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2.28

토요일 밤이라 마음놓고 스캔질 하다 2시가 넘어 잤더니 일어나니 11시;
브런치를 먹고난 후 빈둥거리다 날씨도 살짝 풀린듯 한데 라이딩나가기로 맘을 먹었다. 처음엔 그라스호퍼로 샤방샤방 동네 라이딩이나 하려했지만 갑작기 경주까지 가보자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자전거로는 초행길이라 이래저래 맘 편하게 MTB로 가기로 변경하고 안장 가방이랑 등등을 다시 마를린으로 옮겨달며 부산을 떨었다. 아무래도 도로로 나가면 차들이 미벨은 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작은 자전거로 왜 도로에 나왔느냐는 식으로 경적을 울리는 경우가 많지만 헬멧쓰고 MTB타고 가면 알아서 피해가 주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저것 챙기고 나서 집을 나서기 전 안전한 라이딩을 기원하며 화장실에서 한 컷;;  버프는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막아주는 용도 외에도 얼굴을 조금이나마 작게 보이게 해주는 효과가 탁월하다 -_-;;



사용자 삽입 이미지

12:43
  일단 늘 그렇듯~ 편의점에서 캔커피 한 잔 해주고 출발. 지도로 보아 대략 38-40키로 정도니 평속 20키로 내외로 달린다면 넉넉잡고 오후 3시면 경주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13:07  지곡을 벗어나 7번 도로로 달린다. 외팔교를 지나는 중 잠시 정차해서 한 컷. 외팔교는 교량이 낙후되면서 우회도로와 터널이 생겨 이제는 차들이 거의 달리지 않는 구간이 되었다. 사실 이 구간이 형산강이 보이는 더 운치있는 길이었는데. 어쨌든 차들이 거의 없어 라이딩하기는 좋은 코스가 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3:16   임고면 논길 지나던 중에 포항-대구간 통근열차가 지나간다. 2007년 말일자로 사라진 통일호 통근열차를 기록했던 작업이 벌써 1년이 지났다. 평소엔 임고면에서 안계댐으로 올라가 양동마을로 넘어갔지만 오늘은 강동쪽으로 들어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3:29  양동마을 진입로를 지나치며 다리위에서 한 컷. 요며칠은 그나마 좀 추웠는지 얼음이 조금은 얼어있는 형산강. 북극의 눈물 다큐 방영 후 겨울임에도 춥지 않은 것이 그리 고맙지만은 않다. 오늘도 무지 따뜻한 편이라 12월말인데도 라이딩을 나오면서 내의도 없이 한 겹밖에 입지 않았음에도 춥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3:37  안강에 도착 후 경주, 현곡 방면 68번 도로에 진입한 직후. 길이 언제 새로 뚫렸는지 중앙분리대까지 있는 자동차 전용도로가 쭉쭉빵빵 뻗어있었다. 68번 도로는 안강을 통과하는 2차선의 호젓한 국도일 거로 예상하고 코스를 잡은 나로선 다소 당황한 상태였다. 이런 도로는 대개 우회도로 개념으로 만들어 산을 깎은 구간이 많아 업힐과 다운힐의 반복이 심할거란 걱정이 들지만..일단 안강 근처에서 1차 휴식을 예정했기에 물 한모금 마시며 잠시 휴식. 



사용자 삽입 이미지

14:12   26키로 정도 달리고 나니 왼쪽 종아리에 살짝 쥐가 나려는 기미가 보여 다시 휴식~ 역시 오랜만의 라이딩이라 그런지 종아리가 반응을 한다. ;;  그나저나 자전거를 세워두고 보니 역시 빨간색으로 사길 잘했단 생각에 뿌듯뿌듯. 08년 게리피셔 마를린은 일단 겉보기에는 빅서 프레임과 같은 모양이라 빅서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스펙은 차이가 많이 난다는.. -_-;  산을 탈 생각이 없고 여건도 안되는지라 더이상의 스펙은 욕심일 듯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쉬는 김에 정면 샷도.. 나름 만족스러운 스페셜라이즈드 장갑이 걸쳐져있고 이마트에서 샀던 듣보잡 전조등, 캣츠아이 엔듀로8 속도계, 라이트, 딸랑이 등이 달려있는 핸들바.



