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 포항 송도


Contax T3 / Agfa APX400 & APX100 / IVED





2004.01. 포항 송도해수욕장


Contax T3 / Kodak TMY


모래사장에 불을 피워 고구마를 구워먹던 이 녀석들도 어느새 이십대 중반의 청년이 되었을 듯하다.


2016.07.09.


마지막으로 넣어준 Kodak TMY에 찍혀있던 거울샷.

2002년 쯤인가 발매 초기에 신품으로 깠던 T3는 원래 비싼 똑딱이긴 했지만 얼마전까지도 60만원 정도의 중고가를 형성 중인 카메라였는데 이효리, 지드래곤 등이 쓴다고 알려지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지며 최근 중고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작은 크기에 이만한 화질의 카메라가 없지만 어차피 다른 카메라들도 많아 그렇게 자주는 못쓰는 편이니..이제 보내 줄 때가 된 듯하여 시집을 보냈다. 아쉽긴 많이 아쉽네. ㅠㅠ 


2016.07.09. 경주


















2016.07.10. 옥산서원


















2016.06.19. 대구





























2016.05.06 포항


동생과 조카. 스벅을 너무 좋아하는 父子

































































2016.05.06 포항


간만에 Contax T3에 칼라필름을 넣고 찍어봤다. 자주 쓰지는 않기에 팔아버릴까 하다가도 결과물을 보고 나면 역시 그냥 두자는 결론으로 항상 이어지는 T3. 







필름이 대세이던 시절에는 이른바 럭셔리 똑딱이라 불리는 기종들을 각 사에서 한두개씩 내놓았었다.


대부분의 공통점은 광각 계열의 밝은 단렌즈를 탑재하고 조리개우선 등의 자동노출 시스템을 갖추고 렌즈의 성능이 렌즈교환식 카메라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우수하다는 점이었는데 이 같은 장점은 애호가들의 전천후 에버레디 카메라로서 혹은 출사시 서브 카메라로서 안성맞춤이었기에 신품가 기준 70~100만원에 가까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기를 누렸었다.



손꼽히는 카메라들이 Contax T3, Leica Minilux, Minolta TC-1, Ricoh GR-1 등이었는데 내 선택은 T3였다. 




2002년 겨울 쯤 당시 기준으로 70만원 정도나 하던 T3를 회현지하상가에서 신품으로 구입했었다. 칼자이즈 35mm 2.8 Sonnar 렌즈를 탑재한 담배갑만한 사이즈. 이거 하나면 언제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시만해도 자가인화를 하던 시절이라 확대기에 T3로 찍은 필름을 걸었을 때의 느낌이 생생하다. 이 작은 렌즈에서 찍혀진 결과물이라 믿을 수 어려울만큼 날카로운 선예도와 강한 콘트라스트. 옆에서 지켜보던 동기가 뱉은 말이 기억이 난다.


'아 내 카메라도 팔아버리고 이거 하나 달랑 들고 다닐까?'




당시 혜화동에는 암실이라는 까페가 있었다. 말그대로 까페에 암실이 있는 특이한 곳이었는데 여기서 돈을 내고 인화를 할 수도 있었는데 나야 학교에서 암실을 이용했기 때문에 그 곳에서 작업하진 않았지만 독특한 분위기가 좋고 그 곳에서 즐겨 인화하던 친구를 따라 가서 도와주기도 하며 여러차례 갔었다. 어느날 저녁인가도 암실에 들렀는데 친구의 지인이 암실에서 인화된 사진을 들고 나오며 희희낙락하는 걸 마주쳤었다. 


'야 이것봐. 죽이지 않냐? 이거 뭐로 찍었게?'


'형 라이카 쓰잖아요? 주미크론으로 찍은거 아녜요?'


'아니지롱~ 짠! 이것봐. 예쁘지? 이걸로 찍은거야. 콘탁스 T3! 야 이거 죽이네 진짜.'


나와는 직접 알던 사람은 아니라 별 말 않고 있었지만 당시엔 참 '방정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그 양반이 그렇게 호들갑 떨 정도로 T3의 결과물은 상당히 훌륭하기는 했다.





