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겨울, 포항



































2015.12.13 영덕군 강구면 화전리



몇년만에 다시 꺼내든 롤라이35의 3롤째만의 성공작. 첫롤은 유통기한이 너무 많이 지난 Tri-X라 현상 결과 자체가 수습이 안될 정도라 다 날려먹었고, 두번째로 넣은 롤라이 레트로400S는 현상소에서 망쳐놨다. 포토피X는 한번씩 어이없는 현상을 보여줄 때가 있는데 롤라이 레트로400S는 두번 맡겨 두번 다 엄청난 과다현상으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잘못된 현상 데이터를 적용한다는 의심이 들어 해당 필름은 다른 곳에 맡겨야할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엔 유통기한 안지난 정상적인 Tri-X를 넣고 찍었고 다행스런 결과물을 얻었다. 롤라이35에 새 배터리를 넣어두고 카메라가 주는 노출값이 얼마나 적정한지 확인해보려던 것이 3롤이나 찍은 끝에 드디어 확인이 되었다. 원래 5.6V의 배터리가 들어가지만 이제는 더 이상 구할 수가 없어 대신 LR44 3알과 LR43 1알을 겹쳐 6V가 되는 조합으로 사용 중인데 카메라의 ISO세팅을 +1STEP으로 두고 측정하니 적절한 노출값이 나오는 것 같다. 


목측의 불편함이 따르지만 결과물을 보고 나니 역시 롤라이35다. (독일제로 구하고 싶다..)




Nikon F3HP / ai-s 50mm 1.4



내 20대의 절반동안 언제나 No.1이었던 카메라. 전역 후에는 Contax IIa를 비롯해 Rolleiflex 등의 클래식 카메라들에 미쳐 뒷전에 밀려나긴 했지만 여전히 가장 듬직한 카메라를 꼽으라면 나에겐 F3다. 보통 8년 주기로 풀체인지되는 니콘의 플래그쉽 모델들 중 유일하게 20년 가까이나 되는 긴 기간동안 생산되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던 카메라. 오랜만에 Tri-X 한 롤을 넣어줬다.  














































2015.09.26 포항


이베이에서 낙찰받은 50mm 2.8 Red Feet Elmar의 첫 테스트겸 M3에 코닥 Tri-X 400을 넣고 아침 일찍 죽도시장 인근을 돌아댕기며 한 롤을 찍었다. 이왕이면 좀 더 올드한 느낌이 나길 바랬는데 엘마 최후기형이라 그런지 의외로 상당히 깔끔하고 현대적이다. 좀 더 구수한 맛을 느끼려면 L마운트용 무코팅 엘마를 써봐야하나. 만족스럽긴 한데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잘나와서 실망(?)스런 레드핏 엘마. 




2015.10.17 제주도


아침 일찍 기어나와 라떼 한잔하던 재미



2015.10.04 포항


구룡포 일대의 일본인 가옥들이 '근대 문화 역사 거리'라는 이름으로 정비되고 나니 일본식 선술집이 들어서고 기모노를 빌려주는 가게까지 생겼다. 원래 일본 가옥들은 '적산가옥' 이라 불리며 그 명칭에서부터 가치관이 뚜렷이 반영되어 있었는데 구룡포는 무슨 추억에 젖는 공간처럼 변해가고 있다. 


마냥 이국적인 풍경을 즐기며 '적의 옷'을 입으며 기념촬영하는 그런 분위기로 흘러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2015.07.04 안강


거의 5년만인가. Contax IIa로, 그리고 필름으로 사진을 찍은 것이. 이날 이후 다시 손맛이 그리워 필름으로 요즘은 열심히 사진질 중이다. 최근 몇년간 느껴보지 못한 오랜만의 열정과 설레임이 솟아나는 필름 사진의 르네상스 2015년. 


























2003.12.10 서울 이문동



2003.07.23 서울



2001.01 안동 풍산장터




2003.01 베트남 호치민


왠지 그냥 베트남이라면 이런 이미지가 딱 떠오른다. 다녀온지 10년도 넘게 지났으니 요즘은 얼마나 달라졌을런지.





2003.01 베트남 호치민



2001.07 서울


할부지 손 잡고 외출~









2001년 서울 무악동


오래되어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재개발이 추진 중이라 아마 이 곳도 예전의 모습은 아닐 듯 하다.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활달했던 다른 친구들과 달리 유달리 하얀 얼굴에 무심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던 아이. 





2001.01 안동



2000.10.19 녹천





2000년 가을 영종도


이 때만 해도 인천공항을 건설 중인 때라 월미도에서 배를 타고 건너 갔었다. 요즘도 이렇게 갯벌에서 조개를 캘 수 있는지.

