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라이35SE의 매뉴얼 中. 5.6V의 PX27을 사용한다. 다만 요즘은 이 규격의 배터리가 생산되지 않아 한동안 대안으로 쓰였던 것이 4LR43이다.





이게 4LR43인데 요즘은 이것마저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 결과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LR44 3알 + LR43 1알을 조합하여 사용하는 것인데, LR44만 4개를 넣으면 좀 커서 한개만 조금 작은 LR43을 넣어주는 것. 





LR44는 웬만한 카메라에 대부분 들어가니 갖고 있었다만 LR43은 없어서 결국 별도로 주문.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배송비가 아까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롤라이35SE의 상판. 가운데 검정 플라스틱 부분이 배터리가 들어가는 곳이다. Rollei35나 Rollei35S, Rollei35T 모델들은 저 부분에 지침식 노출계창이 위치하나 전자식 노출계인 35SE/TE는 저렇게 생겼다. 디자인상의 호불호가 좀 갈리는 부분. 개인적으로는 과거에 썼던 Rollei 35S의 지침식 노출계는 반응이 좀 무뎌서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았다. 





배터리를 넣기 위해 후면부의 동그란 버튼을 화살표 방향으로 밀어주면 저렇게 톡 하고 배터리 홀더가 위로 나온다. 간만에 저걸 열려고 하니 튀어 나오질 않아 겨우 뺐는데 안에는 수명이 다되어 부풀어 오른 4LR43이 들어가 있었다. 더 많이 부풀어 올랐으면 쉽게 빼지도 못했을 듯. 오랫동안 안쓰는 카메라의 배터리는 꼭 빼두자.





원래 1개짜리의 PX27을 넣는 배터리 홀더지만 이처럼 LR44 3알과 LR43 1알을 포개어 넣으면 된다. 단, 이렇게만 하면 다소 높이가 낮고 둘레가 작아 배터리가 놀고 배터리 홀더가 카메라에 꽉 끼지 않아 쉽게 빠져버리는지라 배터리사이에 알루미늄 쿠킹호일을 1~2mm 정도 두께로 납작하게 접어서 끼워주고 테잎으로 돌돌 감아 둘레를 좀 늘려주면 된다.





배터리를 넣고 반셔터를 눌러 노출계 LED가 들어오는지 확인. 꽤 오래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정상적으로 불이 들어온다. 아래쪽 빨간불은 부족, 가운데 초록불이 들어오면 적정, 위쪽 빨간불은 오버. 이런 식으로 표시되는 간단한 방식이다. (니콘 FM2같은 방식) 여타의 모델들이 상판에 노출계창이 있어 파인더에 눈을 대지 않고 노출을 조절할 수 있는 반면, 35SE는 구도를 잡은채로 노출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상대적으로 노출계가 여전히 잘 살아있는 모델이 많다. 생산시기가 비교적 최근인 이유도 있고.



불은 들어오지만 노출이 제대로 맞는지가 중요하기에 Ricoh GR의 측정값과 비교를 해보니 거의 일치한다. 전반적으로 -1/3~-2/3스탑 정도 언더로 측정되는 것 같긴 한데 그 정도는 카메라의 측광 방식과 범위에 따른 차이로 봐도 무방할 듯. 원래 5.6V전원을 사용하는 노출계라 1.5V의 LR44 3개와 LR43 1개의 조합으로 만든 6V 전원으로 인해 다소의 노출 차이가 날 수도 있다고 하지만 네가티브 필름의 관용도를 생각하면 무시해도 될 수준. 



너무 오랜만에 배터리를 넣어본 녀석이라 그동안 노출계가 죽었으면 어쩌나 했는데 여전히 쌩쌩한 걸 보니 기분이 좋다. 완전 기계식 카메라라 노출계가 죽어도 외장 노출계를 사용하거나 다른 카메라의 측정값을 이용해도 되고, 요즘은 핸드폰에도 노출계 어플이 많아 그걸 이용해도 되지만 역시 자체 노출계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롤라이35만 달랑 들고 나가도 된다는 편리함을 준다. 



배터리도 넣어줬겠다 조만간 다시 필름 넣고 찍어줘야겠음. 끝. 




정말 오랜만에 꺼낸 Rollei 35. 배터리는 오래되어 부풀어 올라 잘 빠지지도 않아서 식겁하고 안에는 뭘 찍던건지, 또 뭔지도 모를 필름이 들어있었다. 감도 설정 및 필름 타입 설정 다이얼을 보니 감도 400짜리 흑백 필름인 것 같았는데 일단 거기에 맞춰 남은 10여컷을 찍고 빼보니 일포드 델타 400. 음..언제 넣었던건지 기억도 안난다. 현상이 기다려진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내가 사랑해 마지않던 Contax IIa를 들고 나갔다. 필름은 유통기한 따위는 이미 진작에 지났을 코닥 TMX를 넣고.. 21mm Biogon을 꽂아갈까 하다가 50mm1.5 Sonnar를 쓰기로. 이제 필름으로 찍기에 필름값이나 현상비나 모두 부담스러워졌음에도 난사하던 시절의 버릇이 남아 자제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20컷 조금 못되게 찍었는데 기대되는 컷이 몇개 있는데 궁금해 미칠 지경. 이게 필름 시절의 재미라면 재미였지. 유통기한이 지난 필름이라 다소 걱정되는데 흑백이니 별 문제없이 잘 나와주겠지. -_-



2015.07.04 




Konica Hexar AF



사실상 필름으로 사진 찍기를 그만둔지 거의 5년째인데 다시금 필름으로 사진을 좀 찍고 싶어졌다. 느닷없이 Leica M7으로 회귀한 지인의 영향이 컸는데 어차피 놀고 있는 필름 카메라야 여러대라 필름만 사서 찍음 그만이긴 했다. 하지만 거의 2배씩 올라버린 필름 및 인화지 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예전처럼 '길거리 풀떼기' 따위를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결국 남길만한 사진, 특히 집에서 딸내미 사진을 찍는데 한정적으로 필름을 사용할 요량이었다. 


