸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그동안 방치되었던 왜성을 비롯한 일본이 한반도에 남긴 유적들은 새삼 부끄러운 역사도 역사의 일부라는 인식하에 재조명 받고 있는 듯하다.

2009. 01. 03


p.s. - 왜성을 답사할 때면 지극히 실전적인 축성기법과 규모가 놀랍기도 하지만 이런 성 하나 함락시키지 못하고 몸 성히 살려보낸 것에 정말 열받는다;; 적어도 울산성에서 가토 정도는 잡았어야 할 거 아니냐고 ㅆㅑㅇ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9. 01  Cafe MARU

역시 롤라이 35는 성능도 성능이지만 관상용으로도 훌륭해~

08.12.28

토요일 밤이라 마음놓고 스캔질 하다 2시가 넘어 잤더니 일어나니 11시;
브런치를 먹고난 후 빈둥거리다 날씨도 살짝 풀린듯 한데 라이딩나가기로 맘을 먹었다. 처음엔 그라스호퍼로 샤방샤방 동네 라이딩이나 하려했지만 갑작기 경주까지 가보자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자전거로는 초행길이라 이래저래 맘 편하게 MTB로 가기로 변경하고 안장 가방이랑 등등을 다시 마를린으로 옮겨달며 부산을 떨었다. 아무래도 도로로 나가면 차들이 미벨은 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작은 자전거로 왜 도로에 나왔느냐는 식으로 경적을 울리는 경우가 많지만 헬멧쓰고 MTB타고 가면 알아서 피해가 주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저것 챙기고 나서 집을 나서기 전 안전한 라이딩을 기원하며 화장실에서 한 컷;;  버프는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막아주는 용도 외에도 얼굴을 조금이나마 작게 보이게 해주는 효과가 탁월하다 -_-;;



사용자 삽입 이미지

12:43
  일단 늘 그렇듯~ 편의점에서 캔커피 한 잔 해주고 출발. 지도로 보아 대략 38-40키로 정도니 평속 20키로 내외로 달린다면 넉넉잡고 오후 3시면 경주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13:07  지곡을 벗어나 7번 도로로 달린다. 외팔교를 지나는 중 잠시 정차해서 한 컷. 외팔교는 교량이 낙후되면서 우회도로와 터널이 생겨 이제는 차들이 거의 달리지 않는 구간이 되었다. 사실 이 구간이 형산강이 보이는 더 운치있는 길이었는데. 어쨌든 차들이 거의 없어 라이딩하기는 좋은 코스가 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3:16   임고면 논길 지나던 중에 포항-대구간 통근열차가 지나간다. 2007년 말일자로 사라진 통일호 통근열차를 기록했던 작업이 벌써 1년이 지났다. 평소엔 임고면에서 안계댐으로 올라가 양동마을로 넘어갔지만 오늘은 강동쪽으로 들어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3:29  양동마을 진입로를 지나치며 다리위에서 한 컷. 요며칠은 그나마 좀 추웠는지 얼음이 조금은 얼어있는 형산강. 북극의 눈물 다큐 방영 후 겨울임에도 춥지 않은 것이 그리 고맙지만은 않다. 오늘도 무지 따뜻한 편이라 12월말인데도 라이딩을 나오면서 내의도 없이 한 겹밖에 입지 않았음에도 춥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3:37  안강에 도착 후 경주, 현곡 방면 68번 도로에 진입한 직후. 길이 언제 새로 뚫렸는지 중앙분리대까지 있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쭉쭉빵빵 뻗어있었다. 68번 도로는 안강을 통과하는 2차선의 호젓한 국도일 거로 예상하고 코스를 잡은 나로선 다소 당황한 상태였다. 이런 도로는 대개 우회도로 개념으로 만들어 산을 깎은 구간이 많아 업힐과 다운힐의 반복이 심할거란 걱정이 들지만..일단 안강 근처에서 1차 휴식을 예정했기에 물 한모금 마시며 잠시 휴식. 



