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살펴보면 미제 답게 아주 실용적인 설계와 디자인이란 느낌이 든다. 다시 말하면 독일제 처럼 절묘한 손맛과 공예품 같은 마무리는 보이지 않는다. 뭔가 싸구려 틱한 느낌의 플라스틱으로 된 빨간 셔터버튼의 릴리즈 감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님. 다소 힘주어 눌러야 해 핸드 블러를 주의해야 할 듯 하다. 초점 조절은 목측식이 아님에도 초보자들을 배려한 듯한 거리별 그림이 그려져 있다. 폴라로이드 사에서도 고급형 모델들의 파인더는 독일제를 쓰고 싶었는지 Zeissikon의 것이 장착되어 있어 밝고 시원하다. 거리에 따라 변환되는 프레임 라인도 인상적이다.
카메라 뒷 커버에 붙어있는 전자식 타이머. 시간을 셋팅해두면 필름을 뽑음과 동시에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삐~' 소리가 울린다. 그 때 필름에서 사진을 떼어내면 된다. 필름이 카메라를 빠져나올 때 롤러가 현상액을 눌러 펴주며 현상이 시작되기에 온도와 현상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기에 무척 유용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일반 폴라로이드에 비해 까다로운 부분이지만 이 것도 재미라면 재미? 노출 조절을 정확히 할 수 있는 기계식 모델에 사실 조금은 미련이 있었자만 이 전자식 타이머를 써보고 나니 역시 편하긴 하다.
구입 전 알아본 정보들에 따르면 노출 감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해서 필름 뽑기부터 쉬운 것이 없다는 얘기들이 대세였다. 비싼 기계식 모델 외에 모두 자동노출만 가능한 라인업이기에 역광 및 실내에서 정상적인 노출잡기가 어렵고 쉽게 쓸 수 있는 후지에서 나오는 필름들은 걸리거나 찢어지거나 혹은 여러 장이 한꺼번에 딸려 나오기도 한다는 등 궁합이 맞지 않다길래 나 역시 뭐 살짝 긴장도 했었다. 한 팩 정도 시행착오라 치고 버린다는 각오를 했건만..첫 컷부터 성공했다. -_-; 운이 좋은 듯. ㅎㅎ 카메라 자체는 크게 비싸지 않지만 문제는 역시 살인적인 가격의 필름. 온라인 최저가보다 더 싼 종로 삼성사 기준으로도 흑백인 후지 FP-3000 1팩이 12,500원인지라 장당 1,250원이란 얘기인데. 노출 성향과 현상시간에 따른 결과물의 차이를 알아볼 수 있는 테스트를 하는데도 ㄷㄷㄷ 이다. 무조건 원샷원킬만이 살 길;
마지막으로 선뜻 이 카메라를 선물해준 ○○에게 감사를~ ㅎㅎ (말못할 사정이 -_-;;)
2008.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