이제 막 기어다니는 딸내미라 주로 실내에서 찍어야 하기에 렌즈의 최대 개방값은 밝아야했고 감도 400정도로도 사실 셔터스피드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미러쇼크가 있는 SLR은 모두 탈락, 움직임이 많은 딸내미인지라 수동 초점 탈락, 노출계없는 클래식 기종들도 탈락. 결국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건 이 헥사 AF가 딱이었다. 최대개방값 2.0의 헥사논 35미리 렌즈에다 저소음, 저진동, AF속도도 빠르다. 반면 이 기종의 치명적인 단점은 최고 셔터스피드가 불과 1/250초밖에 안된다는 점인데, 지금의 용도인 실내 촬영에서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도 다행이었다. 그렇게 5년만의 첫 필름 사진은 헥사 AF로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나름 간만에 들뜬 마음으로 2CR5 배터리도 새로 갈아주고 필름을 넣고 몇 컷을 찍어봤다. 그런데 AF Lock이 자꾸 풀리는 것이 아닌가. 초점을 맞추고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누르면 초점이 풀리며 다시 초점을 잡고 셔터가 릴리즈됐다. 처음엔 너무 오랜만이라 반셔터감을 잊었나 싶었는데 몇번을 찍어도 그랬다. (아까운 내 필름..)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검색해보니 헥사 AF에서 종종 발생하는 고질병이라고.. 피사체를 한가운데 놓고 찍는 일이 거의 없는지라 AF Lock이 안되면 사실상 사용 불가다. -_-;;  난감해하던차 다행히 어찌어찌 자가 수리 방법을 알게 되었고 참지 못하고 바로 뜯기 시작했다. 




1. 상판 분해


상판 분해를 위해서는 총 5개의 나사를 풀어줘야하는데 뒷면의 2개와 왼쪽의 1개는 겉으로 노출되어 있으니 문제없고 전면의 2개는 레자로 덮여져있어서 렌즈 옆쪽의 레자를 살짝 벗겨내어 노출시켜야한다. 나는 어디에 나사가 있는지 몰라서 꽤 많은 부분을 뜯어냈는데 사진처럼 렌즈 좌우측 부분을 조금만 벗겨내면 된다. 



작은 일자 드라이버 같은 걸로 틈새에 넣고 살짝 들어서 벗겨내준다. 끝부분을 잡고 잡아당기거나 하면 자칫 레자가 늘어가거나 할 수 있으므로 주의.




이쪽도 마찬가지. 레자 안에는 접착제가 발라져있어서 재조립할 때도 그냥 꾹꾹 눌러주면 다시 잘 붙는편이다. 만약 좀 뜨거나 하면 일명 돼지본드나 오공본드 같은 걸 얇게 펴 발라서 살짝 마르고 난 후 붙여주면 된다. 




나사 5개를 모두 푼 후, 상판을 살짝 들어주면 요렇게 열린다. 플래쉬 접점과 전선이 열결되어 있어 완전히 떼어지진 않는다. 셔터 부분 수리와는 상관없으므로 그냥 두고 진행.




2. 셔터부 기판 열기


상판을 열고 나면 셔터 부분 쪽에 초록색 기판이 보인다. 여기에도 3개의 나사가 있는데 요걸 다 풀어준다. 





나사 3개를 풀고 기판을 옆으로 젖혀주면 아래쪽에 셔터부 접점이 보인다.





3. 접점부 WD-40 분사


헥사 AF의 AF Lock 풀림 문제는 기계적 문제가 아닌 접점부의 전기적 접촉 불량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여기에다 WD-40을 뿌려주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해결이 된다고 한다. 진짜 이렇게만 해도 되나 싶은 의문이 마구 들지만 일단 뿌려본다. 워낙 좁은 부위라 그냥 한번 칙~ 




4. 재조립


당연하지만 재조립은 분해의 역순..  주의할 점은 조리개 조절 다이얼과 맞물리는 흠을 잘 맞춰줘야 한다는 거. 처음에 아무 생각없이 조립했다가 조리개 조절이 안되서 뭔가 사고친줄 알고 약간 식겁을.. 그리고 이왕 상판 분해한 김에 파인더와 접안부 유리 청소도 해주면 좋다.



수리 결과는 100% 완치! 자꾸만 풀려버리던 AF Lock도 확실히 걸리고 반셔터 감도 나아진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 느낌 뿐이겠지만..) 이건 뭐 손재주 축에도 못드는 초단순 자기 수리 방법이지만 효과는 확실해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이것도 수리점에 맡기면 돈 10만원은 우습게 받을텐데..



이제 아껴가면서 잘 찍어주기만 하면 된다. 끝.



2015.06.21




필름 시대는 이제 사실상 끝이 났다. 


필름으로 사진을 하기에는 엄청나게 올라버린 필름값과 현상비용, 그리고 웹 포스팅을 위한 스캔작업 소요시간 등 모든 것이 부담스러워졌다. 2009년 Nikon D700 구입 이후 나도 결국 필름에서 거의 손을 뗀 상태고 이제는 필름으로 다시 사진을 하고 싶은 생각이 크게 들지는 않는다. 



비교적 길게 이어온 나의 필름 사진 생활을 정리하게 만든 Nikon D700




물론 디지털 시대의 아쉬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흑백 필름의 풍부한 계조와 입자감은 디지털에서는 아직도 2% 부족하게 느껴짐을 어찌할 수가 없고, 벨비아나 E100VS의 쨍한 채도가 그리울 때도 많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우수한 이미지 퀄리티의 컴팩트 카메라가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필름 시절에는 '필름'이라는 ‘평등한’ 감광물질로 사진을 찍어왔기에 비싼 플래그쉽 카메라나 저가 똑딱이나 이미지 퀄리티 자체의 차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서 컴팩트 카메라로도 잘만 쓰면 얼마든지 훌륭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고 수십년 된 클래식 카메라들도 당당히 현역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천차만별이고 컴팩트 카메라에 들어가는 CCD는 이른바 풀프레임 사이즈의 면적에 비해 형편없이 작아 이 같은 물리적인 한계로 이미지 퀄리티와 심도 표현에서 있어 고가의 풀프레임 디지털 카메라를 절대 따라잡을 수가 없다. 똑딱이는 말그대로 똑딱이를 넘어서기 어려운, 그리고 카메라 가격과 출시년도에 따라 이미지 품질의 차이가 나버리는 불평등한 시대, 이게 가장 큰 불만이었다. 





필름 시절 내가 가방에 늘 넣어 가지고 다니던 Contax T3


담배갑만한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칼자이즈 35미리 렌즈가 장착되어 우수한 해상도와 색감을 자랑했다. 필름 시절이 끝나면서 더 이상 T3를 쓰기 어려워진 나는 이렇게 언제나 휴대 가능하면서도 우수한 성능을 갖춘 컴팩트 카메라가 간절했다. 내가 원하는 조건은 대략 이러했다. 



 1. 최소한 APS-C 이상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채택할 것


 2. 35미리 이하 광각의 밝은 단렌즈


 3. 크기가 작고 침동식 렌즈로 어딘가 튀어나온 곳이 없을 것



GR이전에는 사실상 이 조건을 충족하는 디지털 컴팩트는 거의 없었다. APS-C를 채택한 라이카 X시리즈는 이 조건들을 대부분 충족했지만 일단 가격이 너무 비싸고, 후지 X100은 35mm2.0의 밝은 렌즈와 광학식 뷰파인더라는 절대적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휴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파나소닉 LX시리즈나 소니 RX100시리즈 같은 인기많은 하이엔드 똑딱이들은 휴대성은 뛰어났지만 줌렌즈의 탑재로 촬영시 렌즈가 너무 튀어나왔고 결정적으로 센서가 작았다. 


