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0 도착

역시 롤라이 35이 최대 미덕은 작고 이쁘다는거. ㅎㅎ
대학교 3학년 때였나 Contax T3 구입을 위해 팔려나갔던 Rollei35S 이후 거의 6-7년만에 다시 손에 쥔 롤라이35. Rollei-HFT 코팅이 된 Sonnar렌즈는 예전에 보유했던 것과 동일하나 이번엔 전자식 노출계가 들어간 SE모델이다. 그리고 원하던 실버바디. 롤라이는 역시 블랙 페인트보단 실버 크롬이 이쁜거 같다.

최대의 단점이자 롤라이35시리즈의 특징인 목측식 초점 조절은 예전에 사용해봐서인지 심도를 활용하면 크게 어렵지 않다. 물론 대형인화에서는 아무래도 보다 정밀한 초점 조절이 필요하겠지만 일반적인 4*6인화 혹은 웹포스팅용 이미지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거리감각은 갖고 있다고 자부하며(?) 몇 컷의 샘플을 나열해보기로 한다.



창밖을 보며 뭔가를 대화 중인 부장님과 김대리님. 일단 색감은 좀 맘에 안든다. 오토오토 200의 한계인지 뭔지 모르겠다만 예전에 썼던 롤라이35s의 화사한 색감을 기대했던 것과는 좀 거리가 있네. 하긴 풍경 자체가 칙칙한 탓일수도..



휴게실에서 이대리님. 부드럽게 들어온 빛을 받아 톤이 맘에 드는 편. 목측임에도 눈에 칼 같이 맞은 초점을 보며 혼자 흐뭇~ 언샵마스크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샤프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다.



목측식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근접 촬영. 다행히 요것도 초점을 잘 잡은 편. 색감이 좀 이상한데 레벨 맞추기 귀찮아서 니콘스캔이 긁어준 값을 크게 바꾸지 않았다. 해질 무렵이라 색온도도 낮은 편.



OEM창고 앞에 선적된 배터리들. 일단 내장 노출계도 네가티브 필름이라면 그런대로 신뢰할 만하다. 포지티브를 넣어봐야 정확하겠지만 뭐 굳이 이 녀석에 포지티브를 넣을 일은 그다지 없을 듯. 주로 흑백과 컬러네가가 주가 될테니 노출계에 너무 까칠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기로 했다.



지게차 운전하는 중국애. 카메라를 들이대니 순간 긴장하던데 알아듣던 말든 셔터를 누르곤 '사진 나중에 줄게~' 그랬더니 웃는다. 요건 하나 인화해서 갖다줘야지. 목측식의 최대 장점은 역시 충분한 심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재빨리 누르는 스냅에 있다. 렌즈 의 톤이나 해상도는 맘에 드는데 아무래도 디스토션이 꽤나 생기는게 보인다.



블라인드를 투과한 확산광이 꽤나 근사해서 강제로 세워두고 찍은 샷. 실내에선 노출부족에 주의해야할 듯한 노출계. TTL방식이 아니니 측광에 좀 신경을 써야할 듯 하다.



마지막으로 거울 셀프샷. 어림짐작 거리 x 2를 해주어야하는 나름 고난이도의 초점 맞춤. ㅋㅋ 의외로 잘 맞았다. 아기자기한 조작감과 귀여운 디자인, 훌륭한 렌즈에 대한 신뢰와 불편하지만 목측만의 매력이 더해져 갖고 노는 재미가 쏠쏠하다. 겨울들어 라이딩 횟수가 줄면서 다시 사진에 대한 열정이 피어오르는 중. 다음엔 흑백 테스트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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