사용자 삽입 이미지

14:12   26키로 정도 달리고 나니 왼쪽 종아리에 살짝 쥐가 나려는 기미가 보여 다시 휴식~ 역시 오랜만의 라이딩이라 그런지 종아리가 반응을 한다. ;;  그나저나 자전거를 세워두고 보니 역시 빨간색으로 사길 잘했단 생각에 뿌듯뿌듯. 08년 게리피셔 마를린은 일단 겉보기에는 빅서 프레임과 같은 모양이라 빅서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펙은 차이가 많이 난다는.. -_-;  산을 탈 생각이 없고 여건도 안되는지라 더이상의 스펙은 욕심일 듯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쉬는 김에 정면 샷도.. 나름 만족스러운 스페셜라이즈드 장갑이 걸쳐져있고 이마트에서 샀던 듣보잡 전조등, 캣츠아이 엔듀로8 속도계, 라이트, 딸랑이 등이 달려있는 핸들바.



사용자 삽입 이미지

5분 정도 휴식 후 다시 출발~!  이미 예상 주행거리의 반도 넘게 온 상태인데 이제서야 샥을 잠궈야겠단 생각이 든다. 어차피 도로 주행이라 락아웃을 하는 편이 힘손실을 줄이고 보다 빠른 주행이 가능하다. 예전엔 락아웃 기능만 있으면 엄청 좋은 샥인줄 알았는데 역시 그럴 때가 행복한거다;  딱딱하기로 유명하다는 락샥 다트2이지만 에어샥을 타본 경험이 없어서 이만하면 충분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4:41  드디어 경주 형산강변 자전거도로 도착!!  중간에 현곡 직전에 맞이한 나름 빡쎈 업힐과 금장교 앞을 지나는 순간들은 자전거를 세우기 싫어서 사진이 없지만 막판 체력 저하에 한몫한 구간이었다. 어쨌거나 무사히 경주까지 도착했다는 사실. 뭐 그다지 먼 거리도 아니었지만 워낙에 오랜만에 하는 라이딩이라 갑자기 쥐가 나거나 체력이 급고갈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별 탈없이 무사히 완주하니 뿌듯하다. 가끔씩은 오늘처럼 중거리 라이딩을 통해 장차 장거리 투어링이 가능하도록 트레이닝을 좀 해둘 필요가 있겠다~ 
 
주행거리 : 37.3Km
          주행시간 : 1시간 53분 59초
   평균속도 : 19.6Km/h
   최고속도 : 39.5Km/h





자우림 전국투어 콘서트 "MIDNIGHT EXPRESS"
2008.12.20 19:00 EXCO 컨벤션홀 5F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등학교 때부터 대학가면 보러 가려던 자우림 콘서트를 7집까지 나온 이제야 다녀왔다.
멤버들의 말대로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처지가 된 팬들을 보니 거의 30대;;  하긴 1집이 나왔던 97년이 내가 고1이었으니 그럴만도..감회가 새롭다. 사실 자우림의 라이브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교 3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되는 '윤도현의 러브레터' 녹화할 때였다. 그때도 놀랐었지만 역시나 김윤아의 가창력은 쵝오; 더군다나 결혼하고 애기까지 낳고도 더 이뻐지니 ㄷㄷ