이러던 차에 기존보다 훨씬 커진 APS-C 센서를 탑재하여 새롭게 출시된 리코 GR은 내 입장에선 기다려오던 바로 그것이었다. 나같이 이런 카메라를 기다렸던 사람들이 많았던 듯. 국내 출시와 함께 GR은 초기 물량이 금세 동날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나역시 휴가전에 물건을 받고자 각고의 노력을 거쳐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 후 GR은 365일 중 300일 이상은 가지고 다니는 나의 진정한 에버레디 카메라가 되었고 지인들에게 ‘내가 지금까지 산 카메라 중 만족도는 최고! 가격을 떠나 단 한 개의 카메라만 남겨야한다면 GR!' 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종합적인 성능이나 가격, 뽀다구를 떠나서 우수한 휴대성과 스냅에 특화되었다는 점에 큰 가치를 두어서인데, 그 세부적인 내용을 대략 얘기해본다면.



1. 항상 휴대할 수 있는 에버레디 카메라 - GR


앞서 얘기했듯 GR은 Contax T3를 대체할 디지털 컴팩트였다. 회사에 갈 때 들고 다니는 서류 가방에 늘 넣어 다녀야 하므로 휴대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우선 고려 요소였고 GR은 그 용도에 더할나위 없이 적합하다. 렌즈는 침동식이라 전원을 껐을 때 바디 속에 들어가 있고, 버튼과 다이얼 등 대부분의 조작계들도 돌출되어 있지 않다. 굳이 카메라 가방이 아니라 주머니에 넣기에도 크게 두껍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고, 튀어나온 부분이 없으니 갑자기 뺄 때도 걸리는 부분이 없다. 



군더더기 없는 GR의 디자인. 필름 시절부터 이어져오는 GR의 디자인이 잘 계승되었다.





2015.01 포항 - 출산을 앞두고 있던 와중에도 부담없이 들고간 GR로 틈틈히 그 날의 과정을 기록할 수 있었다.




2. APS-C 센서


앞서 휴대성을 최우선 조건으로 거론했지만 사실 휴대성만 놓고 따지자면 핸드폰 카메라가 최고가 아닐까. 하지만 휴대 가능하면서 이미지 품질이 우수해야 했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센서 크기의 하한선은 APS-C로 본다. 그 이하는 아무래도 계조가 좁을 수 밖에 없고(특히 하이라이트 부의 무너짐을 아주 싫어함) 심도 표현에서 자유롭지 못해 메인 카메라로서 역할을 하기에 무리가 있다. 이런 면에서 APS-C를 가진 GR은 휴대성과 이미지 품질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아줬다. 



2013.08 방콕 - 화이트밸런스나 저조도 상황에서의 노이즈도 괜찮다.





2015.02 포항 - 28미리 광각이라도 근접 촬영에 최대 개방시 꽤 부드러운 배경흐림을 볼 수 있다. 역시 센서는 커야..




3. 철저히 스냅에 특화된 기능들


스냅 사진의 특성상 재빠른 가동 시간과 초점 맞춤, 편리한 조작 방식은 필수적인데 GR은 전원 ON시에 렌즈가 나오는 시간도 일반적인 똑딱이에 비해 상당히 빠른 편이며 노출보정 및 조리개 조절도 별도 메뉴 진입없이 직관적으로 한손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AF속도는 똑딱이치고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그 무엇보다 TAV모드와 스냅포커스 설정은 그먀말로 GR을 GR답게 만들어주는 최고의 기능이 아닐까 싶다. 이 두가지 기능을 처음 알게 됐을 때  ‘이건 진짜 스냅을 아는 사람이 만든 카메라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수 밖에 없었다.




2014.01 포항




스냅 특화 기능 1. TAV모드 


일반적인 TV / AV모드가 아닌 TAV모드는 조리개값과 셔터스피드를 설정하면 그 두 개의 값은 고정되고 ISO의 자동조절을 통해 노출값을 잡아주는 방식인데 이 기발한 모드에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펜탁스에서는 원래 있던 기능이라고 하던데 나는 처음 경험한 방식이라 '이런게 있었다니!' 하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스냅 촬영시에 보통 조리개를 조여서 심도를 확보하는 가초점 방식을 사용하는 스냅 작가들이 많은데 조리개 우선 모드에서는 갑작스런 상황에서 셔터스피드 확보가 안되어 흔들린 사진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TAV모드는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양쪽 모두를 설정가능하니 조리개 11 정도에 셔터스피드 1/125로 세팅해두면 갑작스런 상황에서도 심도와 셔터스피드 모두를 확보할 수 있다. 



2013.08 방콕




스냅 특화 기능 2 . 스냅포커스 설정


TAV모드와 함께 스냅 특화 기능의 주요 핵심이 스냅포커스 설정이다. 똑딱이들도 대부분 수동 초점 설정이 가능하지만 GR만큼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카메라는 많지 않다. 스냅포커스는 미리 일정한 거리로 포커스를 설정해두는 기능으로 거리를 미리 설정해두고 펑션버튼 하나로 AF와 MACRO, 스냅포커스를 오갈 수 있어 일반 AF로 촬영 중이더라도 바로 스냅포커스로 전환할 수 있다. APS-C센서는 과거 필름(혹은 풀프레임 디카)에 비해 같은 화각일 때 심도가 더 깊으며 GR의 18mm렌즈는 135기준 28mm 광각 렌즈으로 심도가 깊어 조리개를 11정도에 놓으면 1미터 안쪽부터 무한대까지 거의 초점이 맞는다. 이렇게 설정해두면 AF잡는 시간없이 바로 셔터를 누를 수 있어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2013.07 방콕





4. 주목받지 않는 카메라


GR은 그냥 똑딱이다. 누가 봐도 똑딱이고 자세히 보면 좀 비싸보이기도 한 라이카에 비해 자세히 봐도 싸보이게 생겼다. 리코라는데서 카메라가 나온다는 것도 사람들은 모른다. 마그네슘 합금 바디에 무광 검정으로 칠해진 카메라에는 그 흔한 마크도 없다. 오로지 GR이라는 모델명만 한쪽 구석에 있을 뿐.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DSLR에 비해 GR을 들고 사진을 찍을 때는 그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다. 혹여 보더라도 별 시덥잖은 녀석이거니 하고 관심을 주지 않기에 스냅 촬영시 없어보이는 외관은 스펙으로 드러나지 않는 큰 장점이 되어준다. 