사용자 삽입 이미지

5분 정도 휴식 후 다시 출발~!  이미 예상 주행거리의 반도 넘게 온 상태인데 이제서야 샥을 잠궈야겠단 생각이 든다. 어차피 도로 주행이라 락아웃을 하는 편이 힘손실을 줄이고 보다 빠른 주행이 가능하다. 예전엔 락아웃 기능만 있으면 엄청 좋은 샥인줄 알았는데 역시 그럴 때가 행복한거다;  딱딱하기로 유명하다는 락샥 다트2이지만 에어샥을 타본 경험이 없어서 이만하면 충분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4:41  드디어 경주 형산강변 자전거도로 도착!!  중간에 현곡 직전에 맞이한 나름 빡쎈 업힐과 금장교 앞을 지나는 순간들은 자전거를 세우기 싫어서 사진이 없지만 막판 체력 저하에 한몫한 구간이었다. 어쨌거나 무사히 경주까지 도착했다는 사실. 뭐 그다지 먼 거리도 아니었지만 워낙에 오랜만에 하는 라이딩이라 갑자기 쥐가 나거나 체력이 급고갈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별 탈없이 무사히 완주하니 뿌듯하다. 가끔씩은 오늘처럼 중거리 라이딩을 통해 장차 장거리 투어링이 가능하도록 트레이닝을 좀 해둘 필요가 있겠다~ 
 
주행거리 : 37.3Km
          주행시간 : 1시간 53분 59초
   평균속도 : 19.6Km/h
   최고속도 : 39.5Km/h




짜증나는 토요일 숙직을 마치고 일요일 아침에 귀가했다;; 망할 토요일 숙직. 황금같은 주말이 반이상 지나갔다;
토요일에 우울했던 날씨는 일요일 아침부터 조금씩 개이고 있었지만 바람이 꽤나 불었다. 라이딩을 나갈까 말까 참 망설여지는 날씨. 추운건 그렇다치고 바람 부는날 라이딩은 너무 힘들다. 맞바람을 뚫고 달릴 엔진이 되면 좋겠지만 일단 바람만 맞기 시작하면 속도계의 속도는 쭉쭉 내려가기 시작하고 라이딩 의욕도 점점 떨어진다. 나갈지 말지 간만에 타이어에 바람이나 넣으며 고민해보기로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먼저 게리피셔 마를린에 먼저 바람을 넣어준다. 비싸더라도 역시 공기압 체크가 되는 터보몰프로 사길 잘했다. 공기압은 적정 최저압을 한참 내려가 20psi정도였다. 밸브가 그냥 쑥쑥 들어갈 정도;;; 이 공기압으로 며칠전에도 탔는데 펑크 안난게 다행인 듯. 왠지 잘 안나가더라.-_-;  휴대용펌프 중엔 꽤 괜찮은 토픽 터보몰프지만 역시 스탠드 펌프가 절실하다. 한계치인 65psi에 조금 못미친 60psi까지 넣었다. 한계치 근처에 가면 아무래도 손목이 아파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엔 그라스호퍼. 뭐 마를린 도입이후 거의 타질 않으니 얘는 바람을 넣을까말까 고민하다 땀흘린 김에 넣어주기로 한다. 그래도 컨셉이 약간은 스프린터형 미니벨로인데 타이어는 참 안습. 65psi가 최대공기압인 녀석인데다 20 x 1.5로 폭도 넓은 편이라 조금 불만이다. 더군다나 던롭 밸브라 가만 있어도 바람이 줄줄 빠지는 안습의 튜브. 그리고 저 펌프는 이마트에서 산 낫소의 듣보잡 펌프. 그냥 농구공 바람 넣을 때 쓰라고 만든것 같은데 자전거용 밸브도 두 종류가가 들었다. 안타깝게도 터보몰프에 던롭 밸브는 아예 맞지도 않아 그라스호퍼엔 계속 저 허접 펌프로 바람을 넣고 있다. 공기압 체크 게이지는 당연히 없다. 대충 만져보고 딱딱해졌다 싶음 그만 넣는다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람을 넣고 찍어본 그라스호퍼. 그래도 프레임 디자인은 이쁘네. 빨래 건조대와 모니터 등등 잡다리한 것들이 좀 눈에 거슬린다만 따스한 빛이 들어와줘서 그런지 오늘따라 이뻐보인다. 살짝 춥고 바람도 좀 불지만 간만에 얘를 타고 나가고 싶어졌다. 타이어에 바람도 넣었으니 좀 쌩쌩달려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결국 오늘은 게리피셔 마를린은 쉬고 그라스호퍼 당첨.

