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나는 토요일 숙직을 마치고 일요일 아침에 귀가했다;; 망할 토요일 숙직. 황금같은 주말이 반이상 지나갔다;
토요일에 우울했던 날씨는 일요일 아침부터 조금씩 개이고 있었지만 바람이 꽤나 불었다. 라이딩을 나갈까 말까 참 망설여지는 날씨. 추운건 그렇다치고 바람 부는날 라이딩은 너무 힘들다. 맞바람을 뚫고 달릴 엔진이 되면 좋겠지만 일단 바람만 맞기 시작하면 속도계의 속도는 쭉쭉 내려가기 시작하고 라이딩 의욕도 점점 떨어진다. 나갈지 말지 간만에 타이어에 바람이나 넣으며 고민해보기로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게리피셔 마를린에 먼저 바람을 넣어준다. 비싸더라도 역시 공기압 체크가 되는 터보몰프로 사길 잘했다. 공기압은 적정 최저압을 한참 내려가 20psi정도였다. 밸브가 그냥 쑥쑥 들어갈 정도;;; 이 공기압으로 며칠전에도 탔는데 펑크 안난게 다행인 듯. 왠지 잘 안나가더라.-_-;  휴대용펌프 중엔 꽤 괜찮은 토픽 터보몰프지만 역시 스탠드 펌프가 절실하다. 한계치인 65psi에 조금 못미친 60psi까지 넣었다. 한계치 근처에 가면 아무래도 손목이 아파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엔 그라스호퍼. 뭐 마를린 도입이후 거의 타질 않으니 얘는 바람을 넣을까말까 고민하다 땀흘린 김에 넣어주기로 한다. 그래도 컨셉이 약간은 스프린터형 미니벨로인데 타이어는 참 안습. 65psi가 최대공기압인 녀석인데다 20 x 1.5로 폭도 넓은 편이라 조금 불만이다. 더군다나 던롭 밸브라 가만 있어도 바람이 줄줄 빠지는 안습의 튜브. 그리고 저 펌프는 이마트에서 산 낫소의 듣보잡 펌프. 그냥 농구공 바람 넣을 때 쓰라고 만든것 같은데 자전거용 밸브도 두 종류가가 들었다. 안타깝게도 터보몰프에 던롭 밸브는 아예 맞지도 않아 그라스호퍼엔 계속 저 허접 펌프로 바람을 넣고 있다. 공기압 체크 게이지는 당연히 없다. 대충 만져보고 딱딱해졌다 싶음 그만 넣는다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람을 넣고 찍어본 그라스호퍼. 그래도 프레임 디자인은 이쁘네. 빨래 건조대와 모니터 등등 잡다리한 것들이 좀 눈에 거슬린다만 따스한 빛이 들어와줘서 그런지 오늘따라 이뻐보인다. 살짝 춥고 바람도 좀 불지만 간만에 얘를 타고 나가고 싶어졌다. 타이어에 바람도 넣었으니 좀 쌩쌩달려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결국 오늘은 게리피셔 마를린은 쉬고 그라스호퍼 당첨.

코스는 늘 하던대로 집에서 출발해서 스틸하우스 단지로 갔다가 밑으로 죽 내려가 효자시장에서 턴해서 돌아오는 코스. 가방에는 Kodak Tri-X가 장착된 Rollei35SE 챙겨넣고 시장에서 점심을 먹어야할 예정이라 잘 안챙기는 자물쇠도 챙기고. 뭐 어차피 절단기 한방이면 가는거지만 견물생심이라고 그나마도 안묶여진 자전거는 전문꾼이 아니라도 갖고 튈수가 있으니 최소한의 예방책이다. 라이딩 중간중간 멈춰서 배낭을 열고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는데 이거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허리에 차는 색을 하나 사던지 해야지. 라이딩 중간중간 찍은 사진들은 현상하는대로 한번 보기로 하고..