혹시나 해서 가져간 D60은 그런대로 괜찮은 결과물을 만들어줬다. 애초에 AF180mm2.8ED를 들고 갔음 좋았을 뻔 했다만 프레스석이 아닌 관람석에서 이정도면 양호하지 뭐.
짜증나는 토요일 숙직을 마치고 일요일 아침에 귀가했다;; 망할 토요일 숙직. 황금같은 주말이 반이상 지나갔다;
토요일에 우울했던 날씨는 일요일 아침부터 조금씩 개이고 있었지만 바람이 꽤나 불었다. 라이딩을 나갈까 말까 참 망설여지는 날씨. 추운건 그렇다치고 바람 부는날 라이딩은 너무 힘들다. 맞바람을 뚫고 달릴 엔진이 되면 좋겠지만 일단 바람만 맞기 시작하면 속도계의 속도는 쭉쭉 내려가기 시작하고 라이딩 의욕도 점점 떨어진다. 나갈지 말지 간만에 타이어에 바람이나 넣으며 고민해보기로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게리피셔 마를린에 먼저 바람을 넣어준다. 비싸더라도 역시 공기압 체크가 되는 터보몰프로 사길 잘했다. 공기압은 적정 최저압을 한참 내려가 20psi정도였다. 밸브가 그냥 쑥쑥 들어갈 정도;;; 이 공기압으로 며칠전에도 탔는데 펑크 안난게 다행인 듯. 왠지 잘 안나가더라.-_-;  휴대용펌프 중엔 꽤 괜찮은 토픽 터보몰프지만 역시 스탠드 펌프가 절실하다. 한계치인 65psi에 조금 못미친 60psi까지 넣었다. 한계치 근처에 가면 아무래도 손목이 아파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엔 그라스호퍼. 뭐 마를린 도입이후 거의 타질 않으니 얘는 바람을 넣을까말까 고민하다 땀흘린 김에 넣어주기로 한다. 그래도 컨셉이 약간은 스프린터형 미니벨로인데 타이어는 참 안습. 65psi가 최대공기압인 녀석인데다 20 x 1.5로 폭도 넓은 편이라 조금 불만이다. 더군다나 던롭 밸브라 가만 있어도 바람이 줄줄 빠지는 안습의 튜브. 그리고 저 펌프는 이마트에서 산 낫소의 듣보잡 펌프. 그냥 농구공 바람 넣을 때 쓰라고 만든것 같은데 자전거용 밸브도 두 종류가가 들었다. 안타깝게도 터보몰프에 던롭 밸브는 아예 맞지도 않아 그라스호퍼엔 계속 저 허접 펌프로 바람을 넣고 있다. 공기압 체크 게이지는 당연히 없다. 대충 만져보고 딱딱해졌다 싶음 그만 넣는다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람을 넣고 찍어본 그라스호퍼. 그래도 프레임 디자인은 이쁘네. 빨래 건조대와 모니터 등등 잡다리한 것들이 좀 눈에 거슬린다만 따스한 빛이 들어와줘서 그런지 오늘따라 이뻐보인다. 살짝 춥고 바람도 좀 불지만 간만에 얘를 타고 나가고 싶어졌다. 타이어에 바람도 넣었으니 좀 쌩쌩달려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결국 오늘은 게리피셔 마를린은 쉬고 그라스호퍼 당첨.

코스는 늘 하던대로 집에서 출발해서 스틸하우스 단지로 갔다가 밑으로 죽 내려가 효자시장에서 턴해서 돌아오는 코스. 가방에는 Kodak Tri-X가 장착된 Rollei35SE 챙겨넣고 시장에서 점심을 먹어야할 예정이라 잘 안챙기는 자물쇠도 챙기고. 뭐 어차피 절단기 한방이면 가는거지만 견물생심이라고 그나마도 안묶여진 자전거는 전문꾼이 아니라도 갖고 튈수가 있으니 최소한의 예방책이다. 라이딩 중간중간 멈춰서 배낭을 열고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는데 이거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허리에 차는 색을 하나 사던지 해야지. 라이딩 중간중간 찍은 사진들은 현상하는대로 한번 보기로 하고..