사진찍고 아주머니들이 주시는 소주를 두어잔 받아마셨다. 진흙이 묻은 호미로 콕 찍어 주시던 사과 한조각이 안주.


2004년 자대 배치 후 첫 유격훈련에서 찍었던 사진 중 하나. 군에서 쓸 목적으로 산 가격대비 성능 최고의 올림푸스 뮤2로 찍었던 컷이다.

포병학교에서 2주간 걸친 유격훈련을 받은 후 자대에서 받는 유격훈련은 행군 말고는 크게 할 일이 없었다. 우리 대대에 꼽사리로 붙은 여단본부 병력들 인솔하는게 초임 소위의 임무였다. 다른 대대 유격훈련이라 빡쎄게 뛰고 싶은 생각이 당연히 없는 여단본부 병력들은 유격 훈련 내내 완만한 동작으로 늦게 집합해서 우리 대대 병력들만 다 같이 기합을 받았는데 하루는 폭발한 내가 유격훈련장에서 X욕을 해가며 굴렸는데 대대장이 뒤에서 보는 줄도 모르고 그랬었다는;;;

군에서 찍었던 필름들은 안타깝게도 대부분을 분실하고 말았는데 인화조차 하기 어려운 퀄리티의 리사이즈 스캔본만 이렇게 남아 옛 추억(?)에 빠지게 하고 있다. 유격훈련은 정말 힘들고 생각조차 하기 싫다고 하지만 장교 임관 후 OBC과정에서 받았던 2주간의 유격은 나름대로 멋진 추억으로 남아있다.

2004 파주











2009.10.18 안면도

몇년만에 다시 찾은 안면도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2001년이 마지막이었던가..
일몰을 담으려는 사진가들이나 많이 찾던 한적하던 안면도는 꽃박람회 등으로 유명세를 타며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 되었다. 활기찬 풍경도 나쁘지 않았던 청명한 하늘 아래 여유로웠던 지난 가을 여행. 입맛이 변했는지 대하는 이제 그닥 먹고 싶지 않다;


송도 해수욕장의 모습을 뒤바꿔놓은 해안도로 공사도 거의 마무리되었다.




축대가 쌓아지고 아스팔트가 덮인 도로가 차지해버린 모래사장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다. 뭐 이미 해수욕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던 송도해수욕장이었지만 한적한 분위기를 느끼러 찾아오기 좋았던 곳 하나가 결국 사라졌다.




반면 다 쓰러져가던 빈 집들과 상가들은 이 도로의 개통과 함께 다시 살아나게 될지.. 오늘 신문기사를 보니 모래사장을 엎어서 도로를 만든 포항시에서 송도해수욕장 모래사장 복원을 추진할 계획이라던데 파괴하기 만큼 복원하기도 쉬울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어쨌든 모래사장이 포항시의 계획대로 성공적으로 복원되고 다시금 많은 관광객들이 찾게 될 명소로 거듭난다면 이런 흉물스런 폐가들 대신 번듯한 건물들이 삐까뻔쩍하게 들어설지도 모른다. 광안리처럼 변해버린 북부해수욕장처럼.




프레임만 남은 문. 송도의 골목길.




방파제 근처의 선착장 주변. 21mm Biogon의 광활함을 다루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사진은 뺄셈의 예술이라 했건만 이것저것 다 들어오는 화각은 절제를 요한다.




꽃샘추위도 이제 거의 물러간 듯 하다만 바닷바람은 쌀쌀하다. 아직은 저 난로와 잡목 땔감이 유용하리라.




방파제 위에는 허름한 횟집들이 모여 있지만 언제나 한산하다. 누군가는 이 허름한 곳에서 투박하게 썰은 회 한점에 소주를 털어넣는 운치를 즐기겠지만 내가 한 번 그렇게 해본바로는 이 곳의 회 맛은 솔직히 그닥이었다.




송도해수욕장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이 '평화의 여상' 뿐인듯 하다. 촌스럽기도 하고 조형적으로도 우수해보이진 않지만 송도 해수욕장에 대한 크고 작은 추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송도의 상징으로서 뇌리에 기억될 수 있는 것 중 하나일 듯 하다. 나 역시 해안도로가 건설된다고 했을 때 이 것은 좀 남겨줬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다행히 위치를 조금 옮겨 보존되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무조건 갈아 엎어버리는 불도저식 개발 시대는 지나갔음을 느낀다.

어쨌든 송도의 변화에 대한 큰 가치 판단없이 심심할 때면 들러 셔터를 눌러온지도 몇 년이 되었다. 그동안 송도의 모래사장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했지만 이제 또 복원을 한다니 틈날 때면 한번씩 들러 또 그 모습을 담담하게 기록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2010.03.28 포항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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