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올 시즌들어 처음으로 야구보러 가기로 하고 출근했다가 혜정이를 만나려고 기다리던 중. 전화가 왔다.
 
교통사고가 났으니 좀 와달라는 것;; ㅎㄷㄷ 이건 뭐냐 싶어서 마구 밟아서 달려갔더니 갓 길에 차를 세워두고 혜정이는 상대측 아줌마와 옥신각신 중이었다. 혜정이 차는 왼쪽면이 쓸리면서 휀더와 범퍼가 찌그러졌고 오른쪽 타이어는 인도 턱에 부딪히면서 터졌다. 휀더가 찌그러지는 바람에 운전석 문도 안열리는 상태였고 상대차인 구형 프라이드는 솔직히 어디가 긁혔는지도 모르겠고 (워낙 낡은 차라) 오른쪽 사이드 미러가 떨어져있었다. 혜정이 말에 따르면 2차로에 있던 프라이드가 갑자기 우회전을 한답시고 급차선 변경을 해 미쳐 피할겨를도 없어 우회전 하는 방향으로 급히 방향을 틀었으나 이 개념 상실 프라이드가 밀어 붙이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하고 아줌마는 이에 질새라 '학생 운전을 어떻게 하는거야!'로 일단 포문을 열며 자기는 정상적으로 3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는데 혜정이 차가 바짝 붙어서 방향 틀다가 들이 받은거라고 하고;;

이거 뭐하자는 플레이야;; 일단 둘다 3차로에 있었단 가정을 했을 때 동일 차선에 있는 차끼리 앞뒤도 아니고 옆을 부딪히는 것은 말이 안되는거다. 그리고 혜정이는 어차피 나를 만나러 오던 중이므로 3차로에서 우회전이 아닌 직진을 해야함이 당연하다. 그런데 아줌마는 자기는 죽어도 3차로에서 정상적인 우회전을 했고 이 아가씨가 너무 바짝 붙어 오다 그랬다는건데 바짝 붙었음 뒤를 받았어야지 옆을 받힌 건 뭐냔 말이다. 자꾸 헛소리를 해대서 짜증이 치솟는 것을 겨우겨우 참으며 그럼 일단 블랙박스 영상 보자고 하는데도 당당하다. 그럼 보자고;

혜정이 차에 달린 BX1000+는 LCD화면이 없기에 영상확인을 하려면 컴퓨터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블랙박스들이 그러하긴 하지만 막상 사고를 겪으니 그렇게 불편할 수 없었다. 일단 절대 자기 잘못 아니라고 우겨대며 삿대질해대는 아줌마를 보니 끓어오르는 듯 했지만 일단 영상을 보자는 생각으로 잠깐 기다리라며 블랙박스의 SD카드를 뽑아들고 혜정이 집으로 초스피드 이동. 컴퓨터에 메모리카드 연결하고 뷰어 프로그램으로 보니 아줌마가 2차로에서 바로 우회전하면서 확 끼어드는 것 확인! 이 아가씨가 빠른 속도로 바짝 붙어왔다고 우겼지만 속도 50Km도 안되는 것도 확인! 나도 모르게 입에서 '디졌어~!'가 나오고 -_-;;

이 영상을 가져가서 우겨대는 아줌마 눈앞에 보여줘야하는데 방법을 생각해보니 아이팟 터치에 넣을 수 밖에 없었다. 컴퓨터를 들고 갈 수도 없고; 결국 뷰어 프로그램에서 사고영상을 avi파일로 변환해서 저장하고 이걸 다시 다음팟 인코더를 통해 mp4파일로 변환해서 아이팟 터치에 동기화했다. 아 복잡하다. 휴~ 어쨌든 허둥대며 일련의 과정을 처리한 후 다시 현장에 도착해서 들이밀었다. 이거 보시죠~!