20여키로를 달린 후 집으로 들어가려다 마침 빛이 좋아져서 오늘은 그라스호퍼 구석구석 사진 한번 제대로 찍어주자싶은 생각이 들어 다시 카메라만 들고 나왔다. 사실 지난번에 형산강에서 똑딱이 캐논 A700으로 찍은 사진은 좀 아니었다. 어쨌거나 D60이 생기니 편하긴 편한 듯. 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네를 한 바퀴 휘휘 돌다 그런대로 배경나오는 쪽에서 증명 사진 한 컷. 빛도 적당히 입체감있게 들어와주고 이쁘게 나왔다. 망원에서 최대개방 5.6의 안습 번들렌즈 말고 AF85mm1.8 가져가길 그랬다; 저렴한 미니벨로지만 프레임 디자인이 괜찮고 이래저래 가격대비 성능비는 좋다는 모델이다. 비슷한 스펙의 외국브랜드 미벨은 30만원이 다 넘어가는 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엔 광각으로 한 컷. 노출보정을 좀 해주었더니 화사하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살짝 틀어서~ 요 각도 나름 괜찮은 듯 하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엔 뒷태~ 나도 예전엔 미벨이라면 조그마한 자전거라고 생각하고 은근 무시했지만 바퀴가 작을 뿐이지 차체도 작은건 아니다. 뒤에서 찍으니 싯포스트가 엄청나게 올라가보인다.. 좀 없어보이는 스프링 안장이 적나라하구나   -_-; 이제부터 세부샷을 보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래 프레임에 써있던 좀 없이보이는 LESPO를 가려버리고자 흰색 접착시트지에 접착 아스테지로 코팅한 후 회사에서 가져온 'SOLITE'투명스티커로 작업. 뭐 애사심의 발현이라고까지 하긴 어렵지만 2%의 홍보효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라스호퍼에 원래 그려져있는 흰색과 빨간색의 스트라이프와도 매칭이 잘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싯튜브에 그려져있는 메뚜기 그림. 그라스호퍼가 메뚜기니까 뭐..  프레임 칼라인 네이비블루와 어울리는 저 타겟 마크는 영국 공군 국적 식별 마크와도 같은 형태. 이상하게 저건 참 맘에 든다. 벤 셔먼의 옷이나 악세사리들 중 저 마크를 좀만 자연스럽게 활용한 제품이 있음 바로 질렀을 수도 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면에 보이는 삼천리 자전거 마크. 디자인 자체보단 저 딱지를 좀 고급스럽게 만들 수 없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브레이크 부분. TEKTRO제 브레이크 암과 패드. 제동력에는 불만이 없다. 구입 후 처음엔 너무 잘듣는 앞브레이크 때문에 뒷바퀴가 휙 들리는 묘기아닌 묘기도 몇 차례 했었을 정도; 저가형의 한계이겠지만 레버의 감이나 브레이크 암의 좌우 정렬이 조정을 해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포크는 알루미늄인지 철인지 모르겠다. 철이라해도 알루미늄으로 바꿀 생각은 없다. 그냥 타는거지 뭐.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도 QR레버가 있어 앞바퀴 탈부착은 별도의 공구없이 손쉽게 가능하다. 처음엔 브레이크 암 푸는거 몰라서 패드 사이로 타이어를 이래저래 비틀면서 참 힘들게 뺐었는데;; 사람은 역시 공부를 해야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악명 높은 번들 안장. 얼핏 고풍스럽고 이뻐보이지만 무쟈게 딱딱한 저 안장에 적응 못하는 라이더들이 대부분. 비토나 메리다도 그렇고 저가 미니벨로에 많이 쓰이는 형태라 그라스호퍼만의 문제도 아니다. 딱딱함은 물론이고 충격흡수가 가능할 것 처럼 보이기만 하는 스프링까지 달려 있어 무게도 많이 나간다. 구동 성능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승차감과 뽀대를 위해 교체해야할 부분 중 하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장과 쌍을 이루는 인조가죽 핸들그립. 안장과 함께라면 그런대로 색상이 어울리지만 안장이 바뀐다면 이 녀석도 살아남진 못할 듯. 인조가죽이라 문제라기 보단 쿠션감이 없어 손바닥이 저려오고 너무 미끄럽다. 안그래도 샥이 없는 미벨이라 충격에 민감한데 덜컹하다가 그립을 놓칠것 만 같다. 구입당시 샵에서 대충 갖다 끼워준 저 땡강이 벨은 허접하긴 해도 소리하나는 명쾌하다. 뭐 저런거야 나중에 푼돈들여 바꿔주면 되는거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속도계와 기어변속레버. 캣아이의 스트라다 케이던스로 분당 회전수까지 체크할 수 있는 속도계다. 처음엔 꼭 필요하리라 생각했는데 어차피 야간엔 수치가 보이지도 않고 미벨 프레임의 특성상 케이던스 센서 설치가 어려워서 인식이 잘안된다. 결국 케이던스 때문에 산 모델인데 케이던스를 빼고 사용중이라는;; 차라리 마를린에 달려있는 엔듀로 8과 바꿔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기어변속레버는 좀 싼티나긴 하지만 그래도 고단으로 변속시는 원터치 버튼만 누르면 톡톡 잘 올라간다. 저단으로 내릴 때는 좀 별로지만 지금은 감을 익혀 실용적으로 크게 문제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시마노의 뒷드레일러. 뭐 등급은 거의 최하급인 듯. 욕심을 비우는게 중요하다; 문제는 저 7단 스프라켓. 14-28T 7단 프리휠인데 최고단의 이빨 수가 14개라 앞크랭크가 52T인데도 내리막길에선 페달질을 못한다. 결국 다운힐에서 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헛 페달질이 되어 버리니 짜증이 난다는 것. 힘이 딸려도 안습이지만 힘이 남아도는데도 더 밟을 수 없단 점도 답답하다. 그래서14-28T 7단 프리휠은 그라스호퍼의 가장 큰 불만사항 중 하나다. 문제는 11-28T 프리휠은 시마노에서도 단종이 되었는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인데 11-28T 프리휠을 못구하면 휠셋 전체를 교체해야 다른 스프라켓으로 교체가 가능하고 그 비용도 만만찮을 거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랭크는 52T짜리 한 장이다. 스프라켓이 안따라줘서 그렇지 52T면 고속주행하기에 좋다. 체인가드가 있어 둔해보이긴 하지만 덕분에 그라스호퍼를 탈때는 발목 밴드를 하지 않아도 옷이 끼이지 않는다. 페달링 때 요새 딱딱 거리는 소리가 심한데 페달이 문제인지 BB 쪽은 문제인지 모르겠다. 잊고 살다가 나중에 뭔가 업글할 일이 있을 때 미련없이 갈아버리기로 하고 그냥 타는 중.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게 때문에 당장 떼버리면 좋겠지만 있으니 사실 편한 킥 스탠드. 마를린을 타고 가다 세우려면 어딘가 기댈 곳을 찾지만 킥 스탠드 덕분에 그라스호퍼는 아무데다 세워두고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다. 다만 보기에도 꽤나 무거워 보여서 휠셋 업그레이드를 하는 그 언젠가의 날이 올 때 같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업글 1순위 부위! 타이어와 튜브. 이런 65psi가 최고인 저기압의 타이어와 바람 줄줄 새는 던롭 밸브는 예산 심의만 통과하면 바로 교체될 품목이다. 업글대비 성능개선 효과가 가장 확실하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투자비로 가능한 부분이다.

