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04  대구구장
삼성:기아의 08년 프로야구 개막전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관중들의 표정이 역전패당한 홈팬들의 느낌이라 제목만 저렇게 정해봤을 뿐 사실은 5회말 종료 후 구장 정리시간. 길고 긴 야구경기 중 여유롭게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시간은 5회말 이후 뿐이라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비우고 나오는 때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03  하동


3월에 월차신공으로 평일에 조용히 다녀왔던 섬진강.

하동을 빠져나와 남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달리던 중 보이는 간판 '최참판댁'
적어도 운치있는 고택과 최참판이 하동 마을 주민들에게 베풀었던 넉넉한 마음씀씀이 등의 훈훈한 일화를 떠올리며 핸들을 꺾었던 나의 기대를 무참히 깨준 곳이었다. 드라마 '토지' 세트장이었다는 민속촌 비스무리한 초가집들과 각진 목재로 새로 깨끗이 만들어진 최참판댁과 이런 것들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받는 어이없는 상황에 고개를 설레설레 저어야했다. 더군다나 수많은 관광버스에서 쏟아져 나온 단체 관광객들의 왁자지껄함에 질려버렸음은 물론이다. 박경리의 '토지'를 읽고 소설의 감흥을 느끼고자 찾은 애독자는 있기나 했을까.

어쨌든 괜히 왔다라는 생각을 되뇌이며 세트장을 빠져나오며 만난 마을은 그나마 위안을 주는 모습이었다. 요즘 농촌 답게 빈 집이 드문드문 있었지만 섬진강변의 넓은 들을 끼고 있는 곡창의 마을답게 여유가 느껴지는 한적한 마을이었으며 돌담도 예전 그대로의 형태를 보존하고 있었다. 요즘은 이런 돌담을 보기도 어려워져 돌담도 보존해야할 향토 유적으로 분류될 정도이니 자연스럽게 남아있는 이런 골목길을 만나게 된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었다.

골목을 돌아다니며 TMX가 들어있는 Nikon FM과 내가 제일 좋아했던 렌즈 ai-s 28mm2.8로 몇 컷을 담았다. 어딜가나 골목길은 셔터를 누르게하는 묘한 매력이 가득한 공간이다. 괜찮다 싶은 곳에선 누군가 지나가기를 기다려 재빨리 셔터를 누르곤 하지만 뭐 사실 딱히 대단한 사진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정감이 느껴지는 골목길에 사람이 없다면 허전하다는 나름의 고정관념으로 해마다 이 같은 사진을 수십장 남기게 하는 듯 하다. 작고한 김기찬 작가는 골목길만을 평생동안 필름에 담았다고 하니 골목길의 매력은 사진가들에게 남다른지도 모르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03  구룡포


대학 시절부터 군시절까지 이어진 약 7년 정도의 서울/경기권 생활을 정리하고 직장 덕에 다시 포항에 내려와서 좋은 점이 있다면 바다가 가깝다는 것이 아닐까. 간혹 갑갑하거나 하면 늦은 밤에도 송도 해수욕장으로 차를 몰아 바다 바람을 쐬며 담배 한대 피우며 걸을 수 있고 날씨가 좋을 듯한 날 저녁이면 다음 날 새벽 동해안으로 달려가 일출을 볼 수도 있으니 여의도 한강 고수부지를 걷던 기분도 낼 수 있다.

3월의 네번째 토요일 나른한 오후 바닷 바람이나 쐬러 구룡포로 갔다. 그나마 가까운 어항인 구룡포에 가면 언제나 찍을 거리는 있다. 자주 가다보니 더이상 특이한 앵글이 나오지 않지만 제대로 된 작업을 해보고 싶은 소재는 많은 곳. 이 날은 몽골에서 활약한 후 전설의 명렌즈 Carl Zeiss Biogon 21mm4.5에 밀려 좀처럼 빛을 못본 니콘 ai-s 20mm2.8를 데려갔다. 사실 동일한 구도와 노출값으로 비오곤과 동시에 촬영해 비오곤의 명성을 새삼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 억지로 우겨야 비오곤이 조금 더 좋아보이는 수준이라고 결론내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인데 확대 인화시에 해상도가 얼마나 차이가 날런지 모르겠지만 사실 올드 렌즈들에 비해 현행렌즈의 해상도가 나쁠리도 없고 비오곤의 자랑인 왜곡억제능력도 크게 차이나는 편은 아니었다. 주변부 해상도는 확실히 비오곤이 훌륭해 보였지만 그런 세세한 차이를 확인하고자 필름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있노라니 드는 생각은 '객관적으론 돈지랄이다..' 이거 뿐.