2014.01 통도사





2013.12 포항




5. 상시 표시가능한 전자식 수직수평계


별거 아니라면 아니지만 구도를 잡을 때 수평 수직에 은근히 예민한 편이라 이처럼 액정에 상시 표시가능한 수직수평계를 갖춘 GR은 구도 설정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광각 렌즈의 특성상 정확한 수평이 맞춰지지 않았을 때 왜곡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어 GR의 상시 표시 가능 수평계는 개인적으로 ‘완소’ 기능이다.




2013.07 방콕





2013.08 포항




6. 일부 아쉬운 점들


위와 같은 이유들로 만족도가 정말 높은 카메라라 개인적으로는 거의 불만이 없는데 일부에서 단점으로 지적하는 것 중 몇 가지를 들어본다면 손떨림 방지 기능이 없다는 점, 틸트식 액정이 아니라는 점, 135기준 35mm 화각이 아니라는 점인데, 손떨림 방지 기능이 없음은 나 역시 조금은 아쉽지만 광각 렌즈라 1/30초 정도까지는 크게 주의하지 않아도 버틸만해서 문제가 되진 않는다. 



2013.12 포항




그리고 틸트식 액정을 채용했다면 단가도 올라갔을거고 (이미 충분히 비싼 똑딱이다) 조작 부가 많아져 바디의 견고함만 떨어졌을테고, 무엇보다 카메라 두께가 증가했을 게 뻔하다. 휴대성이 우선인 카메라에서 두께의 증가는 전혀 반갑지 않다. 다음 세대의 GR이 나오더라도 틸트식 액정은 채택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요즘의 LCD화면은 시야각이 넓어 로우앵글을 잡는데도 별 문제가 없다. 



2013.08 서울




그리고 35mm화각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는 개인 취향이라 별 달리 언급할 건 없지만 내 인생에 가장 사진을 많이 찍고 많이 발전했던 시절이라 추억하는 대학교 3,4학년 시절의 주력 렌즈가 니콘 28mm였다. 그만큼 나는 28mm화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GR의 28mm는 만족스럽다. 



2014.04 서울




지난 2년간 GR은 내게는 핸드폰 만큼이나 평소에 들고 다니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에버레디 카메라가 되었다. 리뷰를 쓰려고 하던 것을 차일피일 몇차례 미루다가 이제야 써보지만 많은 사람들이 호평하는 GR의 이펙트 효과라든지 별 의미없는 기계적 성능 같은건 어차피 다른 리뷰에도 많아서 굳이 언급하지 않았다. GR은 다소 매니악한 측면이 없지 않아 일반적으로 쉽게 남에게 권할 수 있는 카메라는 아니지만 설계 철학이 지향하는 바가 명확해 스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만한 카메라가 있을까 싶다. 스냅을 좋아한다면 꼭 사용해보길.



몇몇 샘플샷으로 리뷰는 마침. 


참. 모든 사진은 나름의 방식으로 보정이 되어 있으므로 판단은 각자가. 보정은 장난질이 아니라 암실에서 인화하듯 작품의 최종 마무리 단계라 생각하므로 JPEG무보정 리사이즈 같은 건 관심이 없다. 





2013.08 방콕






2013.08 포항







2014.11 포항






2014.11 장가계





2013.12 포항





2015.04 포항







그냥 딱 파커스러운 디자인의 만년필. Parker 21. 

Parker 21은 Parker 51의 대성공 이후 일종의 보급형으로 1948년에 첫 출시된 모델로 디자인상의 차이는 거의 없고 파커 51의 레진 계열에서 재질이 플라스틱으로 바뀌면서 좀 더 저렴해졌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단순하고 둥글둥글한 외형이 P-47 Thunderbolt를 보는 듯해 처음에는 참 멋없다 싶었는데 자꾸 보니 이 단순함에서 실용이 느껴진달까? 은근히 매력적이기도 하다. 





이게 2차대전 당시 강력한 엔진과 두터운 철판으로 인한 맷집을 자랑하며 활약한 P-47 썬더볼트. 단순무식한 디자인이 파커 21과 비슷한 느낌. 





뚜껑은 부드럽게 체결되지만, 워터맨처럼 딸깍하지도 않고 스크류식도 아니라 열리기 쉬워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몸통안에는 요렇게 생겼다. 펜촉을 잉크병에 담그고 뒷부분을 4차례 누르라고 되어있다. 요즘 만년필들의 스크류식에 비해 누를 때마다 들어간 잉크가 다시 새어나가서 제대로 들어가긴 하는지 못미덥지만 한번 넣고 나면 꽤 오래 쓰는걸로 봐서 잘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펜촉은 노출된 면이 거의 없는 후드닙 타입. 뚜껑을 열어두고 오래있어도 잉크가 잘 마르지 않도록 하기 위함인데 요즘은 이런 형태의 만년필이 많지 않다. 닙 정보가 따로 표기되어 있지 않은데 적어도 M 이상일 것으로 예상될 만큼 글씨가 아주 굵다. 다이어리나 수첩에 작은 글씨를 쓰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이면지 따위에 뭔가를 기안하며 휙휙 갈겨 쓰기에 좋다. 닙의 느낌은 상당히 둥글둥글하고 잉크 흐름도 줄줄줄 원활하다. 잉크 소모량도 상당히 많은 것 같다.





대략 악필이지만 시필샷. 저기 써진대로 잉크는 파커 큉크 블랙. 글씨가 워낙 굵다 보니 얘는 결재용으로만 사용 중인데 그 용도로는 딱 인듯 하다. 너무 굵어 마땅히 용도를 못찾던 중 얼마전부터 뜬금없이 날인대신 전 직원 서명으로 바꾸라는 지시가 내려져 신나게 사인해주는 중. 복사본 확인 차원에서라 사인용으로는 블루블랙 잉크로 하나 주문해뒀다.









지난 설날 간만에 친구들과 모여서 노닐던 중 시계를 풀어놓고 사진 찍으며 시계에 갓 빠져드는 한 친구에게 뽐뿌질을 하던 중. 

세상에 비싸고 좋은 시계는 많지만 역사성을 가지고 수십년째 같은 디자인으로 변함없이 사랑받는 시계라면 단연 이 두 모델을 손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13.12.15 포항



2013.12.15 포항



2015.01.15 포항



2014.03.18 서울



2014.08.05 청송





2014.11.30 포항 구룡포



2014.12.20 포항


구룡포 근처 작은 방파제에 어선이 들어와 부려놓고 간 고등어들. 어슬렁거리다가 단돈 2만원에 엄청난 마릿수를 들고 왔다. 너무 많이 산 듯. 



2015.01.01 포항



이름도 없는 어느 해변 기가 막힌 장소에서의 새해 일출. 올해도 좋은 일 가득하길.