어쨌든 한동안 MTB인 마를린만 타다 오랜만에 그라스호퍼를 타보니 왠지 기분이 상쾌하다. MTB의 깍두기 타이어의 육중한 승차감에 익숙해질만한 무렵 날렵한 미벨을 타니 역시 안팔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무식하게 달리기보다 정말 마실간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라이딩하기 미벨만한 것도 없는 듯. 오늘 이후 그라스호퍼를 타는 날도 점점 많아질 것 같다.

늘 업글해야지 업글해야지 하면서도 아직도 순정 상태 그대로인 그라스호퍼. 워낙 가격이 저렴한 자전거라 업글에도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뭐 조금만 했다하면 자전거 가격을 쉽게 넘어서기에 이 녀석에 업글을 하느니 아예 부품 구성이 더 좋은 모델로 갈아타는게 합리적이겠지만 새로운 자전거가 집에 들어왔을때의 구박과 쉽게 팔리지도 않게 이미 솔라이트 스티커까지 붙여버렸고;; 무엇보다 나름대로 첫 자전거인 이 넘에게 든 정을 생각했을 때 조금씩 업글해서 꽤 괜찮은 미니벨로로 변신시키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문제는 업글 플래너인 상욱이 녀석이 한번 내려와야 되는데.. 바이키에 취직했으니 부품 조달에는 유리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12.06 서울

누군가의 글에 나오던데..

