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6  포항 송도


촬영을 하려거든 관할인 동대구역의 정식 승인을 얻으라는 답답한 소리만 늘어놓는 효자역 직원들의 짜증섞인 목소리를 뒤로 하고 오랜만에 들른 송도 해수욕장. 2-30년전만 해도 피서객들로 붐비던 모래사장 위에는 이제 냄세나는 검은 아스팔트가 한참 깔리고 있었다.

백사장은 매끈한 새 도로로 변해가고 있었지만 송도해수욕장이 오염되면서 빈민가 처럼 변한 주택가는 여전하다. 해수욕장의 옛 추억을 덮어버린 쭉 뻗은 새 도로의 개통과 함께 바닷 모래 날리는 퇴락한 이 곳에도 재개발의 열풍과 인생 한방의 역전 홈런이 터질지 모른다.

어쨌든 비교적 가까운데다 찾는 사람이 적어 조용히 바람쐬러 자주 들렀던 한적한 모래사장이 없어졌고 어제보다 매서워진 찬 바람을 맞으며 한 시간여 카메라를 들고 기웃거린 결과물은 이 사진 한장만 남기곤 모두 삭제. 필름이고 디지털이고 간에 맘에 안든다고 통채로 지워버린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종일 찍은 결과물이 모두 맘에 안든다.

저 사진 한 장 만으로 앞으로 어떤 사진을 해야할지 고민스러웠던 오늘의 나를 보여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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