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어깨에 매고 있는 니콘 F3HP. 대학교 시절 동안 명실상부한 나의 주력 기종이었다. 지금도 가장 신뢰하는 카메라지만 이런저런 카메라들이 쓸데없이 많아진 요즘은 아무래도 예전만큼 자주 쓰지 않게 된다. 대세가 디지털이기도 하고 직장다니고 결혼하고 이렇게 살다보니 한가로이 현상하고 자가 스캔할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다.




어느 보석 시계 가게에 있는 오차 측정 기계. 파텍필립, 브레게, 바쉐론 콘스탄틴 등등등 이제 국내에서 못구하는 시계는 별로 없지만 여전히 로렉스의 브랜드 이미지는 막강하다. 그 고리타분함 때문에 로렉스를 싫어했었던 적도 있지만 이제는 서브마리너나 GMT MASTER, 심지어 노인간지라고 고개를 저었던 데이저스트도 예쁘게 보이는걸 보니 내가 나이를 먹었거나 아님 로렉스의 이미지에 나도 결국 쇄뇌를 당한게 아닌가 싶다.




비교적 일찍 나온터라 이제서야 가게의 문을 열고 청소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X100의 AF속도는 확실히 DSLR의 그것에 비해 느리고 일반적인 똑딱이의 수준에 준하거나 조금 빠른 정도? 확실히 DSLR을 쓰는 사람들에게 만족을 줄만한 속도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X100이 지향하는 바가 RF카메라의 디지털화에 가깝다보니 견딜만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커맨드 다이얼로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DSLR에 비해 X100은 조리개 우선시에 돌리기 썩 편하지는 않은 조리개링을 직접 돌려 조작해야 하는 등 크게 편하지만은 않다. 사람 맘이 간사한 것은 M3같은 만듦새와 디자인, 조작감을 가진 디지털 RF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지만 막상 후지의 X100을 만져보니 불편함은 불편함일 뿐 라이카에서 느껴지는 손맛은 없더라는 것이다. 결국 디지털은 편한게 장땡인가 라는 생각도 들지만 가벼운 무게 하나만은 X100의 큰 장점이다.




대구는 곧 개막하는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홍보에 주력하고 있었지만 주변에서 그 누구도 이 대회를 논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육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너무도 부족한 가운데 과연 성공적인 대회를 치룰 수 있을지 걱정된다.




출시되고 나서 일찍부터 리뷰한 사람들이 그랬듯이 기존은 후지 카메라들과 달리 상당히 채도가 낮다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니콘의 카메라들 위주로 오래 사진을 찍어왔기에 색감에 대해선 관대한 편이고 계조를 우선시 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작고 예쁘게 생긴 X100에서는 좀 화사하고 예쁜 색감이 나와줬으면 했는데 일단 좀 밋밋하다.




그늘진 벽에 휘갈겨진 낙서의 붉은 색이 어느 정도 나올까 싶어 찍어봤는데 뭐 그냥 그렇다. 눈으로 본 그 이상의 색감이 나오는 편은 아닌 듯. 물론 벨비아 모드로 세팅하면 고채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겠지만 콘트라스트나 선예도, 채도는 항상 보통이나 낮게 세팅해서 찍은 후 필요하면 보정하는 편이라 벨비아 모드로 찍어보진 않았다.




돌아다니다 배고파서 들어간 대구의 오래된 만두집 '태산만두'  원래 대백 앞에 있었는데 없어져서 검색 신공으로 찾아보니 화방 골목 쪽으로 옮겼대서 찾아갔다. 가게를 옮긴지 얼마 안된듯 이전 개업 축하 화환들도 많았고 가게도 더 넓고 깔끔해졌지만 예전의 약간은 허름한 분위기가 더 맘에 들었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맛은 변치 않았다는 거.

보통의 RF카메라로는 시차로 인해 이 만두 사진 정도 근접촬영은 별도로 부착하는 파인더가 없다면 불가능하지만 X100은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시스템으로 접사시에는 광학 파인더가 아닌 LCD파인더로 전환되어 시차없이 접사가 가능하다. 광학 파인더로 맞출 수 있는 최단거리보다 더 가까워졌을 때는 수동으로 접사 모드로 변경해야 함이 불편하기도 하지만 사실 기존의 RF들이 극복하지 못했던 부분을 하이브리드 파인더라는 방식으로 해결한 부분은 박수칠만하다.




빌딩 유리창 청소.. 렌즈의 왜곡 억제 능력이나 계조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 같다.




대구화교협회. 중국이 강대해질 수록 화교들의 정체성도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국제무대에서 더이상 볼 수 없는 저 청천백일기. 오성홍기보다는 그래도 정감있게 느껴지는 건 한 때는 같은 분단국가라고 혈맹처럼 지냈기 때문일라나..




대구화교협회 건물과 화교소학(초등학교)이 함께 있는 곳이라 입구에는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중국의 주요 역사적 인물들의 그림도 그려져 있다.



이 쯤부터는 전 날 충전을 미리 해두지 않은 과오로 배터리가 간당간당하며 결국 X100으로의 촬여은 중지되고 D700과 F3HP로 찍었다..;;  뭐 필름으로 치면 대략 한 롤 정도의 촬영으로 X100은 테스트를 마쳤는데 감도별 노이즈 테스트와 선예도와 MTF곡선이며 자세한 리뷰를 제공하는 곳은 원체 많기에 굳이 그렇게 해보고 싶지도 않았지만 그냥 쓸만한 카메라인 것 같다. 생긴것처럼 예쁘고 화사한 색감이 나오지 않음이 좀 의아했지만 똑딱이로는 만족 못하고 DSLR의 무게와 거추장스러움은 싫고 하이브리드처럼 후면 액정을 보면서 찍는 것은 똑딱이 같아서 싫고 필름 RF카메라를 써봤던 사람이라면 괜찮은 카메라가 아닐까 싶다.

근데 역시 가격은 좀 과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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