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x II & Carl Zeiss Jena Biogon 3.5cm f2.8


여든이 넘으신 어르신들



Bose 1705-2 인티앰프와 멀티소스 셀렉터 SB-1


101시리즈와 최고의 궁합을 보이며 황준님 블로그와 책등을 통해 인기를 끌고 있는 1705인티앰프의 가장 큰 단점은 입력 단자가 하나 뿐이라는 점이다. 이 초소형 앰프에 그런 것까지 바라면 너무 과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1705에 이어 출시된 1706은 3개의 소스 입력 단자를 제공하는 걸 보면 역시 아쉬운 점이다. 



Bose 1705의 뒷면. 입력 단자가 하나 뿐인 것이 보인다. 1705는 1705-2와 달리 전원 아웃풋 기능이 있다.







1705의 후속 1705-2. 내 것이 이 모델인데 1705에 있던 전원 아웃풋 기능이 생략되어 아쉬우나 좌우스피커의 볼륨을 별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소리는 1705가 더 좋다는 얘기가 있으나 모르겠다. 







1705의 단점을 보완해 출시된 1706, 소스기기 입력 단자가 3개로 늘었고 슬라이딩식 볼륨 조절에서 노브 회전식으로 바뀌어 전체적으로 많이 편리해졌다. 그런데 이것도 1705보다는 소리가 못하다는 얘기가 있다. 안들어봐서 모름. 







1706의 뒷면. 3개의 입력 단자가 보인다. 여기까지는 101스피커용 EQ셀렉터가 있다.







1706에 이어 나온 1706-2. 여기부터는 101스피커용 EQ도 생략되어있다. 뭐 꼭 EQ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101스피커용 EQ덕분에 1705~1706은 101시리즈를 울리기 최적의 인티앰프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빠지니 좀 허전하긴 하다. 하여튼 얘도 안들어봐서 모름.







어쨌든 입력단자가 하나 뿐인 내 1705-2를 위해 전용 멀티소스 셀렉터 SB-1을 구해서 달아줬다. 별거 아닌 셀렉터지만 이게 은근 잘 안나오는 물건이라 보자마자 그냥 사버렸다;;  총 5개의 소스기기 입력이 가능하고 그 중 하나는 무려 포노단이다. 단,포노단을 연결하려면 전원을 연결해줘야 하는데 앞서 얘기했듯 1705-2는 1705와 달리 전원 아웃풋 기능이 생략되어 SB-1에게 전원을 넣어주자면 멀티탭에 또 하나의 플러그를 꽂아야 하기도 하고 어차피 하나뿐인 턴테이블은 피셔에 연결되어 있기에 굳이 그럴 필요도 없어서 생략. 1번에는 튜너를, 2번에는 iPod Classic, 3번에는 CDP를 연결해뒀다. 







뒷면의 모습. SB-1의 아웃풋을 1705의 인풋에 연결해주고 나머지 인풋 단자 5개를 사용할 수 있다. 굳이 이걸 따로 사고 할 바엔 그냥 1706을 사면 되는거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뭐 이 바닥이 말처럼 합리적으로만 되는 곳도 아니라...  어쨌든 아이팟만 연결해서 듣던 1705-2와 101IT로 이제 다양한 소스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다. 





형석이가 놀러오면서 가지고 온 나카미치 튜너 ST-2. 나와 달리 FM방송은 거의 듣질 않는다는 그는 사용하지 않는 이 튜너를 나에게 선물했고 나는 데논 DCD-1610 구입 이후 놀고 있던 인켈 6030G CDP를 그에게 선물하며 물물 교환을 했다. 피셔 250TX의 FM품질도 괜찮았지만 별도 튜너의 성능이 몹시 궁금하던 나였고 사용중인 나카미치 CDP가 고장난 형석이 모두가 윈윈한 거래. 색상이나 크기가 마침 데논 CDP와 세트로 보일만큼 깔맞춤이다. :)







피셔에 연결되어 있던 이른바 '포터 안테나'를 ST-2에 연결해줬더니 실내에 안테나를 뒀음에도 시그널이 5까지 풀로 뜬다. 오래 사용치 않아서인지 스테레오가 왔다 갔다 하는 증상이 있는데 오늘 거의 종일 틀어두는 중인데 전기밥을 좀 먹고도 호전되지 않으면 점검을 맡겨봐야겠다. 디지털 튜너답게 소리 깔끔하고 좋다. 라디오 소리 별거냐 싶은 사람들도 많을텐데 괜히 비싼 튜너가 있는건 아니겠지. 튜너 지름신 올까봐 두렵네. ㄷㄷ



AR에 입문한지 2년만에 가장 흔히 추천되는 피셔 리시버를 들였다. 사실 AR스피커에 피셔 리시버 혹은 AR인티앰프, AR리시버는 너무 뻔한 공식이긴 하지만 결국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질렀다. 250T시리즈 중 오징어TR이 들어간 250TX 중기형으로 후기형 캔티알에 비해 소리가 좋다는게 대체적인 정설인데 어차피 캔티알을 들어보지 못한지라 비교 불가. 산수이 2000의 불빛이 역시 아름답다. 반면 피셔의 불빛은 그냥 빈티지스럽다 딱..