2015.03.25




집 ↔ 회사만 반복하다 보니 목련이 핀 것도 오늘 처음 봤다. 그것도 밤에.


목련(木蓮)

 

나무에서 피는 연꽃이라는 이름 그대로 봉오리 때부터 꽃잎이 활짝 피기 전까지는 청초하고 고혹한 매력으로 봄을 대표하는 꽃 중의 하나이지만 꽃잎이 지면서 땅에 떨어져 거무튀튀한 갈색으로 시들어 가는 마지막 모습 때문에 썩 좋아하는 꽃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봄을 대표하는 꽃은 뭐니뭐니해도 매화라고 여긴다.


어쨌든 목련하면 2002년의 험난했던 봄날이 생각난다. 당시 입단한지 얼마안된 우리 ROTC 3학년 후보생들은 1월의 첫 동계훈련을 시작으로 개강 후 3월까지 3개월째 선배들의 군기 잡기와 통제된 일상 속에서 긴장되고 피곤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다. (물론 우리학교 학군단은 비교적 소프트했지만) 


학교에선 선배가 지나가지 않는지 사주경계를 부지런히 하며 돌아다녀야 했고, 저 멀리서 보여도 큰 소리로 '충성!'을 외쳐야 했다. 여자친구는 경례하는데 걸리적 거리지 않도록 반드시 왼팔에만 팔짱을 껴야했고, 07시에 학교에 모여 태권도 연습을 해야했으며, 동기들 중 누가 실수를 하거나 하면 단체로 미대 가는 길(그 아름다운 미대가는 길에서..ㅠㅠ) 다리 밑에서 얼차려를 받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새파란 것들끼리 1년 차이가지고 지들은 선배랍시고 어지간히 철든 척, 장교가 다 된 듯 으시대며 설쳤던 것 같은데, 당시에는 물론 그런 삐딱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얼차려를 받고 나서 알이 베기기라도 하면 유난히 오르막 내리막이 많은 우리 학교 캠퍼스를 쩔뚝쩔뚝 거리며 돌아다녀야 했는데, 몸은 만신창이여도 겉으로는 다리미로 각잡은 베레모를 쓰고, 어깨에 뽕이 과도해 누가 입어도 어깨가 딱 벌어져 보이는 더블브레스트수트의 감색 학군단 제복을 입고, 여학생 치마속이 비칠 정도로 닦으라던 검정 단화를 신은 멋진 후보생이어야 했다. -_-; 아 쓸데없이 무거웠던 007가방이 화룡점정..


어쨌든 그런 군기 잡기 과정도 보통 4월 쯤이 되면 어느 정도 완화되기 마련이었고, 그래서 일부 좀 '착한'선배들이나 역시 ROTC출신 대위였던 훈육관님은 우리들에게  '목련 꽃 필 때까지만 버텨라' 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했었다. 공교롭게도 학군단 앞에는 큰 목련 나무가 있었고, 진짜로 그넘의 목련이 딱 피면 생활이 풀리려나 기대하며 목련 나무를 쳐다보며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진짜로 목련이 피고나서 생활이 풀렸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어쨌든 그 '목련 필 때까지 버텨라' 라는 말은 아직도 목련이 필 때마다 떠오른다. 그런데 그 때는 참 아득하게 멀게만 느껴졌던 그 목련 피는 날이 기껏해야 3월말이었다니. 13년전 그토록 기다렸던 목련꽃은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활짝 필 준비를 마쳤다. 


목련이 피면서 올 한해도 벌써 1/4분기를 넘어가고 있다..



2015.03.25


원래 턴테이블 침압계로서 산 녀석인데 요즘은 이렇게 홍찻잎 우릴 때 정확히 계량하는 용도로 쓰인다. 턴테이블 좀 돌려줘야 하는데 요즘은 너무 안듣는 듯.

단기간에 걸쳐 찻잔을 몇 개나 지르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어느 정도(?)만 갖추고 나면 그만해야지 다짐하며 그 '어느 정도'에 속하는 것들을 나름대로 정해보았다. 주로 영국제 찻 잔들에 관심이 갔고 非영국제로는 딱 두 종류가 소유욕을 자극했는데, 하나는 독일 마이센(Meissen)의 Blue Onion 라인이었고 또다른 하나는 러시아 로모노소프(Lomonosov) Cobalt Net 라인이었다. 




두 종류 모두 파란색을 주제로 한 자기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내가 파란색을 참 좋아하긴 좋아한다 싶은데, 마이센의 블루 어니언은 조선에서도 만들어내던 중국의 청화 백자를 모방한 제품임에도 유럽에서 최초로 도자기 제작에 성공했다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고 오늘날에도 명품으로서의 위치가 탄탄해 다소 수수해 보이는 외모에 비해 가격도 만만치 않다. 반면 로모노소프의 코발트 넷은 파란색 그물망에 금으로 그려진 문양들이 어우러져 러시아 황실에 공급되던 자기라는 명성에 걸맞는 상당히 화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성격상 어차피 언젠가는 살 것 같아 이왕 살거 빨리 사자는 합리적(?) 결론을 내렸다. 마이센은 좀 더 보는 안목이 키워지면 알아보기로 하고 먼저 로모노소프를 알아보니 국내 가격은 정말 깜짝 놀랄 수준이다. 복잡한 유통과정과 관세,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은 수입사들의 의도가 더해졌는지 모르겠지만 비싸도 너무 비싸다. 한 눈에 확 들어오는 화려한 디자인에다 이렇게 비싼 가격까지 더해지니 그릇 좀 좋아하는 일부 사람들 사이에선 거의 선망의 대상이던데 나는 그렇게 비싼 비용을 지불할 생각은 없었다. 결국 이번에도 이베이를 공략하기 시작했는데 그다지 많은 물건이 올라와있지도 않을 뿐더러 짝퉁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가격대가 국내에 비해 저렴했고 그리 비싸지 않은 중고제품에도 입찰자가 많지 않다. 상대적으로 물건이 많은 영국의 로얄 알버트나 파라곤 제품들에는 항상 입찰자가 많은 것과는 너무 비교되는 의외의 모습이라 로모노소프 역시 국내에서 다소 과장된 이미지의 브랜드가 아닌가 살짝 의심도 된다.. 그래도 이쁜 건 사실이라 하나를 눈여겨 보며 입찰했고 별다른 경쟁없이 수월하게 한 조를 구할 수 있었다. 





