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놔;;
혜정이 차 사고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번엔 내가 퇴근 길에 사고났다 -_-;;




일단 비젼드라이브 블랙박스 영상을 보자~ ㅎㄷㄷ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당시엔 정말 몰랐었다.
갑자기 차가 솟구치며 왼쪽으로 급격히 기울며 튕겼고 다시 내려오면서 도로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 핸들을 부여잡고 브레이크를 밟았던 기억밖에. 단순한 접촉이나 충돌이 아닌 우당탕탕하며 차가 상하좌우로 심하게 요동쳤기에 일단 놀랬을 뿐이었다;

차를 세우고 순간적으로 든 생각은 마주오는 차를 피하느라 지나치게 오른쪽으로 붙다가 도로 변에 쌓아둔 석재들에 차 오른쪽 편이 심하게 부딪혔구나 라는 거였는데 차에서 내려보니 오른쪽 편은 말짱한 것; 그럴리가 없는데~ 하며 한바퀴를 돌아보니 왼쪽 뒷 휀더와 범퍼가 아작이 난 상태였다;; 사건은 이러했다.





이 문제의 석재들 -_-;; 빠드득!  이 도로는 중앙선 없는 좁은 도로로 마주 오는 차들이 서로 측면으로 붙이면 굳이 한쪽이 멈추거나 하지 않아도 통과는 할 수 있는 정도의 폭이다. 물론 버스나 트럭 같은 차들을 만나면 한쪽으로 피해서 서지만 같은 승용차끼리면 충분히 지날 수 있는 폭인데 문제는 하필 내가 피하는 지점에 있던 도로로 쏟아져나온 저 석재들이었다. 결국 맞은 편 차를 피하느라 바짝 붙었던 내 차의 오른쪽 앞바퀴가 저 돌을 타넘었고 그 높이로 인해 차는 순간적으로 솟구쳤다가 왼쪽으로 급격히 쏠렸던 거 였다. 맞은 편 차의 라이트 불빛에다 상대방 차와의 통과 간격이 신경쓰이다 보니 도로에 불쑥 튀어나와있는 저 석재를 미쳐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은 내 잘못이라고 할 수밖에 없지만 블랙박스 영상을 몇번을 다시 봐도 저걸 발견하긴 쉽지 않았을 거 같다; (아닌가? ㅠㅁㅠ)





어쨨든 그렇게 차가 솟구쳤다 내려오면서 왼쪽으로 튕겼고 그러면서 이렇게 마주오던 카렌스의 운전석 쪽 두 문짝을 긁어 놓았다. 하필 이 차의 차주는 야간조 출근하던 우리 회사 현장직 분이었다는 거 ㄷㄷ  차가 심하게 튀었던지 몇번이고 괜찮냐고 물어보시던데 차가 많이 튀긴 튀었나보다;





그리고 내 차; 뒷 휀더 찌그러지고 범퍼 밀리고 기스나고 테일램프 커버 깨지고; 다행히 테일램프는 커버만 깨지고 방향지시등을 비롯한 전구들은 멀쩡해서 걱정없이 집까지 복귀는 할 수 있었다. 문제는 하필 저 망가진 판이 휀더부터 C필러를 거쳐 A필러까지 이어지는 가장 큰 부품이라는 거다. 범퍼는 깨지거나 한 부분은 없으니 도색하고 범퍼 가드 몰딩만 교체해도 될 것도 같은데 저 휀더 어쩔거냔 말이다;; 





사고 상황을 인지하고 나서 다시 앞을 보니 역시나 앞범퍼에도 흔적이 남았다. 뭐 이런거야 별거 아니다만 엄청난 충격이 가해졌으니 얼라이먼트도 필히 손봐야할 거 같다.


어쨌든 같은 회사 동료고 하다 보니 크게 언성 높이지도 않고 좋게 잘 얘기하고 보험 접수 후 일단 돌아왔으나 어쨌든 내 과실이 높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도로에다 저 따위로 석재를 쏟아놓은 녀석이나 업체를 찾아 보상을 청구하거나 그게 안된다면 할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데미지를 주고 싶지만 일단은 견적이나 적게 나오길 바래야할 거 같다. 근래들어 가까운 사람들의 자잘한 접촉 사고들이 잦았는데 나도 당했다. 흠흠.. 사람 안다친 걸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고 액뗌한 셈 쳐야겠다는; 젠장젠장


2010.08.09 퇴근길



지난 7월 31일. 올 시즌들어 처음으로 야구보러 가기로 하고 출근했다가 혜정이를 만나려고 기다리던 중. 전화가 왔다.
 
교통사고가 났으니 좀 와달라는 것;; ㅎㄷㄷ 이건 뭐냐 싶어서 마구 밟아서 달려갔더니 갓 길에 차를 세워두고 혜정이는 상대측 아줌마와 옥신각신 중이었다. 혜정이 차는 왼쪽면이 쓸리면서 휀더와 범퍼가 찌그러졌고 오른쪽 타이어는 인도 턱에 부딪히면서 터졌다. 휀더가 찌그러지는 바람에 운전석 문도 안열리는 상태였고 상대차인 구형 프라이드는 솔직히 어디가 긁혔는지도 모르겠고 (워낙 낡은 차라) 오른쪽 사이드 미러가 떨어져있었다. 혜정이 말에 따르면 2차로에 있던 프라이드가 갑자기 우회전을 한답시고 급차선 변경을 해 미쳐 피할겨를도 없어 우회전 하는 방향으로 급히 방향을 틀었으나 이 개념 상실 프라이드가 밀어 붙이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하고 아줌마는 이에 질새라 '학생 운전을 어떻게 하는거야!'로 일단 포문을 열며 자기는 정상적으로 3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는데 혜정이 차가 바짝 붙어서 방향 틀다가 들이 받은거라고 하고;;