군입대 후 T3는 당분간 놀게 되었다. T3를 대체한 카메라는 올림푸스 뮤2였다. 귀하신 몸 T3는 탄창 주머니에 넣고 돌아다닐 수는 없어서 대안으로 마련한 것이었는데 같은 35미리 화각에 개방값도 2.8로 동일했다. 조리개우선을 지원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똑딱이는 대부분 P모드로 찍는지라 별 상관이 없었고 렌즈의 선예도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라 군에서 잘 사용했었다. 내구성이 다소 떨어져서인지 말그대로 전투형으로 사용해서인지 전역하기 전 마지막 혹한기 무렵엔 이미 초점이 엉뚱한데 맞으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




전역 후 회사원이 되면서 다시금 T3는 늘 가방속에 들어서 거의 대부분을 시간을 함께 하게 되었다. 2004년경 요도바시 카메라에서 구입한 속사케이스에 싸여서 서류 가방 한구석에 한두롤을 필름과 함께 늘 들어있던 T3는 그야말로 나의 에버레디 카메라. 회식 자리에서나 아님 잠깐의 외근에서나 필요하면 언제나 톡톡톡 누를 수 있었던 소중한 존재였다.




그러나 2010년경부터는 나도 디지털이 주력이 되면서 거의 5년간 T3를 놓고 살았는데, 그동안 이효리 효과로 중고가가 치솟는 기이한 경험을 겪었다. 대부분의 필름 카메라들이 X값이 된 와중에 T3는 지금 팔아도 살 때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단 사실에 이거 그냥 팔아버릴까 하는 생각을 한두번 한 것이 아니었지만 결론적으로 지금까지도 잘 살아 남아있다. 




그리고 2015년..   5년만에 다시 필름 사진을 시작하며 새로 주문한 필름이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필름을 넣어준 카메라는 T3였다.




T3의 기계적 성능이야 별달리 언급할 것이 없고 장단점도 명확히 알려져있지만 그래도 리뷰니 몇 가지만 언급해보자면.




▶ 장점


작은 크기, 우수한 렌즈... (뭐가 더 필요한가)



▶ 단점


1. 고질적인 베리어 고장 : 자동 카메라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렌즈 베리어 부분이 아무래도 충격을 받으면 쉽게 고장날 수 있는데 고장 정도에 따라 국내 가능 혹은 일본 ㄱㄱㅆ이라고 한다. 그런데 외부의 강한 충격에 의한 것이 아닌 자연스런 고장은 대부분 내부 접점의 접촉불량이나 이동 범위 오류에 따른 것으로 부품 교체 등을 요하지 않고 수리가 가능한 것으로 수리점에서 수리 불가 판명 받은 T3를 '병동사'님이 직접 수리하여 공개한 적이 있다. 따라서 수리점 말만 무조건 믿고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2. 필름 로딩 에러 : 필름을 넣었을 때 자동으로 로딩이 되지 않고 헛도는 현상이 간혹 있다. 필름 스풀의 돌기가 다소 낮고 뭉툭해서 제대로 못거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자가로 수리했다. 돌기 부분을 칼로 좀 깎아서 좀 더 두드러지게 해줬는데 그 후 전혀 문제가 없다.



3. 감도 수동 설정 불가 : 이 정도 가격대면 감도 수동 설정 정도는 가능해야 좋을는데 DX코드만 인식된다. 뭐 전원켤 때 마다 플래쉬 설정 만져줘야하는 미니룩스에 비하면 이정도는 참아줄 수 있다. 




Contax T3는 최초 발매된지 이제 15년이나 지난 기종이 되었다. (벌써? ㄷㄷ) 필름 시대가 저물면서 더이상 이런 카메라는 나올리가 없기에 어쩌면 T3의 인기는 여전히 높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필름을 사용한다면 이런 고급 똑딱이에 매력을 한번쯤은 누구나 느낄 수 밖에 없는데 라이카의 손맛도 좋고 니콘의 단단함도 좋지만 이렇게 가볍고 작은 카메라를 주머니에 쏙 넣고 다니다 쓱 꺼내서 톡톡 찍어대는 스냅의 묘미도 만만치 않은 즐거움이니까 말이다. 









