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7년 넘게 써오던 오디오테크니카 CM-7이 드디어 단선이 되었는지 한 쪽에서 소리가 안나기에 AS를 맡겼다. 악명높던 극동음향 AS를 드디어 체험해보게 된 것. -_-;  극동음향 홈페이지에 AS정책을 보니 정품 보증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단다. 다행히 박스를 버리지 않고 고이 모셔둔 덕에 보증서는 찾을 수 있었다.

 

홈페이지에 방문 택배 신청하고 나서 무려 3일째 되던 날에 택배기사가 와서 수령해갔다. 본사에 전화해서 따지기 직전이었다. 발송비 2100원은 고객 부담. 대신 돌아올 때는 극동에서 부담한다.

 

보내고 나서 이틀 뒤 접수 겸 증상 안내 전화가 왔다. 이 과정에서 단선만이 아닌 진동판 내부에도 부식이 심하다는 등 뭐 이런저런 이유로 이래가지고는 소리가 정상적으로 날 리가 없다며 진동판 교체도 권유.. 난 소리 좋던데;; 막귀는 막귀인가.  견적은 애초에 예상한 2만 7천원을 넘어 6만 7천원으로. 여기서 그냥 고치지 말고 새 이어폰을 하나 물색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헤드폰 지른지 얼마 안됐단 사실을 상기하며 자제하고 수리하기로 결정.

 

그리고 주말을 지나 월요일에 수리 완료되었다는 통보와 입금 안내 문자가 왔다. 바로 이체해주고 전화로 확인 요청. 입금 확인 후 발송 처리는 당일로 이뤄졌지만 보내달라고 요청했던 송장번호 문자는 오지 않았고 다시 전화하기도 귀찮아서 스마트폰 어플에서 조회하면서 기다렸고 하루가 지난 오늘 오후 회사로 딱 도착했다. 홈페이지에 AS접수 후 다시 이어폰을 받기까지 딱 8일이 걸린 셈. 성질 급한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 길다면 긴 소요시간었지만 뭐 그것만 빼면 극동음향 AS는 악평과 달리 만족스러웠다.

 

 

 

보낼 때 내가 대충 담았던 허접 박스대신 그래도 새 박스에 포장이 되어 돌아왔다. 이어폰은 박스 안에 신품처럼 재포장이라도 해줄 줄 알았지만 뽁뽁이에 고이 감아 넣어보냄.

 

 

 

 

진동판 교체, 고무링도 교체한 것 같고 케이블 전체 교체. CM-7 디자인의 화룡점점과 같은 플러그도 새 것이네. 7년째 쓰면서 단자 부분의 금도금이 닳아 은색처럼 변해가던 중이었는데 다시 금빛이 반짝반짝하다. 살 당시에 조금 더 비싼 티타늄 버전이 아닌 일반 실버 버전을 산 덕에 이어폰에 프린팅되있던 'audio technica' 글씨는 이미 다 지워졌는데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그것까지 다시 찍어주진 않았다.

 

 

 

 

 

 

 

 

원래는 이렇게 되있었다; 구입하고 얼마안되 찍어두었던 사진. 프린팅이 지워지는 문제만 아니면 색깔도 약간 칙칙한 티타늄보단 실버가 더 깔끔한 것 같다.

 

 

 

 

그리고 보증서에 찍힌 수리 완료 도장. 어쨌거나 7년도 넘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AS받을 수 있단 것 만으로 만족스러운 AS였다. 프린팅만 되어 돌아왔어도 다시 새 제품을 구입한 기분마저 들었을 듯.

 

 

 

요즘은 커널형 이어폰들이 대세인 듯 하지만 난 익숙치 않아 그런지 커널형은 너무 답답하더라는. 지금도 어느정도 통용되지만 오픈형 이어폰 3대 명기에 속하는 오디오 테크니카 CM-7. 특유의 착색음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만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지만 나는 이미 귀에 익어버렸기에 어쩔 수 없다. 여성 보컬 곡에서는 얘만한 녀석도 없는 것 같다. 플랫한 성향의 헤드폰이 있으니 이어폰은 얘 처럼 재미있는 녀석도 괜찮지 뭐.

 

 

 

어쨌거나 진동판 마저 교체해버렸으니 다시 에이징에 공을 들여야 겠구나. 에이징의 효용성에 대한 논란도 많지만 경험상 CM-7은 확실히 좀 에이징 영향을 받는 제품인 것 같다.

 

 

2012.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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