"서울역을 나서자 공룡같은 대우그룹 사옥이 내 눈앞을 가로막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08.12.04 서울

대학교 4년동안 내가 살던 하숙집.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이문2동 331-16호

지금이라도 저 문으로 들어가 계단으로 올라가 좁은 옆 복도를 따라 어둠컴컴한 하숙집 안으로 들어가야할 것만 같다. 내가 참 무뎌서인지 바퀴벌레가 냉장고 안에서도 출몰하고 2층임에도 햇볕이 거의 들지 않던 우울한 그 하숙집에서 별 다른 문제없이 4년을 살았다. 여기저기 어질러놓은 잡다한 물건들과 거의 365일 펴져있던 요와 이불, 컴퓨터 한대에 미니컴포넌트 하나 외에 티비도 없던 방이 뭐 그리 자랑이라고 친구들을 그리도 자주 데려와서 같이 라면 끓여 먹고 놀고 술도 한 잔 하고 잠도 자고 했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참..

어쨌거나 집을 제외하곤 가장 오랜기간 나의 거처가 되었던 저 곳. 참 많은 감정과 기억이 떠오르는 곳이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부모님의 통제를 벗어나 처음으로 '맘대로 살수 있는 곳'이 되었던 곳. 누워서 천정을 바라보다 사방의 벽과 천정이 나를 향해 조여오는 착시현상을 느꼈을 만큼 외로웠던 곳. 졸업 후 가끔씩 학교 근처에 올 때 마다 이 곳을 들르면 가슴이 짠해져서 가보지 않으려해도 꼭 발 길이 가게 되는 곳. 들어가봐야 그 때 그 하숙집 아줌마도 없지만 말이다.

내가 졸업을 한두달 남겨뒀을 무렵 아줌마(사실 나이는 할머니였다)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한다고 했었고 나도 별 수 없이 방을 빼야했다. 짐을 싸서 집으로 보내고 계절학기를 포함한 4학년의 막판 한달 가량을 이 집 저 집 전전하며 보냈었다. 처음 밖으로 나와 마땅히 갈 곳이 떠오르지 않아 임시 기거할 곳으로 선택한 동아리 방 쇼파에 누웠을 때의 묘한 감정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때 이사가신 이후 아줌마와는 연락해본 적이 없었고 뭐 굳이 연락해 볼 생각도 없었지만 이렇게 하숙집 앞에 서보니 아줌마 특유의 쨍쨍거리는 전라도 사투리가 떠오른다. 전라도 사람이라는 일반적 상식에 어긋나는 형편없는 음식 솜씨가 나를 실망시켰고 하루에 두 끼를 모두 라면으로 떼우기도 했었는데 그걸 본 아줌마는 '넌 밥보다 라면을 좋아한다잉~'그러며 아예 반찬은 안하고 밥만 해두고 라면만 쌓아두더라는; 어쨌든 요란했던 나의 하숙생활에 주인으로서 일체의 태클을 걸지 않아줬던 나름 고맙고 생각나는 분이긴 하다. 약간 덜 떨어졌던 나이 든 아들하고 어디선가 잘 살고 계시길 바래본다.

내가 느꼈던 타지 생활의 모든 감정들을 이젠 현재가 느끼며 버텨야하겠지. 출장차 상경하여 현재가 퇴근하길 기다리며 돌아다닌 이문동은 참 많은 것들을 생각나게 해준다. 


08.11.26  집

날씨가 추워지면서 라이딩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방 한켠을 차지하며 좀 처럼 달리지 못하고 있는 愛馬, 게리피셔 마를린..
누적거리 500km 돌파 후 겨울을 맞이하는 덕분에 1,000km 돌파의 그 날은 요원하고나. 기본적으로 한강처럼 고속주행을 지속할 수 있는 코스가 제한되는지라 퇴근 후 하루 라이딩 거리가 20km내외라 더욱 더딜 수 밖에 없다. 대신 업힐이 많아서 엔진 업글은 확실히 되어 가는 듯. ㅎㅎ 어쨌거나 겨울은 라이딩하기 참 안습의 계절. 굳이 봄이 기다려지기는 참 오랜만이다.