2007.01 서울 / 400TX / 미니룩스를 사용하던 친구







2007.12 포항 / APX400 / 지금은 사라진 송도해수욕장 방파제의 횟집들







2008.04 포항 / APX400 / 송도해수욕장








2008.04 대구 / APX400 / 삼성라이온즈 개막전. 경기가 잘 안풀렸던 걸로..







2008.05 후쿠오카 / RDP III






2008.05 후쿠오카 / RDP III

 






2008.07 부산 / TMX / 영도다리 밑








2008.08 군산 / Centuria 100 / 지금은 사라진 육교







2008.08 군산 / Centuria 100 / 군산역 도깨비 시장 가던 길








2008.08 군산 / Centuria 100 / 군산역 도깨비 시장








2008.08 포항 / Centuria 100 / 구룡포 해녀들의 잠수복





2008.10 대구 / 400TX / 민뿡형 유부초밥 되던 날








2009.01 서울 / 400TX / 후임 귀 꼬집기






2009.02 부산 / 400TX / 거가대교 건설 중일 때. 아직은 '섬'이던 가덕도








2010.12 경주 / TMX / 경주 남산 등산 중







2015.07 경주 / Color Plus 200 / 건천 5일장






2015.07 포항 / TMX / 포클 포항지부







2015.09 경주 / Delta 100 / 자화상







2015.09 경주 / Delta 100 / 매복 포인트에서






2015.09 경주 / Delta 100 / 매복 포인트에서






2015.09 경주 / Delta 100 / 매복 포인트에서






2015.10 제주도 / C200 / 동생과 스벅질






2015.12 대구 / APX100 / 평광동 광복 소나무







2015.12 대구 / APX100 / 시골집에서






2007.12 포항 / APX100 / 김치~~~! 하고 달려오던 아이들.




끝.

















2015.10.17 제주도


아침 일찍 기어나와 라떼 한잔하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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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01  서울 세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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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부산투어를 향하며 조금은 색다르게 가덕도를 가보기로 했다. 곧 연육교가 완성되면 더이상 섬이 아닌 섬이 되는 곳이기에 다리가 완공되기 전에 섬으로서의 가덕도를 보고 필름에 담고 싶었다. 위 사진의 선착장에서는 배에 차를 못 싣고 간댄다. 섬도 크지 않고 도로 사정도 좋지 않아 섬주민들의 차량 외에는 출입이 허가되지 않고 어차피 이 곳 선착장에서 탈 수 있는 배는 사람밖에 못 탄다. 한적한 여행을 기대하던 중이라 차는 없어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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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의 낡은 쇼파와 부부. 그리고 그 들의 뒤 쪽에 지금 한창 공사중인 부산과 가덕도를 연결하는 연육교가 보인다. 이제 곧 가덕도는 섬이 아니라 육지가 된다. 섬사람들은 이제 부산으로 나오기 편해졌고 땅값은 오르고 있다. 전역 후 대학원 과정을 밟고 있는 가덕도가 고향인 학군단 동기 녀석에게 전화를 했더니 한다는 소리가 '니도 땅보러 가나?' 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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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시간이 다가오고 배 안에는 몇몇의 관광객을 제외하곤 모두 주민들 같다. 뭍의 사람들은 배를 탄다는 재미도 느끼겠지만 그냥 시골마을의 버스와 다를게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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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안되는 뱃길을 왕복하는 운전기사도 아니고 뱃사공(?)도 어색하고.. 어쨌든 할아버지. 이 좁은 바다를 오가며 평생을 살아오셨겠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저 다리가 완공되어 차들이 달려들어가게 되면 그 때도 이 배를 탈 수 있을까. 배에서 내리며 살짝 여쭤볼까도 싶었는데 왁자지껄한 배 안 분위기에서 그런 심각한 질문은 너무나 뜬금없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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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14 가덕도