코스는 늘 하던대로 집에서 출발해서 스틸하우스 단지로 갔다가 밑으로 죽 내려가 효자시장에서 턴해서 돌아오는 코스. 가방에는 Kodak Tri-X가 장착된 Rollei35SE 챙겨넣고 시장에서 점심을 먹어야할 예정이라 잘 안챙기는 자물쇠도 챙기고. 뭐 어차피 절단기 한방이면 가는거지만 견물생심이라고 그나마도 안묶여진 자전거는 전문꾼이 아니라도 갖고 튈수가 있으니 최소한의 예방책이다. 라이딩 중간중간 멈춰서 배낭을 열고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었는데 이거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허리에 차는 색을 하나 사던지 해야지. 라이딩 중간중간 찍은 사진들은 현상하는대로 한번 보기로 하고..

20여키로를 달린 후 집으로 들어가려다 마침 빛이 좋아져서 오늘은 그라스호퍼 구석구석 사진 한번 제대로 찍어주자싶은 생각이 들어 다시 카메라만 들고 나왔다. 사실 지난번에 형산강에서 똑딱이 캐논 A700으로 찍은 사진은 좀 아니었다. 어쨌거나 D60이 생기니 편하긴 편한 듯. 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네를 한 바퀴 휘휘 돌다 그런대로 배경나오는 쪽에서 증명 사진 한 컷. 빛도 적당히 입체감있게 들어와주고 이쁘게 나왔다. 망원에서 최대개방 5.6의 안습 번들렌즈 말고 AF85mm1.8 가져가길 그랬다; 저렴한 미니벨로지만 프레임 디자인이 괜찮고 이래저래 가격대비 성능비는 좋다는 모델이다. 비슷한 스펙의 외국브랜드 미벨은 30만원이 다 넘어가는 편.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엔 광각으로 한 컷. 노출보정을 좀 해주었더니 화사하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살짝 틀어서~ 요 각도 나름 괜찮은 듯 하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엔 뒷태~ 나도 예전엔 미벨이라면 조그마한 자전거라고 생각하고 은근 무시했지만 바퀴가 작을 뿐이지 차체도 작은건 아니다. 뒤에서 찍으니 싯포스트가 엄청나게 올라가보인다.. 좀 없어보이는 스프링 안장이 적나라하구나   -_-; 이제부터 세부샷을 보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래 프레임에 써있던 좀 없이보이는 LESPO를 가려버리고자 흰색 접착시트지에 접착 아스테지로 코팅한 후 회사에서 가져온 'SOLITE'투명스티커로 작업. 뭐 애사심의 발현이라고까지 하긴 어렵지만 2%의 홍보효과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라스호퍼에 원래 그려져있는 흰색과 빨간색의 스트라이프와도 매칭이 잘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싯튜브에 그려져있는 메뚜기 그림. 그라스호퍼가 메뚜기니까 뭐..  프레임 칼라인 네이비블루와 어울리는 저 타겟 마크는 영국 공군 국적 식별 마크와도 같은 형태. 이상하게 저건 참 맘에 든다. 벤 셔먼의 옷이나 악세사리들 중 저 마크를 좀만 자연스럽게 활용한 제품이 있음 바로 질렀을 수도 있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면에 보이는 삼천리 자전거 마크. 디자인 자체보단 저 딱지를 좀 고급스럽게 만들 수 없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브레이크 부분. TEKTRO제 브레이크 암과 패드. 제동력에는 불만이 없다. 구입 후 처음엔 너무 잘듣는 앞브레이크 때문에 뒷바퀴가 휙 들리는 묘기아닌 묘기도 몇 차례 했었을 정도; 저가형의 한계이겠지만 레버의 감이나 브레이크 암의 좌우 정렬이 조정을 해도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포크는 알루미늄인지 철인지 모르겠다. 철이라해도 알루미늄으로 바꿀 생각은 없다. 그냥 타는거지 뭐.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도 QR레버가 있어 앞바퀴 탈부착은 별도의 공구없이 손쉽게 가능하다. 처음엔 브레이크 암 푸는거 몰라서 패드 사이로 타이어를 이래저래 비틀면서 참 힘들게 뺐었는데;; 사람은 역시 공부를 해야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악명 높은 번들 안장. 얼핏 고풍스럽고 이뻐보이지만 무쟈게 딱딱한 저 안장에 적응 못하는 라이더들이 대부분. 