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시작을 깔끔하게 휴가로 시작했다.

와이프 출근시켜 준 뒤 어디 멀리 가긴 뭐해 미뤄왔던 차 틴팅이나 하려고 루마 공식 대리점에 차를 맡겼다. 작업 소요에 3시간이 걸린다는 말에 거기서 기다릴 순 없어서 여기저기 도보로 돌아다니며 대충 막샷을 날려댔다. 간만에 차가 없이 걸어 다니며 사진을 찍으니 예전처럼 길거리에서도 계속해서 뭔가를 찍기 위해 눈을 번득이던 시절이 떠올랐다만 날씨가 더워서인지 솔직히 다 귀찮더라.. 괜히 무겁게 롤라이플렉스는 왜 챙겨 갔을꼬. 가방에서 꺼내지도 않았다.

 

 

 

 

더워서 점심은 시원한 걸로.  부산이 태생이지만 경주에도 유명한 집들이 꽤 많은 밀면이다. 처음 먹었을 때는 참 맛있었는데 몇 번 먹고나니 그냥 그렇다. 면류는 거의 다 좋아하는 편인데 이런 냉면 사촌들은 내 입 맛에 그다지 맞지 않는 듯. 어쨌거나 한그릇 뚝딱 헤치우기는 좋다.

 

 

 

 

 

 

점심 후 또 걸어걸어 꽤 좋아하는 커피 전문점인 '슈만과 클라라'에서 시간을 떼우기로 했다. 저녁에만 가봐서 벌건 대낮에 가니 어색하다.

 

 

 

 

'슈만과 클라라'라는 가게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이 곳 사장님은 클래식에 상당히 조예가 깊으신 듯 하다. 빼곡한 CD와 LP들은 물론 책꽂이에도 음악 관련 서적들이 즐비하다. 들어보고 싶은 앨범들이 많았지만 들려달라면 들려주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따뜻한 걸로 마실까 하다가 그냥 아이스로. 책꽂이에 꽂혀있던 음악 서적들 들춰보면서 한 시간 정도 잘 노닐었건만 갑자기 나타난 아줌마 무리들이 시끄러운 사투리로 마꾸 떠들어대서 바로 일어나버렸다.

 

 

 

 

또다시 한 30분을 걸어걸어 최초의 틴팅 가게로. 도착했을 땐 마지막으로 전면 유리에 필름을 붙이시는 중이었다. 차 출고시 영맨이 해준 싸구려 틴팅은 결국 색이 다 날아가 거의 맨 유리나 다름없게 되었다. 싼 게 비지떡이라 결국 이렇게 새로 하게 되는구나. 이번에 새로 하는 김에 전면까지 50%로 해줬다. 50%라 그리 짙은 편은 아니지만 밤에는 조금 더 조심해줘야지.

 

막상 쉬면 할 일이 무궁무진할 줄 알았는데 역시 더운 날 막상 할 만한 일은 없었다. 결국 틴팅 맞긴거 작업할 동안 돌아다니다 보니 대략 끝난 금쪽 같은 하루 휴가;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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