이거 뭐하자는 플레이야;; 일단 둘다 3차로에 있었단 가정을 했을 때 동일 차선에 있는 차끼리 앞뒤도 아니고 옆을 부딪히는 것은 말이 안되는거다. 그리고 혜정이는 어차피 나를 만나러 오던 중이므로 3차로에서 우회전이 아닌 직진을 해야함이 당연하다. 그런데 아줌마는 자기는 죽어도 3차로에서 정상적인 우회전을 했고 이 아가씨가 너무 바짝 붙어 오다 그랬다는건데 바짝 붙었음 뒤를 받았어야지 옆을 받힌 건 뭐냔 말이다. 자꾸 헛소리를 해대서 짜증이 치솟는 것을 겨우겨우 참으며 그럼 일단 블랙박스 영상 보자고 하는데도 당당하다. 그럼 보자고;

혜정이 차에 달린 BX1000+는 LCD화면이 없기에 영상확인을 하려면 컴퓨터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블랙박스들이 그러하긴 하지만 막상 사고를 겪으니 그렇게 불편할 수 없었다. 일단 절대 자기 잘못 아니라고 우겨대며 삿대질해대는 아줌마를 보니 끓어오르는 듯 했지만 일단 영상을 보자는 생각으로 잠깐 기다리라며 블랙박스의 SD카드를 뽑아들고 혜정이 집으로 초스피드 이동. 컴퓨터에 메모리카드 연결하고 뷰어 프로그램으로 보니 아줌마가 2차로에서 바로 우회전하면서 확 끼어드는 것 확인! 이 아가씨가 빠른 속도로 바짝 붙어왔다고 우겼지만 속도 50Km도 안되는 것도 확인! 나도 모르게 입에서 '디졌어~!'가 나오고 -_-;;

이 영상을 가져가서 우겨대는 아줌마 눈앞에 보여줘야하는데 방법을 생각해보니 아이팟 터치에 넣을 수 밖에 없었다. 컴퓨터를 들고 갈 수도 없고; 결국 뷰어 프로그램에서 사고영상을 avi파일로 변환해서 저장하고 이걸 다시 다음팟 인코더를 통해 mp4파일로 변환해서 아이팟 터치에 동기화했다. 아 복잡하다. 휴~ 어쨌든 허둥대며 일련의 과정을 처리한 후 다시 현장에 도착해서 들이밀었다. 이거 보시죠~!






보다시피 3차로에서 달리던 흰색 구형 프라이드가 2차선으로 차선 변경. 깔짝거리던 프라이드를 피해 혜정이는 3차로로 차선 변경. 사거리에서 도착하고 1차로는 좌회전 전용, 2차로는 직진 전용, 3차로는 직우회전 겸용인데 직진 전용의 2차로의 프라이드 갑자기 막판에 급차선변경을 하면서 우회전 시도, 결국 직우회전 겸용 도로에서 직진하려던 혜정이는 제동을 시도할 여유도 없어 이를 피해 급히 우회전으로 핸들을 틀었으나 그냥 밀고들어온 프라이드에 밀리면서 충돌. 이 과정에서 오른쪽 타이어도 터짐;

이 영상을 딱 보자마자 나보다도 늦게 현장에 도착한 양측 보험사 직원들 '응~ 그렇네~' 하곤 더 볼것도 없단 식으로 고개 끄덕이고 무개념 아줌마는 막 당황하며 자기 분명 3차로에 있었다 그러고; 열 치받은 나는 무슨 소리하시냐고 이거 보고도 우기실거냐고~ 아줌마가 정말로 3차선에 있었다면 지금 본 이 영상은 내가 조작해서 사기치는거냐고! 그랬더니만 아줌마 내가 언제 사기쳤댔어요?! 괜히 빽 소리 지르더니 자기네 보험 직원이랑 얘기하면서 울고 있었다. 흠흠~  자기가 100% 잘한게 아니면 적당히 하고 있었으면 나도 좋게좋게 얘기했을거 아냐. 왜 우기길 첨부터 우겨서 사람 심기를 건드리냔 말이다.

결국 블랙박스 영상 한방에 사건은 정리되고 아줌마는 진작했어야할 사과를 뒤늦게 하며 '아가씨 정말 미안하게 됐어요~' 이랬지만 이미 몰상식한 우격다짐에 신경이 곤두선 나와 혜정이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엔 어림없었다. 어쨌든 왼쪽은 모든 부위를 손봐야 하는데 뒷휀더와 앞뒤도어는 판금 및 도색, 앞 휀더랑 범퍼, 도어 가니쉬, 그리고 헤드라이트는 아예 교환, 오른쪽 휠/타이어도  교환 및 얼라이먼트 조정, 본네트 판금 및 휘어짐 교정까지 해야한다. 어쨌거나 뒤에 와서 받아준 사고가 아니라 과실비율이 0%는 아니겠지만 이 블랙박스라도 없었으면 그 아줌마의 우김에 당해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 일이다. (과실비율 8:2로 결정됨)

나도 지난 크리스마스에 당한 어이없는 사고에서 과실 비율 8:2를 우기는 상대 보험 직원에게 블랙박스 영상 보내드릴까요? 했더니만 바로 꼬리를 내리고 100%다 처리해드리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교통사고는 목소리 크면 이긴다던데 더러운 꼴 당하고도 물증 없어 억울한 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블랙박스는 꼭 장착할 만한 것 같다.  누가 그러던데~ 여성 운전자에게 필요한 두가지는 블랙박스와 남자친구라는; 말은 좀 되는 거 같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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