20여키로를 달린 후 집으로 들어가려다 마침 빛이 좋아져서 오늘은 그라스호퍼 구석구석 사진 한번 제대로 찍어주자싶은 생각이 들어 다시 카메라만 들고 나왔다. 사실 지난번에 형산강에서 똑딱이 캐논 A700으로 찍은 사진은 좀 아니었다. 어쨌거나 D60이 생기니 편하긴 편한 듯. 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네를 한 바퀴 휘휘 돌다 그런대로 배경나오는 쪽에서 증명 사진 한 컷. 빛도 적당히 입체감있게 들어와주고 이쁘게 나왔다. 망원에서 최대개방 5.6의 안습 번들렌즈 말고 AF85mm1.8 가져가길 그랬다; 저렴한 미니벨로지만 프레임 디자인이 괜찮고 이래저래 가격대비 성능비는 좋다는 모델이다. 비슷한 스펙의 외국브랜드 미벨은 30만원이 다 넘어가는 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엔 광각으로 한 컷. 노출보정을 좀 해주었더니 화사하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살짝 틀어서~ 요 각도 나름 괜찮은 듯 하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엔 뒷태~ 나도 예전엔 미벨이라면 조그마한 자전거라고 생각하고 은근 무시했지만 바퀴가 작을 뿐이지 차체도 작은건 아니다. 뒤에서 찍으니 싯포스트가 엄청나게 올라가보인다.. 좀 없어보이는 스프링 안장이 적나라하구나   -_-; 이제부터 세부샷을 보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래 프레임에 써있던 좀 없이보이는 LESPO를 가려버리고자 흰색 접착시트지에 접착 아스테지로 코팅한 후 회사에서 가져온 'SOLITE'투명스티커로 작업. 뭐 애사심의 발현이라고까지 하긴 어렵지만 2%의 홍보효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라스호퍼에 원래 그려져있는 흰색과 빨간색의 스트라이프와도 매칭이 잘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싯튜브에 그려져있는 메뚜기 그림. 그라스호퍼가 메뚜기니까 뭐..  프레임 칼라인 네이비블루와 어울리는 저 타겟 마크는 영국 공군 국적 식별 마크와도 같은 형태. 이상하게 저건 참 맘에 든다. 벤 셔먼의 옷이나 악세사리들 중 저 마크를 좀만 자연스럽게 활용한 제품이 있음 바로 질렀을 수도 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면에 보이는 삼천리 자전거 마크. 디자인 자체보단 저 딱지를 좀 고급스럽게 만들 수 없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브레이크 부분. TEKTRO제 브레이크 암과 패드. 제동력에는 불만이 없다. 구입 후 처음엔 너무 잘듣는 앞브레이크 때문에 뒷바퀴가 휙 들리는 묘기아닌 묘기도 몇 차례 했었을 정도; 저가형의 한계이겠지만 레버의 감이나 브레이크 암의 좌우 정렬이 조정을 해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포크는 알루미늄인지 철인지 모르겠다. 철이라해도 알루미늄으로 바꿀 생각은 없다. 그냥 타는거지 뭐.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도 QR레버가 있어 앞바퀴 탈부착은 별도의 공구없이 손쉽게 가능하다. 처음엔 브레이크 암 푸는거 몰라서 패드 사이로 타이어를 이래저래 비틀면서 참 힘들게 뺐었는데;; 사람은 역시 공부를 해야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악명 높은 번들 안장. 얼핏 고풍스럽고 이뻐보이지만 무쟈게 딱딱한 저 안장에 적응 못하는 라이더들이 대부분. 비토나 메리다도 그렇고 저가 미니벨로에 많이 쓰이는 형태라 그라스호퍼만의 문제도 아니다. 딱딱함은 물론이고 충격흡수가 가능할 것 처럼 보이기만 하는 스프링까지 달려 있어 무게도 많이 나간다. 구동 성능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승차감과 뽀대를 위해 교체해야할 부분 중 하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장과 쌍을 이루는 인조가죽 핸들그립. 안장과 함께라면 그런대로 색상이 어울리지만 안장이 바뀐다면 이 녀석도 살아남진 못할 듯. 인조가죽이라 문제라기 보단 쿠션감이 없어 손바닥이 저려오고 너무 미끄럽다. 안그래도 샥이 없는 미벨이라 충격에 민감한데 덜컹하다가 그립을 놓칠것 만 같다. 구입당시 샵에서 대충 갖다 끼워준 저 땡강이 벨은 허접하긴 해도 소리하나는 명쾌하다. 