이왕이면 좋은 카메라, 좋은 렌즈를 갖고 싶은 것이 누구나의 욕심이겠지만 새삼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Rolleiflex와 Contax IIa에 밀려 찬밥이 되버린 나의 니콘 라인업들. 어쨌거나 가장 신뢰가 가는 10년지기 니콘에 Tri-X를 넣고 거리로 나가고 싶은 밤이다.



그러나 지금은 숙직 中      

젠장    -_-;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05  경주

철호한테서 빌려서 한 롤 찍어본  PEN EE3
PEN FT같은 고급형도 아닌 보급형 모델이기도 하고 그렇잖아도 작은 135판을 반으로 잘랐으니 그 해상도에는 좋다해도 한계가 있으리라 생각했건만 스캔해본 결과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다. 냉정히 얘기해 확대 인화보다 가로 700픽셀 정도의 사이즈를 통해 온라인에만 게시하는 비율이 절대적인 현상황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렌즈 교환식 하프카메라인 PEN F는 유진 스미스가 사용한 기종으로도 유명하다.

뭐 하나 지를 때가 됬나?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05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어렸을 적인 초등학교 3학년인지 2학년인지 그 시절에 해외여행은 보편화된 화제거리는 아니었다. 그 때 서유럽 4개국 정도를 돌아보시고 오신 아버지의 얘기를 들었지만 그래도 그리 쉽게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는데 요즘은 정말 제주도 가는 것보다 편하게 위 사진의 어린 애들까지 해외를 다니는 시절이 되었다. 물론 나 역시 해마다 눈덩이 처럼 불어난다는 여행수지적자에 기여하고 있지만 국내 역시 구석구석 누구 못지 않게 다녔고 다니고 있다.

밖으로만 나가는 사람들을 질타하기 보다 들어오게할 수 있는 시스템의 부재가 아쉽고 그렇게 많이 나갔다 온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오는 것들은 하나도 없는 듯해 아쉽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먹고 지나가야 아쉽지 않은 대게
군대에 있을 땐 데리고 있던 계원 준용이 집이 영덕이라 택배로 받은 대게로
인사과 전체가 푸짐하게 먹었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구룡포 어판장

겨울엔 과메기로 봄엔 대게로 붐비는 곳. 흐린 날이었음에도 이 날은 좀 활기가 느껴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하동

하동 송림 밑 섬진강 변에서 재첩을 잡으시던 아저씨와 한참을 얘기하며 사진을 찍었다.
외지에서 온 낯선 녀석이 들이대는 카메라에 거부반응을 일으키실 만도 했건만 그다지
의식하지 않으시고 간간히 던지는 질문에 답변해 주셨다. 사진 나오면 한장 보내드릴까요? 하고
물었지만 됐다며 손사레치셨는데..사실 사진 보내주기로 하고 보내준 것이 몇 장 안되는 것이 현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매축지

재개발 예정 지역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매축지

간만에 실버패스트를 이용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해운대

곡예급 널뛰기의 놀라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영선동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영선동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매축지

곧 재개발이 시작된다는 곳.
이미 유명 브랜드 아파트들이 바짝 다가와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매축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보수동

헌 책방 골목에서 참고서등을 사서 나오던 여고생들.
요샌 정말 깻잎에 쫄치마, 도대체 뭐가 들었을지 궁금한
착 달라붙는 작은 가방만 들고 다니는 애들도 많은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매축지

거의 4년만에 다시 찾은 부산
08. 3. 10 () - 월차를 내다!

 봄을 맞이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내게는 역시 섬진강을 찾는 길이 최고의 선택인 것 같다. 올해로 벌써 4번째나 찾는 봄의 섬진강. 3월 중순이면 섬진강 따라 피어나는 매화꽃의 무리는 정말로 봄이 왔음을 실감할 수 있게 하는 이미지. 물론 2월부터 피어나기 시작하는 남해안과 일부 섬의 동백꽃과 복수초들도 빼놓을 수 없지만 매화의 세밀하고 야무진 꽃잎이야 말로 그 중 최고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사군자라 불리우던 매난국죽(梅蘭菊竹) 중 매화가 가장 첫째인 것도 괜한 것은 아니리라.