보다시피 3차로에서 달리던 흰색 구형 프라이드가 2차선으로 차선 변경. 깔짝거리던 프라이드를 피해 혜정이는 3차로로 차선 변경. 사거리에서 도착하고 1차로는 좌회전 전용, 2차로는 직진 전용, 3차로는 직우회전 겸용인데 직진 전용의 2차로의 프라이드 갑자기 막판에 급차선변경을 하면서 우회전 시도, 결국 직우회전 겸용 도로에서 직진하려던 혜정이는 제동을 시도할 여유도 없어 이를 피해 급히 우회전으로 핸들을 틀었으나 그냥 밀고들어온 프라이드에 밀리면서 충돌. 이 과정에서 오른쪽 타이어도 터짐;

이 영상을 딱 보자마자 나보다도 늦게 현장에 도착한 양측 보험사 직원들 '응~ 그렇네~' 하곤 더 볼것도 없단 식으로 고개 끄덕이고 무개념 아줌마는 막 당황하며 자기 분명 3차로에 있었다 그러고; 열 치받은 나는 무슨 소리하시냐고 이거 보고도 우기실거냐고~ 아줌마가 정말로 3차선에 있었다면 지금 본 이 영상은 내가 조작해서 사기치는거냐고! 그랬더니만 아줌마 내가 언제 사기쳤댔어요?! 괜히 빽 소리 지르더니 자기네 보험 직원이랑 얘기하면서 울고 있었다. 흠흠~  자기가 100% 잘한게 아니면 적당히 하고 있었으면 나도 좋게좋게 얘기했을거 아냐. 왜 우기길 첨부터 우겨서 사람 심기를 건드리냔 말이다.

결국 블랙박스 영상 한방에 사건은 정리되고 아줌마는 진작했어야할 사과를 뒤늦게 하며 '아가씨 정말 미안하게 됐어요~' 이랬지만 이미 몰상식한 우격다짐에 신경이 곤두선 나와 혜정이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엔 어림없었다. 어쨌든 왼쪽은 모든 부위를 손봐야 하는데 뒷휀더와 앞뒤도어는 판금 및 도색, 앞 휀더랑 범퍼, 도어 가니쉬, 그리고 헤드라이트는 아예 교환, 오른쪽 휠/타이어도  교환 및 얼라이먼트 조정, 본네트 판금 및 휘어짐 교정까지 해야한다. 어쨌거나 뒤에 와서 받아준 사고가 아니라 과실비율이 0%는 아니겠지만 이 블랙박스라도 없었으면 그 아줌마의 우김에 당해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일이다. (과실비율 8:2로 결정됨)

나도 지난 크리스마스에 당한 어이없는 사고에서 과실 비율 8:2를 우기는 상대 보험 직원에게 블랙박스 영상 보내드릴까요? 했더니만 바로 꼬리를 내리고 100%다 처리해드리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교통사고는 목소리 크면 이긴다던데 더러운 꼴 당하고도 물증 없어 억울한 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블랙박스는 꼭 장착할 만한 것 같다.  누가 그러던데~ 여성 운전자에게 필요한 두가지는 블랙박스와 남자친구라는; 말은 좀 되는 거 같다. ㅎ



2009.11.21 경주

혜정이의 첫 차가 된 02년식 아반떼XD 스포츠


청송에서 예비 장인어른이 직접 탁송해 주신 후 다음 날 아침의 모습. ㅎㅎ

많고 많은 현대차 중에서도 쏘나타, 아방이 시리즈는 정말 길거리에 흔해터졌지만 그 많은 아방이 중에서 유독 레어한 이 5도어 해치백 버젼인 스포츠는 현재와 내가 나름 좋아라하던 모델이었다. 동력성능이야 세단형 XD와 비교해서 별반 다를게 없지만 좀 갑갑하게 생긴 세단형 아방이와 달리 이녀석은 매끄러운 루프 라인과 기본 장착된 스포일러와 블랙베젤 헤드램프 등 외관에서 세단형과 차별화를 확실히 이끌어내면서 더 잘달리고 민첩할 것만 같은 환상을 갖게 하는 디자인이었다. 급격한 코너링을 할게 아닌지라 별 쓸모는 없겠지만 스트럿바도 기본 장착이고 범퍼 및 도어가드 몰딩도 검정 플라스틱이라 실용적이고 2열시트는 폴딩이 가능해 세단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공간활용이 용이하다는 점등이 매력인데 다 필요없고 여자들은 해치백을 안좋아한다는 걸 이번에 절실히 깨달았다;;; 혜정이도 그렇고 처제도 그렇고 해치백은 여자들 눈엔 짐차 비슷한 이미지인지 크게 맘에 들어하지는 않는 눈치였눈데;; 

일단 중고차인지라 맘에 안드는 부분들은 손 보고 달거 달고 붙일거 붙이고 할 일이 많았다. 자잘한 물품들이라도 직접 달아주고 붙이고 하다보면 정이 드는 법. 일단 아방이 스포츠는 기본 외모가 괜찮고 나름대로 레어한 차량이라 조금만 잘 꾸미면 나만의 차라는 이미지가 확실히 생길 듯하다. ㅎㅎ  600만원 주고 구입한 이 차에 투자된 물품들을 하나씩 나열해본다.



