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리 5일장을 구경하고 떠나기 전 잠깐 둘러본 한보 사택. 석탄 산업이 급격히 쇠퇴하면서 태백을 비롯한 탄광촌 지역 곳곳에는 이처럼 텅빈 집들을 보기 어렵지 않다. 예전에 잘 나갔지만 지금은 쇠퇴해버린 도시들을 찾게 되면 마치 속담처럼 널리 쓰이는 말을 듣게 된다. '그 때는 개들도 만원 짜리를 물고 다녔다'라고  ㅎㅎ   석탄 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태백에도 개들이 만원 짜리를 물고 다녔다고 한다. 지금은 사람들이 떠나 발길이 닿지 않는 계단에는 잡초만이 무성하다.





계단에는 버려진 인형도 있고.. 내가 올려둔거 절대 아님;;





거대한 흉물로 남은 텅빈 아파트. 아파트는 개발 시대에 서민들의 꿈이자 최고의 재산이었지만 참 멋없고 운치없는 집일 수 밖에 없는것 같다.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서 불가피한 선택이었겠지만 이렇게 남은 콘크리트 덩어리를 보니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마치 소비에트에 온듯한 딱딱하고 멋없는 콘크리트 건물들이 너무 많다고 혹평을 하는 것이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국가도 산업도 도시도 그리고 사람도. 언제나 전성기일 수는 없다. 다 때가 있는 법. 얼마나 그것을 품위있게 지켜나갈 것인가.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쇠락의 시기에 얼마나 슬기롭게 대비하는가. 그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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