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시간 때문에 청두에서 새벽 5시에 일어나 설쳐대며 라사 공고르 공항까지 날아왔다. 호텔 조식도 못챙겨먹고 나온지라 기내식을 기대했건만 아무 것도 들지 않고 심지어 간도 되지 않은 허연 죽이 달랑 나와서 황당하게 했던 AIR CHINA~ 무사히 날아와준 것에 감사하다;




공항의 벽면에 그림만 봐도 드디어 티벳에 왔다는 것이 실감난다.




누구 귀하신 분 마중할 일이 있었는지 전통복장을 입고 공항에 나와있던 처자들. 노란 옷 입은 애는 티벳인이 맞을 거 같은데 빨간 옷 입은 애는 漢族일 것 같다.




티벳에 도착했다는 들뜬 기분에 찬 물을 끼얹는 듯한 '서장평화해방60주년' 깃발들~ 
중국에선 티벳을 서장이라고 부르며 1951년의 침공을 신분제도에서 신음하는 티벳인들을 해방시키고 영국 제국주의 침략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티벳 사람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어쨌든 그러고 보니 올해가 60주년이다. 잠시나마 잊고 있던 티벳의 현실을 공항 도착과 함께 저 깃발들이 확실히 상기시켜줬다.




그리고 왁자지껄 시끄러운 듕국인들로 혼잡스런 수하물 찾는 곳. 우리를 비롯한 외국인들은 약간은 짜증스런 표정으로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가 듕국인들 빠지고 나면 덩그라니 남아있는 몇 안되는 짐 중에서 자기 것을 찾아갔다.




한국에서 티벳 지역 일기예보를 확인했을 때 계속 비가 올 예정이라고는 했지만 늘 그렇듯 예보가 빗나가길 바랬는데 어째 이번엔 딱 맞아버렸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공항에서 앞으로의 일정에서 날씨가 계속해서 이 모양이면 어쩌나 걱정했던 라사에서의 첫 날. 구름이랑 비 보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곳인데 귀한 풍경 구경하는구나;

2011.07.31 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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