1. 이마트표 초저가 곡면경


일단 싼 것부터~~~  아주아주 기본적인 다이(?) ㅋㅋ  이마트에서 1,300원인가 주고 산 곡면경~  내것은 물론 지인들의 선물용으로 각도조절까지 되는 좀 더 비싼 곡면경들도 사봤지만 다 그게 그거다. 가격대 비 성능짱인 이게 최고! 사각지대 감소는 물론 주차시 주차라인도 보다 잘 볼수 있다.



2. 아이팝 와이드 보조미러


요건 내가 전에 타던 96년식 아반떼에 달아서 잘 쓰던 물건인데 트랜스폼은 A필러가 두꺼워 장착이 되지 않아 집에 쳐박혀있던 물건이었다. 운전석 쪽의 사이드미러가 볼록거울이 아니라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차종의 경우 이런 보조미러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편.



3. 와이드 룸미러


뭐 이것도 개인적인 강박관념에 의한 것이긴 한데 순정 룸미러는 아무래도 너무 작다는 생각이다. 일단 이것도 넓고 환한 걸로 달아주고~  요즘 나오는 신차들은 하이패스 단말기도 포함된 경우가 많아 이런 거 붙이지도 못한다. 1번 부터 3번까지 다 거울류인데 내 차에도 굳이 수출형 사이드미러를 구해서 달았을 정도니 다른 사람에 비해 내가 거울이나 시야확보에 좀 민감한 편이긴 한가 보다. 고개 돌리기 귀찮아서인가? -_-;;



4. 핸들 커버


이건 틴팅 맡기러 간 가게에서 발견한 것인데 가죽이나 우레탄으로 된 그냥 그런 핸들커버들은 영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 하던 혜정이가 이걸 발견하곤 집어들었다. ㅎㅎ 아무래도 겨울이고 하니 심리적으로나 시각적으로 따스해보이긴 한다. 중고차다 보니 저런건 꼭 새걸로 바꿔줘야 내 차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5. 블랙박스 - 스마티 BX1000 +


아직은 보급율이 그리 높진 않지만 택시나 버스를 시작으로 일반인들도 블랙박스를 많이들 장착하고 있다. 보험 차원에서 하나 정도 부착해두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은 물건이다. 더군다나 여자다 보니 사고라도 당하면 말빨도 안설텐데 이거라도 있어야 좋지 않을까 싶어 이건 차가 오기도 전에 주문해두었던 물건이다. 스마티 BX1000+는 아버지 차에도 달려있는 블랙박스라 충분히 신뢰가 가는 제품이다. 나는 외부LCD가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비젼드라이브를 선택했는데 아무래도 이 제품이 우수한거 같다. 충격받을 때 뿐 아니라 급출발 급정거 시에도 아주 잘 작동해서 믿음직스럽다. 소프트웨어의 처리 속도나 기능도 비젼드라이브에 비해 우수하다는~



6. 내비게이션 - 아이나비 G1+ 2GB


내비는 혜정이가 아버지 선물로 드렸다가 다시 뺐어온(?) 아이나비 G1+ ㅎㅎ 사실은 길 안내 기능보다 후방카메라 디스플레이 화면용으로 꼭 필요했다. 룸미러 앞쪽에 보이는 것이 블랙박스~



7. 멀티 전원잭


블랙박스와 내비 전원을 위해서 꼭 필요한 아이템~  일단 연결은 했다만 내비랑 블랙박스 전원선 좀 어떻게 하고 싶다;; 나중에 블랙박스 전원은 퓨즈박스 쪽으로 연결해서 깔끔하게 처리해봐야겠다.. 멀티 전원잭은 나름 LED발광효과도 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밋밋한 내부에 반짝이는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는..;;



8. 후방카메라


혜정이 차 생긴 기념으로 선물로 달아준 후방카메라. 비싸다고 후방센서로 하자고 했지만 써본 결과 후방카메라가 100배는 나은지라 후방카메라로 달자고 우겨서 달았다는 ㅎㅎ  아쉬운 건예산상의 문제로 CCD타입으로 하지 못하고 CMOS타입으로 달았다는 건데 어차피 뭐 뒤에 있는 사물 확인 용도로는 부족함이 없으니 아쉬운대로 만족해야할 부분이다. 화질보다는 도어 손잡이 때문에 가운데 부착하지 못하고 왼쪽으로 치우쳐버렸다는 거. 이건 혜정이가 연습을 통해 극복해야 할 부분.