Lomonosov - Cobalt Net Tulip Tea Cup


정상적으로 소서에 올려두고는 안찍고 뒤집어서 먼저 찍었다; 미국의 셀러에게서 구입한 물건인데 적어도 배송하기 전에 한 번은 씻을 법도 한데 먼지도 제법 많고 잔 내부에 얼룩 마저 있었다. 물론 셀러의 제품 설명에 90년대말에 구입한 후 거의 쓰지 않고 보관만 해온 것이라 먼지가 앉거나 때가 묻었을 수 있다고 적혀는 있었지만 그래도 그냥 그대로 보낼 줄이야;;; 셀러도 참 대단한 사람인 듯. 하여튼 개봉 후 회사 탕비실에 들고가 깨끗이 설거지 해줬더니 다행히 반짝반짝 상태가 좋다. 잔 아랫면의 스탬프는 요즘 나오는 제품들과 차이가 있다. 





모든 페인팅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손잡이에도 신경써서 금으로 무늬를 그려뒀다. 잔과 소서의 화려한 그림과 튤립 형태의 디자인에 비해 손잡이의 디자인은 너무 평범하지 않나 싶은데 금으로 그린 무늬가 심심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바로 위에서 바라본 모습. 잔의 크기는 일반적인 찻잔에 비해 큰 편으로 가득 채울시 약 250ml 정도 들어가며 보기 좋게 예쁘게 담으면 220ml 정도가 들어가는 수준이다. 티포트를 쓰지 않고 간단하게 티백을 우려 마시기에는 딱 좋은 사이즈. 다만 차를 그 정도 채우면 무게가 꽤 무거워지는데 역시 저 손잡이가 뭔가 좀 어설프다. 손가락이 편하지 않고 무게감이 많이 느껴지고 잔의 옆 면에 손가락이 닿아 뜨겁기도 하다. 드는 요령이 생기면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저 손잡이는 조금만 더 신경을 써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래도 모든게 용서되는 화려한 코발트 넷과 금장의 조화. 소서 위에 잔을 올려두고 이렇게 바라보면 정말 아름답고 화려하다. 물론 눈을 부릅뜨고 구석구석 살펴 보면 완벽하지만은 않은데, 잔 아랫 부분이나 소서의 가장 자리 등의 금장 칠 폭이나 도료의 두께가 조금씩 편차가 있긴 있다. (공식 수입업체에서도 모든 무늬가 핸드 페인팅이라 완벽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언급을 해둠) 로얄 알버트도 그렇고 금으로 칠하는 부분은 원래 다소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이해하는게 좋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 만년필도 그렇고 시계나 등등 대부분의 물건들에 '금장'을 상당히 싫어하는 편인데 이상하게 찻 잔은 금장 무늬가 들어간 것이 좋다. 





퇴근이 다소 늦었지만 새 찻잔이 왔으니 한 잔 안마실 수 없지. 티백으로 간단히 마시고 잘까 하다가 새로산 Twinings의 Earl Grey 틴을 개봉해서 우려냈다. 확실히 잔이 크니까 우려낸 다음 티포트로 옮겨서 2번 따라 마실 필요가 없어서 좋다. 어차피 2조를 산 것도 아니니 혼자 마실 때 주력 찻잔이 될 것 같다. 



대부분의 찻잔들이 사진보단 실물이 낫던데 솔직히 말하면 얘는 사진이 나은 것 같다. 실물이 예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워낙 사진발을 잘 받는 화려한 잔이다 보니 기대가 너무너무 컸던 것일 수도. ㅎㅎ  



2015.03.17

퇴근 후 본가에 잠시 들러서 노닐다가 책상 위에 엄마 만년필이 놓여 있는 걸 발견했다. 요즘 만년필로 금강경 필사를 하신다더니 그 만년필인가보다. 어릴 적부터 봐왔던 만년필이었지만 그 때는 크게 관심이 없다가 오늘은 좀 유심히 살펴보며 이면지 위에 몇 자 휙휙 갈겨봤다. 파커답지 않게 글씨가 제법 가늘게 써지기에 닙을 봤더니 14K에 XF. 이정도면 분명 그 당시엔 제법 고가의 만년필이었으리란 예감이 든다. 


만지작 거리고 있으니 아버지께서 '그거 하나 더 있다.'고 하시며 서랍장을 뒤지기 시작하셨다. 어릴 적 부터 '엄마 만년필'로만 알고 봐왔던 만년필인데 이게 하나가 더 있었다니. 궁금 하다고 찾아 달라고 했더니 아버지도 오랫만에 생각이 나셨는지 서재 부터 안방 서랍장까지 뒤지시기 시작하셨다. 내려놓은 커피는 다 식어가는데 한참을 뒤지시더니 안방에서 가지고 나오신 주머니 안에는 부모님이 학창 시절에 쓰셨던 Parker, Pilot 같은 여러자루의 만년필이 들어있었고 그 중에 엄마 만년필과 똑같은 이 만년필이 한 자루 있었다.


바로 요 녀석.





구글을 통해 확인한 모델명 : Parker 75 - Stering Silver Cisele



좀 낡았다 뿐이지 요즘 나오는 파커 소네트 라인과 비슷한 음각 처리된 격자 무늬의 베럴과 늘씬한 라인은 세월이 지나도 무척 세련된 느낌이다. 거기에다 베럴과 뚜껑의 재질이 무려 은! 순은 다음으로 불순물이 적으면서 가공성을 갖춘 표준은(Stering Silver)을 사용한 모델이다. 예상대로 꽤 고가의 모델인 듯 구글에 자료도 엄청나게 나온다. 이베이를 뒤져보니 여전히 거래가 꽤 활발한데 제일 비싸게 올라온건 무려 $349.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50~200사이에 형성된 매물들이 제일 많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가격대로 거래되고 있는데 4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정도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걸 보면 70년대 말 당시 우리나라 소득수준과 물가수준을 논외로 하고라도 꽤 고가였을듯 하다. 이 비싼 만년필이 왜 똑같은 것으로 두 자루나 있냐고 여쭤봤더니 대학원 시절 두 분이 사귀실 때 똑같이 사서 사용하시던 즉, 요즘 말로하면 '커플 만년필'이었다고 한다. ㅎㅎ





요즘도 어지간해서는 EF Nib 이하로는 보기가 어려운데 얘는 무려 XF Nib이다. 부모님이 학생 시절이었던 때 산 것이라 깨알같은 노트 필기를 염두에 뒀던 것일까.




두 분의 추억이 어린 40년이 다되가는 만년필을 내가 가져와도 되나 싶었지만 호기심이 발동해 가져가서 써보겠다고 세척을 시작했다. 펜촉을 물에 담그니 검은 잉크가 끝도 없이 나온다. 보통 여러차례 컨버터로 물을 빨아줬다 빼내면 더이상 잉크가 안나오는데 얘는 정말 한참을 반복해야 했다. 이 잉크는 언제 마지막으로 들어갔던 잉크였을지도 궁금했고 멀쩡히 잘 써질까도 걱정됐다. 내가 그렇게 촉을 청소하는 동안 아버지는 베럴을 치약으로 닦아 광택을 살리고 계셨다. 