비토나 메리다도 그렇고 저가 미니벨로에 많이 쓰이는 형태라 그라스호퍼만의 문제도 아니다. 딱딱함은 물론이고 충격흡수가 가능할 것 처럼 보이기만 하는 스프링까지 달려 있어 무게도 많이 나간다. 구동 성능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승차감과 뽀대를 위해 교체해야할 부분 중 하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장과 쌍을 이루는 인조가죽 핸들그립. 안장과 함께라면 그런대로 색상이 어울리지만 안장이 바뀐다면 이 녀석도 살아남진 못할 듯. 인조가죽이라 문제라기 보단 쿠션감이 없어 손바닥이 저려오고 너무 미끄럽다. 안그래도 샥이 없는 미벨이라 충격에 민감한데 덜컹하다가 그립을 놓칠것 만 같다. 구입당시 샵에서 대충 갖다 끼워준 저 땡강이 벨은 허접하긴 해도 소리하나는 명쾌하다. 뭐 저런거야 나중에 푼돈들여 바꿔주면 되는거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속도계와 기어변속레버. 캣아이의 스트라다 케이던스로 분당 회전수까지 체크할 수 있는 속도계다. 처음엔 꼭 필요하리라 생각했는데 어차피 야간엔 수치가 보이지도 않고 미벨 프레임의 특성상 케이던스 센서 설치가 어려워서 인식이 잘안된다. 결국 케이던스 때문에 산 모델인데 케이던스를 빼고 사용중이라는;; 차라리 마를린에 달려있는 엔듀로 8과 바꿔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기어변속레버는 좀 싼티나긴 하지만 그래도 고단으로 변속시는 원터치 버튼만 누르면 톡톡 잘 올라간다. 저단으로 내릴 때는 좀 별로지만 지금은 감을 익혀 실용적으로 크게 문제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역시 시마노의 뒷드레일러. 뭐 등급은 거의 최하급인 듯. 욕심을 비우는게 중요하다; 문제는 저 7단 스프라켓. 14-28T 7단 프리휠인데 최고단의 이빨 수가 14개라 앞크랭크가 52T인데도 내리막길에선 페달질을 못한다. 결국 다운힐에서 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헛 페달질이 되어 버리니 짜증이 난다는 것. 힘이 딸려도 안습이지만 힘이 남아도는데도 더 밟을 수 없단 점도 답답하다. 그래서14-28T 7단 프리휠은 그라스호퍼의 가장 큰 불만사항 중 하나다. 문제는 11-28T 프리휠은 시마노에서도 단종이 되었는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인데 11-28T 프리휠을 못구하면 휠셋 전체를 교체해야 다른 스프라켓으로 교체가 가능하고 그 비용도 만만찮을 거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랭크는 52T짜리 한 장이다. 스프라켓이 안따라줘서 그렇지 52T면 고속주행하기에 좋다. 체인가드가 있어 둔해보이긴 하지만 덕분에 그라스호퍼를 탈때는 발목 밴드를 하지 않아도 옷이 끼이지 않는다. 페달링 때 요새 딱딱 거리는 소리가 심한데 페달이 문제인지 BB 쪽은 문제인지 모르겠다. 잊고 살다가 나중에 뭔가 업글할 일이 있을 때 미련없이 갈아버리기로 하고 그냥 타는 중.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무게 때문에 당장 떼버리면 좋겠지만 있으니 사실 편한 킥 스탠드. 마를린을 타고 가다 세우려면 어딘가 기댈 곳을 찾지만 킥 스탠드 덕분에 그라스호퍼는 아무데다 세워두고 사진을 찍을 수가 있다. 다만 보기에도 꽤나 무거워 보여서 휠셋 업그레이드를 하는 그 언젠가의 날이 올 때 같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업글 1순위 부위! 타이어와 튜브. 이런 65psi가 최고인 저기압의 타이어와 바람 줄줄 새는 던롭 밸브는 예산 심의만 통과하면 바로 교체될 품목이다. 업글대비 성능개선 효과가 가장 확실하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투자비로 가능한 부분이다.

어쨌든 한동안 MTB인 마를린만 타다 오랜만에 그라스호퍼를 타보니 왠지 기분이 상쾌하다. MTB의 깍두기 타이어의 육중한 승차감에 익숙해질만한 무렵 날렵한 미벨을 타니 역시 안팔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무식하게 달리기보다 정말 마실간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라이딩하기 미벨만한 것도 없는 듯. 오늘 이후 그라스호퍼를 타는 날도 점점 많아질 것 같다.