뭐 저런거야 나중에 푼돈들여 바꿔주면 되는거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속도계와 기어변속레버. 캣아이의 스트라다 케이던스로 분당 회전수까지 체크할 수 있는 속도계다. 처음엔 꼭 필요하리라 생각했는데 어차피 야간엔 수치가 보이지도 않고 미벨 프레임의 특성상 케이던스 센서 설치가 어려워서 인식이 잘안된다. 결국 케이던스 때문에 산 모델인데 케이던스를 빼고 사용중이라는;; 차라리 마를린에 달려있는 엔듀로 8과 바꿔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기어변속레버는 좀 싼티나긴 하지만 그래도 고단으로 변속시는 원터치 버튼만 누르면 톡톡 잘 올라간다. 저단으로 내릴 때는 좀 별로지만 지금은 감을 익혀 실용적으로 크게 문제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시마노의 뒷드레일러. 뭐 등급은 거의 최하급인 듯. 욕심을 비우는게 중요하다; 문제는 저 7단 스프라켓. 14-28T 7단 프리휠인데 최고단의 이빨 수가 14개라 앞크랭크가 52T인데도 내리막길에선 페달질을 못한다. 결국 다운힐에서 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헛 페달질이 되어 버리니 짜증이 난다는 것. 힘이 딸려도 안습이지만 힘이 남아도는데도 더 밟을 수 없단 점도 답답하다. 그래서14-28T 7단 프리휠은 그라스호퍼의 가장 큰 불만사항 중 하나다. 문제는 11-28T 프리휠은 시마노에서도 단종이 되었는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인데 11-28T 프리휠을 못구하면 휠셋 전체를 교체해야 다른 스프라켓으로 교체가 가능하고 그 비용도 만만찮을 거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랭크는 52T짜리 한 장이다. 스프라켓이 안따라줘서 그렇지 52T면 고속주행하기에 좋다. 체인가드가 있어 둔해보이긴 하지만 덕분에 그라스호퍼를 탈때는 발목 밴드를 하지 않아도 옷이 끼이지 않는다. 페달링 때 요새 딱딱 거리는 소리가 심한데 페달이 문제인지 BB 쪽은 문제인지 모르겠다. 잊고 살다가 나중에 뭔가 업글할 일이 있을 때 미련없이 갈아버리기로 하고 그냥 타는 중.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게 때문에 당장 떼버리면 좋겠지만 있으니 사실 편한 킥 스탠드. 마를린을 타고 가다 세우려면 어딘가 기댈 곳을 찾지만 킥 스탠드 덕분에 그라스호퍼는 아무데다 세워두고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다. 다만 보기에도 꽤나 무거워 보여서 휠셋 업그레이드를 하는 그 언젠가의 날이 올 때 같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업글 1순위 부위! 타이어와 튜브. 이런 65psi가 최고인 저기압의 타이어와 바람 줄줄 새는 던롭 밸브는 예산 심의만 통과하면 바로 교체될 품목이다. 업글대비 성능개선 효과가 가장 확실하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투자비로 가능한 부분이다.

어쨌든 한동안 MTB인 마를린만 타다 오랜만에 그라스호퍼를 타보니 왠지 기분이 상쾌하다. MTB의 깍두기 타이어의 육중한 승차감에 익숙해질만한 무렵 날렵한 미벨을 타니 역시 안팔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무식하게 달리기보다 정말 마실간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라이딩하기 미벨만한 것도 없는 듯. 오늘 이후 그라스호퍼를 타는 날도 점점 많아질 것 같다.

늘 업글해야지 업글해야지 하면서도 아직도 순정 상태 그대로인 그라스호퍼. 워낙 가격이 저렴한 자전거라 업글에도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뭐 조금만 했다하면 자전거 가격을 쉽게 넘어서기에 이 녀석에 업글을 하느니 아예 부품 구성이 더 좋은 모델로 갈아타는게 합리적이겠지만 새로운 자전거가 집에 들어왔을때의 구박과 쉽게 팔리지도 않게 이미 솔라이트 스티커까지 붙여버렸고;; 무엇보다 나름대로 첫 자전거인 이 넘에게 든 정을 생각했을 때 조금씩 업글해서 꽤 괜찮은 미니벨로로 변신시키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문제는 업글 플래너인 상욱이 녀석이 한번 내려와야 되는데.. 바이키에 취직했으니 부품 조달에는 유리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