청소를 다 하고 제 짝인 Parker Quink Black을 넣어주고 집에 돌아와 로디아 노트에 오늘자 일기 비슷한 내 잡설을 또 몇자 끄적여봤다. 초반에는 오래 안써서 그런지 다소 흐름이 원활하지 않더니 금세 부드럽게 술술 잘 나온다. XF Nib이라 그런지 파커 치고는 글씨도 가늘게 써져서 이런 줄 노트나 다이어리에도 충분히 쓸만한 것이 맘에 든다.지금도 세 자루의 만년필을 쓰고 있지만 이 파커 75는 메인으로 쓰기에도 손색이 없는 디자인과 필기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나로서는 알 수 없는 두 분의 젊은 시절 아름다운 추억과 이야기가 깃들어있을 소중한 만년필이라 더욱 가치가 느껴지는 이 만년필. 나도 오래오래 간직해야겠다..



p.s. 너무 간만의 포스팅이라 글도 안써진다. 



2015.03.10. 





Nib 부분 접사샷 추가.












지난 6월 이사를 했다. 


이사하면서 당연히 가구 배치나 여러가지가 변경되었는데 내게 있어 가장 큰 변화는 오디오 시스템의 거실 점령이 불가능해진 것.






요렇게 세팅되어 있던 오디오 시스템들이..






이렇게 골방으로 이동..


사실 음악 듣기엔 골방이 좋긴 한데 좌우 폭이 좁아지니 스테이징이 좁아져 대편성을 들을 때 뭔가 맘에 안든다. 좌측은 책꽂이 우측은 벽면이라 아무래도 반사의 차이도 있고 앰프의 밸런스 단을 조정해도 왠지 균형감이 떨어진다. 소편성이나 보컬 곡들은 괜찮은데..  흠.. 하여튼 각설하고.






이사후 거실의 모습.


예전 집엔 오디오 시스템을 둬서 꽉찬(지저분한..) 느낌이 들었는데 TV만 달랑있으니 뭔가 허전하다. 와이프는 내 오디오들을 골방으로 쫓아내고 나니 속이 시원한 듯 하지만 난 이 허전한 공간을 채우고 싶어졌고 한동안 잊고 있던 5.1채널 사운드에 대한 열망이 슬금슬금 살아나기 시작했다. 블루레이 플레이어에는 그에 걸맞는 훌륭한 사운드가 보태져야 훨씬 진가를 발휘하지 않겠냐며. 


하지만


1. 5.1ch로 구축시 프론트/센터/우퍼/리어스피커에다 거기에 연결될 케이블 등등은 곧 태어날 아기에게 위험천만한 것들이고


2. 아파트에서는 층간 소음 문제로 어차피 우퍼 쾅쾅 울리며 시원하게 듣기가 어렵고 볼륨을 낮추자니 그럴거면 이걸 왜 샀나 싶고


3. 생각해보니 난 영화 보는 걸 크게 즐기지도 않는다는 거 (쓸데없이 사운드 욕심만)



그래서 5.1ch에 비해 리어 스피커가 없어 덜 거추장스러운 2.1ch 보스 시네메이트 GS2도 고려했는데 결국은 그냥 가장 깔끔하게 가기로 했다. TV 스피커의 쨍쨍거리는 사운드보단 괜찮게 들어보자. 심플하게. 그래서 택한 것이 보스의 솔로 티비 사운드 시스템이다. 제품설명은 보스 홈피에 있던 내용 참고.










요약하자면 '간단한 설치로 보다 훌륭한 TV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것'이 컨셉인 제품이다. 사운드는 사실 들어보고 구입하는게 맞지만 집에 Wave Music System ll, Soundlink Wireless Mobile Speaker, 101it까지 세 종류의 보스 스피커가 있다보니 얘도 딱 특유의 보스 느낌이 아닐까 싶었고 몇몇 리뷰들을 읽어보고 대충 감이 잡혔다. 어쨌든 호불호는 갈려도 기본 이상은 하는 Bose니까 믿고 고고.





그리고 물건 도착. 보스 공식 쇼핑몰은 배송도 나름 빨라서 좋다. 

택배 포장 개봉용치고는 좀 살벌하게 생긴 거버 나이프. 같은 멀티툴이라도 스위스의 빅토리녹스는 선물용으로도 인기일 정도로 예쁘지만 미국제 거버는 그냥 딱 공구의 느낌이다.






겉 박스를 여니 나타나는 본 포장. 납작하지만 꽤 넓다. 보증서는 보스 제품들이 늘 그렇듯 저렇게 박스 바깥에 붙어있다.






포장을 여니 전원버튼/음량조절/음소거 기능만 있는 단촐한 리모컨과 매뉴얼, TV와 연결하는 옵티컬 케이블이 놓여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이렇게 보스 솔로 티비 사운드 시스템 본체가 들어있다. 저렇게 두라고 해도 안할 것 같은데 TV를 가운데 잘 맞춰서 올리라고 친절히 그림이 그려져 있다.






보스답게 만국에서 사용가능하도록 다양한 전원 코드가 들어있다. 애플은 이런 것도 트래블킷이라고 따로 파는데. 






제품의 전면. 그릴 망 사이로 내부에 스피커 유닛이 보인다. 좌우 각 2발씩 총 4개의 유닛이 들어있다. 






제품의 후면. 저음을 내주는 덕트가 좌우에 있고 가운데로 각종 입력 단자들이 보인다.






각종 입력단의 모습.

좌측부터 전통적인 RCA  / 옵티컬  / 코액시얼. 요즘 TV들은 RCA 출력 단자가 없는 경우도 많아 대부분의 경우 가운데의 옵티컬 단자끼리 연결해주면 된다. 별도의 AV리시버나 앰프처럼 소스 셀렉트 기능은 없기 때문에 3개의 입력단 중 사실상 하나만 사용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어차피 셋톱박스나 DVD/블루레이 플레이어는 TV의 입력단에 연결하고 이 제품은 TV하고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전혀 문제없다.


입력단 우측의 서비스나 데이터 단자 쪽은 실사용에 필요가 없고 맨 우측이 전원 단자. 보다시피 프리볼트 제품이라 해외직구를 해도 변압기가 필요없다. 나는 해외배송 기다리기도 싫고 이 녀석은 다른 보스 제품들에 비해서 해외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정품으로 구입했지만 한 푼이라도 아끼려면 보스는 해외직구가 답인 듯 하다. (가격 차이가 꽤 심한 제품들이 많다.)