9. 오디오 - SONY CDX-GT490US


순정 오디오 사진도 하나 찍어둘걸 그랬네;; 음.. 순정은 당시로선 나름 고급옵션이던 CD 8매 체인저까지 갖춘 모델이지만 어차피 CD체인저는 고장나있었고;; MP3CD는 재생불가한 구식이라 제대로 작동했다해도 그닥 쓰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예전 내가 아방이 탈 때도 소니 카오디오 썼었는데 이번에도 결국 소니 모델로 결정. CDX-GT490US는 올해 10월에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제품인데 어차피 앰프나 스피커에 투자하지 않는 이상 그게 그거인 모델들이고 한글지원이나 좀 해줬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재핀(ZAPPIN)'이란 새로운 검색 기능이 추가되었던데 곡의 일부만(10초나 30초나 이런 식으로) 들으면서 폴더 속의 곡들이 차례로 혹은 임의로 재생되면 그 중에 듣고 싶은 곡을 선택하는 방식인데 솔직히 처음 든 생각은 '개뿔~~' -_-;;; 이런 쓸데없는 기능 넣을 바에 한글 지원이나 하란 말이다. 그게 곡 찾기 더 쉽다. 



10. 틴팅 - SK네트웍스 하이텍 20%


시공점에 들어온 아방이 스포츠. 원래 튜닝샵의 현란한 형광등 조명은 차 상태를 괜히 좋아보이게 만든다. 허접한 기존 필름지를 벗겨내는 중. 그런대로 괜찮은 수준의 SK네트웍스의 필름중 고가라인업은 안하고 하이텍 20%로 틴팅해줬다. 새차라면 루마나 3M으로 투자할만하지만 중고차에 틴팅비용으로 3-40만원을 쓰는건 낭비다. 적어도 내 차에 되있는 필름보단 좋은 것일듯;; 영맨이 해준 듣보잡 필름이라 뭔지도 모른다;


써내려가다보니 대략 10가지 품목에 이른다; 뭐 자잘한 거울류가 3개나 차지하지만 차근차근 꾸며나간다는 계획이 답답하게만 느껴지는 나라서 하루만에 뚝딱뚝딱 처리해버렸다. 지직거리는 운전석 쪽 스피커는 후방카메라랑 오디오 장착한 샵에서 서비스로 교환해준다고 하니 다음에 다시 들를 예정이고 시트커버만 씌우면 그럭저럭 꾸미기는 끝날듯 싶다.

토요일은 그렇게 이것저것 장착하고 하느라 해 있을 땐 시간을 다 보내고 어둑해질무렵부터 야간에만 2시간 반 가량을 충효 - 회사 - 처제회사를 거치는 도로연수를 무한 반복 실시하고 일요일은 주간 연수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틀간의 맹훈련으로 아버님이 만땅 채워주신 기름은 어느새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생각보다 차분하게 잘 운전하는 편인 혜정이인데 조금만 더 연수할 시간이 있음 좋겠다. 내일부터 차를 가지고 출근을 하라고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무척 고민되는 밤;;




처제 회사 근처 공터에서 잠시 휴식하며 유리창 닦을 수건을 트렁크에서 찾는 중인 혜정이 ㅋㅋ 
세단형과 달리 루프라인이 매끈하게 빠지는 아방이 스포츠~ 그냥 아반떼XD 세단형이었음 시큰둥했을거 같은데 해치백 버젼이라 괜히 나도 신난다는 ㅎㅎ




내가 조수석에 타고 잔소리하는 방식의 연수를 수없이 실시하고 마지막으로 내가 차로 뒤에서 커버하며 따라가는 혜정이의 단독 운행을 실시했다. 뒤에서 따라가면서도 생각보다 잘 몰고 침착해서 놀랬고 생각보다 가속력이 빨라서 놀랬다는;; 오르막에서 아방이가 먼저 가속을 붙여 벌어질 때 생각보다 쉽게 따라가지지는 않았다. 어쨌든 혜정이는 옆에서 잔소리해댈 때 보다 혼자서 더 잘 몰았다;;




요건 뒷 모습~ 아방이XD 스포츠의 매력은 역시 뒷태~  스포일러가 좀만 더 얇은 형태였음 좋았을거 같다. 후방 시야를 조금 가린다.






그리고...









항상 안전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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