늘 업글해야지 업글해야지 하면서도 아직도 순정 상태 그대로인 그라스호퍼. 워낙 가격이 저렴한 자전거라 업글에도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뭐 조금만 했다하면 자전거 가격을 쉽게 넘어서기에 이 녀석에 업글을 하느니 아예 부품 구성이 더 좋은 모델로 갈아타는게 합리적이겠지만 새로운 자전거가 집에 들어왔을때의 구박과 쉽게 팔리지도 않게 이미 솔라이트 스티커까지 붙여버렸고;; 무엇보다 나름대로 첫 자전거인 이 넘에게 든 정을 생각했을 때 조금씩 업글해서 꽤 괜찮은 미니벨로로 변신시키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문제는 업글 플래너인 상욱이 녀석이 한번 내려와야 되는데.. 바이키에 취직했으니 부품 조달에는 유리하지 않을까 기대된다. 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


08.11.09  포항

연이어 신경쓸 일이 많았던 한 주였다.
토요일도 출근모드 강행 후 일본시리즈 6차전을 시청하다 스르르 죽은듯이 기절했다 깨어난 일요일 아침. 날씨는 흐렸지만 마를린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지곡 한바퀴 돌기로 하고 나선 라이딩의 피크는 역시나 영일대 부근. 예년만 못하지만 단풍이 든 산책로를 라이딩하다 보니 나름 일주일의 스트레스도 훌훌~ ㅎㅎ  한강처럼 죽죽 달릴만한 코스는 없지만 동네에서 이 정도 매력적인 구간을 라이딩할 수 있단 것도 꽤나 복된 일이란 생각이 든다.

슬로핑 탑튜브 덕에 싯튜브가 불안한 게리피셔 프레임이라 얼마전 그냥저냥 싼 BBB社의 400mm 싯포스트로 바꿔주고난 후 심리적으로는 많이 안심이 된다. 조금 더 올려볼까 하고 오늘 싯포스트를 한계선까지 뽑아봤지만 오히려 페달링시 좌우로 흔들리고 힘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1센치정도 낮추었다. 지금 핏팅이 최적인듯 하다.

어쨌거나 오늘은 산책모드로 22km정도 샤방샤방 탔더니 평속은 평소보다 2km/h정도 감소.  
현재와 어려서부터 레고조립, 야구, 프라모델링, 서바이벌게임, 사진까지 모든 취미를 함께 해왔다만 그 모든 것을 제쳐두고 둘이 동시에 미쳐있는 것이 요즘있다면 다름아닌 자전거. 들여놓지 말아야할 곳에 발을 들인듯한 것도 사실이지만 너무나도 매력적인 분야임엔 틀림없다. 더군다나 운동도 되니 일석이조. 9월을 기해 앞서거니 뒷서거니 각자 게리피셔의 MTB로 지른 후 현재가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내려와 처음으로 합동 라이딩을 가졌다.

코스는 지곡을 출발해 위덕대 앞 도로를 지나 안계댐을 오른 후 산길을 넘어 양동마을 도착 후 다시 안계댐을 넘어 외팔교를 지나 자명리로 들어와 지곡으로 넘어오는 구간. 대략 20키로 조금 넘는 얼마 안되는 코스이긴 하지만 페달링에 꽤 힘 좀 들어가는 업힐 구간은 물론 그에 따르는 신나는 다운힐, 오프로드의 갈증을 조금은 풀어줄 우둘투둘한 시멘트 포장길, 통행차량이 거의 없고 형산강을 풍경을 즐기며 30km/h 이상의 고속으로 질주할 수 있는 외팔교 구간 등 나름 알짠 코스.




꽤나 가파른 안계댐 업힐 후 1차 휴식 중인 현재와 나의 자전거. 좌 : '09 게리피셔 어드밴스 / 우 : '08 게리피셔 마를린. 프레임에 맞춰주는 헬멧의 칼라는 기본. ㅎㅎ  확실히 게리피셔의 긴 탑튜브는 전반적으로 프레임이 날렵해 보이긴 한다. 팔이 길어서 그런지 별 불만없음. '09 어드밴스는 청량한 파란 색깔과 화려한 데칼이 정말 멋진듯. 8단 스프로켓과 변속기가 좀 등급이 낮아 아쉽지만 9단으로 업글하고 데오레급 드레일러와 변속 쉬피트만 바꿔줘도 입문용으론 충분할 듯. 