연결할 선이 달랑 2개라 뭐 특별히 할 것도 없이 간단히 설치하고 위에 TV를 올려봤다. 이사하고 나니 좁은 집에서 쓰던 TV가 좀 작아보여(42인치) 불만이었는데 마침 위 사진처럼 제품 위에 직접 올릴 수 있는 최대 사이즈로 보스에서는 42인치까지를 권장하고 있다. 그 이상의 경우는 무게 때문에 문제가 있고 스탠드 자체도 커서 힘들 것 같다.






BOSE 로고 아래의 초록색 불이 전원 표시등. 뭔가가 표시되는 것은 저 불빛이 유일하고 보스 웨이브 뮤직 시스템(III 이전 버전)과 마찬가지로 본체에 아무런 버튼도 없어서 디자인상의 깔끔함을 추구하고 있다. 반면 전원 ON/OFF, 볼륨 조절이 오직 리모컨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잃어버리면 난감해진다. (분실시 별도 구입은 가능, 말도 안되는 가격 33,000원)






전체적인 샷. 보다시피 있는 듯 없는 듯 별 티가 나지 않는다. 어느 거실에 배치해도 이것으로 인해 인테리어가 확~ 산다거나 얘만 동동 튀지도 않고 아주 무난하고 심플하다. 벽걸이를 하지 않은 우리 집인지라 쇼파에 앉았을 때 티비가 조금 낮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조금이나마 높아진 장점은 있다. 



지금까지 디자인이랑 별 것도 없는 기능들을 대략 적어봤다만 스피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사운드!


글로써 전달함이 불가능한 부분이지만 대략적인 느낌을 적어본다면 TV 스피커에 비해서는 확실히 개선효과가 있다. 후면 덕트 덕분에 영화를 볼 때도 꽤 둥둥거려주고(보스하면 역시 둥둥둥) 대사 전달력이 보다 명확해져서 야구 중계 볼 때도 산만함이 줄었다. 특히 음악이 주가 되는 방송에서는 확실히 위력을 발휘한다. 뮤직 비디오 혹은 공연 실황을 즐겨 보거나 나가수/슈스케/히든싱어 등 음악프로, 그리고 영화 중에서도 맘마미아, 드림걸스 같은 뮤지컬 영화를 보는 비중이 높은 사람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일 듯 하다.


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전쟁 영화를 보면서 총알이 핑핑 날아가고 뒤에서 폭탄이 터지고 이런 입체 음향을 추구한다면 이 제품으로 만족하기는 어렵다. 영화를 우선시 하는 사람들은 그냥 5.1채널로 가는게 백번 옳고 리어 스피커가 부담스럽다면 가상 5.1채널을 지원하는 2.1채널 제품들도 좋은게 많이 나오고 있으니 그런 걸 사는게 낫겠다 싶다.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약간 애매한 제품이 아닌가 싶다. 홈시어터로서의 입체 음향 효과는 거의 없고 TV사운드의 개선 효과에 투자하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인지 해외 어느 블로그에서는 이 사진으로 마무리하고 있던데.






ㅋㅋㅋ 


이왕 산거 열심히 잘 써야겠다. 안사봤으면 궁금했을거야. -_- 






마지막으로 친구 사진 하나. 편하게 듣기는 얘만한 것도 없다. Bose Wave Music System ll





산수이 70년대 명기 7070리시버. 7070, 8080, 9090까지 출력별로 거의 같은 디자인으로 출시되었던 70년대의 명기다. 이 중 7070이 출력은 가장 작지만 소리는 가장 예쁘단 평들도 많은데 구입한 물건의 우드케이스가 영 맘에 들지 않았다. 일단 제짝이 아닌 새로 주문 제작한 것 같으며 주문 제작치곤 만듦새도 훌륭하지 않은데다 보다시피 검정색 시트지를 붙여둬 영 빈티지 같은 운치가 살지 않는다. 


이런 우드케이스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보이스우드에 의뢰하면 정말 멋지게 만들어주겠지만 일단 가격이 18만원 정도 하는지라 이 리시버 구입 가격 + 빌라소리사에서의 오버홀 비용까지 감안하면 얘한테 거의 70만원이상을 투자하게 되는 셈이라 망설여지던 차에 아예 저 검정 시트지를 벗겨버리고 무늬목 시트지를 새로 입혀보면 어떨까 하는데 생각이 이르렀고 결국 과감히 실행에 옮기기로 결정했다. 만약 망치면 보이스우드에 주문 제작할 생각으로.






케이스에서 빼낸 산수이7070과 검정시트지를 모조리 뜯어낸 우드 케이스. 진짜 저거 뜯는데만도 한참이 걸렸다. 손도 아프고.. 어찌나 잘 붙어있는지; 예상대로 뜯어보니 대충 합판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전문적인 곳에 의뢰했다기 보단 손재주 조금 좋은 전 주인이 직접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싶은 딱 그 정도의 퀄리티다. 좀 좋은 품질의 원목이거나 했으면 사포로 한번 샌딩하고 어찌 해볼까 했다만 역시 예정대로 무늬목 시트로 덮어버려야겠다. 흉하다.






적당히 잘라낸 시트지를 앞뒤좌우 충분한 여유 길이를 확보하여 상판부터 덮어버렸다. 핸드폰 액정 필름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면적이라 잘못하면 끝이단 생각에 긴장도 되었다만 기본적으로 두께가 있는지라 잘 울거나 하진 않았다. 일단 상판부터 좍좍 펴 눌러주고..






각이 생명이기에 모서리 부분은 열심히 손으로 문지르고 눌러주고 당겨가며 붙히는 수 밖에 없다. 헤라 같은거나 없음 다른 걸로라도 펴주면 될텐데 귀찮아서 손으로 열심히 했더만 손이 다 따끈따끈하다.






확실히 이런 접합 부분은 스킬이 필요한 듯. 가구 리폼하는 사람들이 보면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넓직한 면적은 나름 잘 붙였다만 역시 이 쪽은 실력이 드러난다.






한시간 조금 넘게 걸렸나. 드디어 다 작업하고 새 집에 들어가는 산수이7070. 어찌나 무거운지..






완성! 사실 이거 보단 좀 더 붉은 색상이었으면 했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살짝 아쉽지만 이만하면 된 것 같다. 확실히 시꺼먼 시트지 붙어있을 때 보단 훨씬 예쁘구만.






빛 좀 받는 곳으로 옮겨서 다시. 확실히 이젠 집안 분위기랑 좀 더 매칭이 잘 되는 것 같다. 오디오는 소리도 소리지만 눈으로 듣는 소리도 무시못하는 지라 아무래도 모양도 이뻐야 더 맘에 드는 법. 처음해본 것 치곤 나름 만족스럽게 작업이 되었다. 뒤편에 어렴풋이 보이는 애들은 우리집은 좁아서 둘데가 없어 본가에서 테스트 중인 산수이2000과 AR4. 얼른 이사가야 하는데..







2014.03.22 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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