 아침 7시경 출근하듯이 집을 나서 포항-대구 고속도로를 통해 서대구 IC를 거쳐 마산외곽순환도로를 통해 남해안 고속도로에 합류하여 경남 하동을 향해 달렸다. 이틀전 엔진오일을 간 덕에 18만 키로의 주행기록에 달하는 내 12년된 아반테는 이날따라 아주 날아갔다. 밟으면 밟는대로 죽죽 나가는 평소답지 않은 놀라운 엔진파워를 보여주며 3시간 여의 질주 끝에 하동에 도착했다. 대학 다닐땐 여수행 마지막 무궁화호를 타고 내려오곤 했던 이 곳에서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은 언제나 하동 송림이다. 언제부터인지 입장료를 받고 있지만 최소한의 관리비라 생각하고 기꺼이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동 송림에서 바라본 섬진강. 이 강을 경계로 저 건너편은 전남 광양이다. 조영남의 노래에 나오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에~의 그 섬진강. 당연히 차가 없던 대학생 시절 새벽에 도착한 섬진강가는 언제나 차가운 바람으로 몸을 움츠리게 했다. 저 다리를 건너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까지 걸어가곤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섬진강의 재첩을 건지는 아저씨. 이른 아침 갑자기 나타난 카메라를 주렁주렁맨 낯선 이의 인사도 반갑게 받아주시며 많은 얘기를 들려주셨다. 매화꽃은 아직이라며 다음주 정도는 되어야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말에 광양으로 건너가기에 앞서 약간 걱정이 든다. 재첩은 국으로 밖에 안먹냐는 질문에 숙회로도 먹는다는데 아직 먹어보진 못했다. 해마다 섬진강에 들르면 꼭 찾게되는 것이 재첩국이었다. 미각을 화려하게 자극하는 전세계의 온갖 음식들에 익숙해진 오늘날 우리의 입맛에 특별한 맛을 선사하는 음식은 되지 못할지는 모르나 특별한 양념도 없이 재첩을 고은 뽀얀 국물에 부추 몇 조각이 떠있는 재첩국을 한 숟갈 입에 넣으면 섬진강과 봄의 향기가 온 몸에 퍼져오는 듯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섬진강 어민회의 낡은 컨테이너 건물. 섬진강은 아직도 그 맑은 수질이 유지되고 있는 강 중 하나로서 재첩을 비롯하여 향긋한 향이 일품인 은어, 수질이 조금만 오염되어도 적응하지 못하는 민물참게가 잡힌다. 참게는 군사지역에서 보호받는 임진강 외에는 섬진강에서만 잡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마침 군복무했던 부대가 임진강과 가까워 참게 매운탕은 몇번 맛보았다. 이번 여행길은 혼자라 양이 많은 매운탕은 먹기 뭐해 참게장 정식을 먹었는데 평소 간장게장을 즐기지 않았으나 섬진강 참게장은 향긋하고 깊은 맛이 썩 괜찮았다. 이 모든 섬진강의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도록 맑은 수질이 유지되기를 바래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섬진강 변에 피어난 매화. 역시 아직 이른 시기라 흐드러지게 핀 상태는 아니었지만 접사를 즐긴다면 꽃 잎이 싱싱한 이 시기가 더 제격일 듯 하다. 아마 이 번이 내가 섬진강을 찾은 네 번 중 가장 이른 시기인 듯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리를 건너자 넓은 부지에 매화축제를 알리는 애드벌룬과 행사장 천막들이 눈에 띄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늘 찾던 그곳으로 향했다. 평일이라 역시 조용했고 서울에서 오셨다는 노부부께서 매화를 카메라에 담는데 열중이셨다. 요즘은 노인분들도 DSLR을 쓰시는 경우가 무척 많다. 그 흔한 DSLR하나 없이 20년도 넘은 Rolleiflex와 니콘 F3HP와 FM을 들고온 나는 '저 보다 더 신세대이십니다.'라며 인사를 건냈고 할아버지는 우리야 잘 못찍으니 디지털을 쓴다고 답하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봄은 봄이다. 매화가 점점히 피어나는 섬진강변의 마을에서 모종을 심고 밭을 손질하는 일손이 바쁘다. 군대에 있을 땐 봄이 되면 부대 곳곳에 피어올라오는 달래를 뜯는 것도 소소한 재미 중의 하나였다. 달래를 뜯어 관사에서 후배 장교들과 모여 라면을 끓여먹으면 정말 일품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필름에 담고 이 분은 캔버스에 담는 중. 파레트에 짜놓은 물감의 색채가 발랄하다. 학교 다닐 땐 그림은 좀 그리는 편이었는데 나중에 나이 들면 수묵화나 제대로 한번 배워봐야겠다. 돈이나 많이 벌어둬야겠고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섬진강의 맑고 잔잔한 물, 깨끗한 백사장. 언제나 섬진강은 잔잔하고 고요하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휴식을 취하기 제격인 곳. 섬진강이 배출한 文人 김용택의 책을 가져갈 걸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시간나면 김용택의 글이나 다시 읽어봐야겠다.

- 하늘은 맑았으나 대기가 그리 청명하진 못했던 관계로 발색이 그다지 좋진 않은 듯. 흑백은 다음 기회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경주

ElChe형이 보여준 삼각대의 새로운 역할 :)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 3  경주 안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