흑백사진은 여기까지가 끝이다. 섬에 도착하고 나서 공사로 인해 난장판이 되어 있는 섬의 모습과 질퍽질퍽한 도로, 섬을 돌아다니는 셔틀버스 외에 가용한 이동수단은 거의 없었고 의욕적으로 섬에 상륙했을 때와는 달리 도저히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면서 찾아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보고 싶은 것들은 다리나 완공되면 편하게 다녀와야겠다. 혼자서 여유로운 일정이라면 모르겠으나 공사 중으로 어수선한 작은 섬에서 반나절 이상을 소모하고 싶진 않았다. 별 맛없던 회 한접시 먹고 바로 덜컹거리는 버스 타고 선착장으로 돌아와 배타고 부산으로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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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08  군산






2008. 08  군산

군산화물역 앞에 서는 새벽 도깨비 시장 촬영을 위해 이동하던 중..

군산은 옛 흔적이 많이 남은 곳이라 작업해볼 소재가 많다.


2008. 08  구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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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07  부산

영도대교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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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05  후쿠오카 캐널시티

그다지 흥미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간 김에 한번 들리기라도 하자며 잠깐 스쳐지나간 후쿠오카 캐널시티.
써커스 중인 곡예단인데 일본인들도 그리 흥미로운 눈길로 쳐다보진 않는 듯 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곡예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신기하고 자극적인 것들이 지천에 널려있으니 뭐.

노출이 나올거 같지 않아 거의 쓴 적 없는 T3의 내장플래쉬를 강제 발광시켜봤는데 나름 적절한 사용이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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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04  포항

바닷가에 차 세워두고 캔커피사러 제일 먼저 들르는 슈퍼 앞
흐린 날엔 퇴락한 송도해수욕장이 어울린다. 일대에 대한 재개발 소문이 나돌면서 좀더 부지런히 찾아야할 곳으로 부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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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04  대구구장
삼성:기아의 08년 프로야구 개막전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관중들의 표정이 역전패당한 홈팬들의 느낌이라 제목만 저렇게 정해봤을 뿐 사실은 5회말 종료 후 구장 정리시간. 길고 긴 야구경기 중 여유롭게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시간은 5회말 이후 뿐이라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고 나오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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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05  일본 후쿠오카


요번 일본행에서의 칼라사진은 후지의 대표적인 정색재현용 포지티브 Provia와 Contax T3가 맡았다.
사실 이 조합은 나로선 약간의 도박이었다. 일단 후지 프로비아는 나와 궁합이 안맞는 편이었다. 이상하게 정색재현용이란 이미지 때문인지 프로비아로 찍은 사진들은 그다지 훌륭하지 않았고 어차피 슬라이드라면 화려하게 가자는 생각으로 벨비아나 E100VS같은 Vivid계열만을 선택했었다. 더군다나 아무리 고급 P&S이라고 해도 어쨌든 똑딱이인 T3에 관용도 좁은 슬라이드를 넣은 적은 거의 없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이번의 그 시도는 아주 성공적. 의외로 프로비아와 T3의 눈 Carl Zeiss
35mm 2.8 T* Sonnar의 궁합은 참 훌륭했다. 차분한 편인 프로비아와 짜이즈 특유의 쨍함이 만나 적절한 수준의 톤과 색감을 만들어준 듯. 첫 번째 사진은 특히 나무 기둥의 질감이 참 기막히게 표현된 것 같다. 사진의 내용과 주제도 중요하겠지만 가끔은 이렇게 스캔빨잘 받고 색감이랑 톤이 맘에 든단 이유만으로 괜히 혼자 뿌듯뿌듯할 때도 있다.

노출계도 없는 수십년 된 카메라들을 쓸고 닦고 만지며 재미를 느끼기도 하지만 T3처럼 누르기만 하면 되는 똑똑한 녀석도 귀엽긴 하다. 앞으로 종종 슬라이드 물려줄 생각  :)


※ 사진들은 후쿠오카의 첫 날 열심히 삽질하며 돌아다니다 만난 아담한 작은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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