안계댐에 올라보니 자전거가 없었다면 이런 곳에 올 일도 없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차가 적게 다니는 샛길을 찾고 풍경 좋은 길들을 찾다보니 가까운 곳에도 가볼만한 곳이 많다. 처음 이 곳에 혼자 올랐을 때는 실신 직전에 도착했지만 두번째라 그런지 그나마 다리에 여유가 있었다. 무조건 힘으로 오르기 보단 적절한 기어비를 사용해야 함이 중요할 듯. 그러다 보니 시속 9-10km/h로 겨우 오름. 엔진업글이 되면 이런 구간도 슉슉 오를 수 있을라나..






안계댐을 지나 양동마을로 넘어가는 구간. 헉헉대며 안계댐을 오른 이후 이어지는 거친 시멘트 길은 대체로 다운힐이라 MTB의 앞서스펜션을 믿고 신나게 내려올 수 있다. 안계댐을 힘들게 오르는 것도 이 코스의 매력 때문인 듯. 길이 좁고 코너링이 많아 마주오는 차나 다른 라이더를 조심해야 하기에 브레이크 살살 잡고 벨도 자주 울려주며 안라~




양동마을 도착 후 비포장 길을 발견 후 신나게 달려봤다. 은근한 업힐에 노면마저 불량하니 기어비는 순식간에 1x3으로 떨어지고..-_-;  안강 들녘이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잠시 휴식. 여기서 돌아갔어야 하나 다시 산으로 이어진 길로 달려봤다. 올라가는데까지 올라가보자고;






문제의 구간. 여긴 안갔어야 했다;; 자전거를 끌고 올라간 한계 지점인데 바닥에 푸석푸석한 자갈도 많고 경사가 심해져 더 올라가기 어려웠다. 포기하고 내려서 기념 사진 찍은 후 신나게 다운힐을 시작했는데 결국 앞브레이크 잘 안쓰고 속도만 내며 달려내려오다 불량한 노면 상태에서 자빠링을 하고야 말았다. 넘어지자 마자 몸은 안보고 자전거부터 봤는데 다행히 마를린의 빨간 프레임엔 기스 하나 없이 멀쩡했다. 다만 데오레 뒷변속 쉬프트의 변속 인디게이터가 날아가고 말았다는..-_-;  팔에 난 기스보다 가슴이 아팠다 ㅡㅜ 어쨌든 자빠링계에 데뷔하면서 느낀 생각은 역시 안전장구는 필수라는거. 불과 얼마전에 장만한 스페셜라이즈드 장갑 덕에 손에는 상처가 없었다. 장갑 없었다는 손바닥 까지고 난리도 아니었을 듯. 조만간 팔꿈치 보호대도 사야겠다;  


10년넘은 취미인 사진을 멀리하게 된 이유 자전거, 그리고 라이딩. 속도와 스릴도 좋지만 항상 안전에 유의하며 욕심을 버려야겠다. 언제나 안라~





08.10.11 경주 형산강변 자전거 도로에서 한 컷

역시 미벨은 좀 그렇던가. 그라스호퍼도 싼 가격에 민첩하고 스피드 빠르고 좋긴 했다만 역시 노샥의 부담과 낮은 기어비로 인한 업힐에서의 압박, 그리고 뽀대의 부족(이게 항상 문제)으로 MTB를 지르고 말았다.

뭐 정말 비싼 자전거들도 많으니 이 정도는 '입문용'이라다만 내가 정말 산에 올라가서 탈 일은 없을 것 같고 시마노 데오레급 구동계열에 락샷 다트2의 서스펜션 포크가 달린 이 정도 스펙만 되도 충분할 거 같다. 게리피셔는 09년 모델들이 워낙 이쁘게 나왔지만 08년 모델이 오히려 심플하면서 산악자전거 본연의 느낌이 나는듯 하다는 억지를 부려본다. 같은 스펙에 08년 모델들이 훨씬 싼 것도 구매 결정에 일조. 결국 이 녀석으로 인해 현재와 더불어 게리피셔 유저 형제가 됐다. 현재의 잔차는 09 게리피셔 어드밴스. 전반적인 부품 등급은 낮지만 멋진 파란색 프레임과 데칼만으로도 멋지다. 부품이야 업글하면 되는거고..

탑튜브가 긴 편인 게리피셔의 프레임은 동양인들에게 잘 안맞다느니 말들이 많아 프레임 사이즈를 좀 작은 편인 15.5로 주문하고 시트를 뒤로 조정했더니 딱 맞는듯 하다. 허리, 손목, 무릎 한 군데도 아프지 않으니 피팅은 딱 맞게 된듯. 이제 그만 지르고 엔진업글에 주력해야할 듯. 항상 안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