그나저나 자전거도 관상용으로 카메라 못지않게 훌륭한 소재인 듯 하다. 요근래 블로그엔 온통 자전거 사진 뿐이네..;

'08 GaryFisher Marlin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골샵이라 입금도 하기전 물건부터 도착!  08.11.19

중학교 이후 지금까지 약 13년간 사진 생활 중 니콘은 9년간 나의 주력 라인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꽤 많은 니콘 카메라들을 갖고 써봤지만 정작 디지털 시대에서 니콘의 DSLR을 써본 것은 작년 이 맘 때쯤 질렀다 금방 팔려나간 D70S가 유일했다. 호기심에 한번 구입했지만 짜증나게하는 제 멋대로의 화이트밸런스가 가장 큰 방출 이유였다. (절대 나는 화밸에 극도로 민감한 유저가 아니다) 그 후 역시 디지털은 재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DSLR쪽은 관심끄고 고급 똑딱이인 파나소닉 LX3나 한번 질러볼까하는 생각을 하던 중 그나마 모아둔 총알은 자전거 사는데 수십을 소모하여 자연스레 다시 디지털은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그러던 중 모처럼 잘나가는 회사 분위기를 타 이때다 싶어 업무용 카메라를 사달라고 팀장을 졸라 의외로 간단히 허락을 득했으니 바로 니콘의 D60. 사실 내가 가지고 있는 MF렌즈들은 물론 AF렌즈들과도 완벽한 호환이 되지 않는 이 저가형 보급기가 눈에 찼을리는 없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예산한도와 더 비싼 모델을 꼭 사야만 하는 이유를 사진에 문외한은 결재권자에게 설득시키기란 쉽지 않았다. 괜히 욕심부리다 사리사욕을 위해 회사예산을 남용한단 비난을 피하고자 적정수준에서 타협한 것. 리뷰나 샘플이미지를 봐도 기계적 성능엔 한계가 있어도 이미지 품질면에선 나름 최신 기종이니만치 꽤 만족스러워보였다. 업무용으로는 당연히 충분하고 간간히 내가 쓰더라도 그런대로 괜찮은 이미지를 만들기에 부족하지는 않을것으로 판단되었고 어쨌거나 내가 보유하고 있는 니콘 렌즈를 사용할 수 있어야하니 타 메이커는 고려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D60말고는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아직 몇 컷 찍지도 못했지만 일단 노이즈 수준도 양호해보이고 D70S 시절과 비교했을 때 화벨은 놀라울 정도로 잘 맞는다. 흰 벽지가 있어도 노출보정을 하지 않았음에도 언더로 떨어지지 않는 꽤 괜찮은 3D-분할측광도 맘편히 쓰기 부족함이 없고 캐논의 보급기에는 빼놓기 십상인 스팟측광도 있다. (사실 스팟측광은 몇년전부턴가 거의 안쓰고 있긴하다) 그리고 딸려온 허접 번들 렌즈는 그나마 번들치곤 이쁜 편이고 VR기능이 있어 저속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어든다. 확대해보니 색수차가 좀 보이지만 ED렌즈가 안들어갔다고 꼭 그런것만은 아니니 욕심을 버리자~ L렌즈에서도 색수차가 심하게 보이던데 플라스틱 마운트의 허접 번들에게 많은 것을 바래선 안될 일이다.

어쨌든 뜬금없이 DSLR이 하나 생겼다. 사는 김에 좀 더 상위 기종을 얻었어야 뿌듯했겠지만 완전 초짜들도 편하게 해주려는 여러 편의장치와 인터페이스가 나름 귀엽고 편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부담없이 즐기기에 딱 좋은 DSLR이 아닌가 싶다. 일단 여러 설정으로 테스트를 해보며 특성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겠다. 주말에 간만에 카메라를 들고 나설 이유가 생겼다.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