위에서부터 Bose 1705-2 인티앰프, 피셔 250TX, 산수이 2000






보스 앰프에는 iPod Classic을 소스기기로 쓰고 있다. 원래는 보스 웨이브뮤직시스템 용으로 나온 아이팟 커넥터 킷을 Y단자로 앰프에 물려뒀는데 별도의 DAC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음질은 만족스럽다. 아이팟의 DAC이 기본적으로 성능이 우수하다는 얘기가 맞는 듯. 피셔 250TX에는 인켈 6030G CDP와 AR-XA 턴을 물려놨고 기존에 사용하던 산수이 2000은 스피커와 소스기기를 모두 뺏긴 상태. 당분간 250TX를 사용해보고 산수이 2000과 둘 중 하나만 살아남을 예정이다.







단순하기 그지 없는 AR-XA 턴테이블. 몇몇 단점에도 불구하고 턴테이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기종으로 단순한 구조와 심플한 디자인, 그럼에도 좋은 소리를 들려줘 여전히 찾는 이들이 많다. 







AR4와 공제 스탠드.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한 AR4X와 크기가 같음에도 유닛과 네트워크의 차이로 다른 성향의 소리를 들려주는 AR4. AR4X에 비해 한 수 위의 소리라고 평가되고 생산수량도 많지 않아 그만큼 가격도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스탠드는 AR까페에서 공제했던 것으로 원래는 당시에 4시리즈용으로 나온 스탠드는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AR4 위에 올려둔 나의 첫 하이파이 시스템이었던 보스 101IT 스피커. 황준씨 블로그와 책으로 인해 엄청나게 유명해진 스피커라 안티(?)도 많은 스피커가 되었지만 개인적으론 아주 만족스러운 스피커다. 보스 스피커들이 대체로 그렇긴 하지만 이것저것 안따지고 음악을 듣기에 이처럼 흥겨운 스피커도 많지 않은 것 같다. 전용 스탠드는 구하기도 어렵고 너무 비싸서 카메라용 삼각대로 제작해줬다.







이처럼 단촐한 나의 시스템들. 랙조차 없이 이렇게 바닥에 두다보니 선정리도 너저분하다.







좌우 벽면의 특성이 너무 다르고 2~3m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서 청취하는지라 약간의 토인을 줘서 운용하고 있다.







피셔 250TX의 느낌은 얼마 더 들어본 후에 적는걸로. 2년간 써온 산수이 2000은 상태가 너무 깨끗한데다 정말 드문 우드 케이스도 있고 불과 얼마전에 빌라소리사에서 오버홀까지 마친지라 팔기엔 너무 아깝다. 그런데 피셔의 소리도 역시 소문대로 명불허전이고.. 어째야 할까나.




웨지우드는 그 오랜 역사 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브랜드라 하나 정도는 갖고 싶었는데 그 유명한 Jasper 라인은 그 아름다움은 별개로 실사용하기에 그리 끌리지 않았다. 식기류의 파란색은 음식이 맛있게 보이지 않았고 찻잔만 구하고 있는 나에게 홍차의 수색을 보려면 찻잔은 일단 흰색이어야했다.





웨지우드의 대표작. Portland 항아리



그러나 이런 웨지우드 전통의 아이템과 달리 비교적 최근인 1964년에 첫 등장하여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라인업이 있으니 바로 와일드 스트로베리 시리즈다. 영국제 도자기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미 문양이 아닌 산딸기 그림을 그려넣은 이 라인업은 처음 봤을 때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포트메리온이 떠올라 그다지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게 보면 볼 수록 수수한 듯 하면서도 참 산뜻하고 예뻐 보이는 것이었다. 찻잔의 모양도 내가 선호하는 넓고 얕은 Peony Shape에 1st Quality의 Made in England. 일단 한 조만 사보기로 했고 3주가 거의 다되어 영국에서 도착했다.





Wild Strawberry라는 이름 처럼 잔과 소서에 산딸기 그림이 그려져 있다. Minton의 Haddon Hall 라인업 보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듬성듬성한데 그래서 더 깔끔하고 마치 산뜻한 풀내음이 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림의 채도는 의도적인지 다소 낮은 편인데 그래서 덩쿨의 녹색과 산딸기의 빨강, 꽃의 분홍색이 그 어느 하나 튀지 않고 전체적으로 차분한 조화를 이룬다. 찻잔과 소서의 테두리는 22K 금으로 입혀져 조금이나마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물론 빅토리아 여왕 시절의 금장이 엄청나게 들어간 화려한 찻잔들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오히려 평소에 자주 쓰기엔 딱 적당해 보이고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  





위에서 바라본 모습. 잔에다 차를 따르면 찻속에 산딸기 풀을 담궈놓은 듯한 느낌도 든다. 손잡이의 홀딩감도 좋고 무게 배분, 촉감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다. 





찻잔의 아랫면에는 웨지우드의 마크가 스탬핑 되어 있고..





소서의 아랫면에서는 포틀랜드 항아리 그림의 웨지우드 마크가 스탬핑되어 있다. 찻잔과 소서의 웨지우드 마크 스탬핑이 다른데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제작 시기가 서로 다른 찻잔과 소서로 이루어진 한 조일 가능성도 있을 듯. 자세히 보면 산딸기 그림의 색감도 찻잔과 소서가 조금 다르다. 상태는 매우 훌륭하므로 굳이 신경안쓰기로. 패스~






마지막 사진은 차를 따라둔 것으로 올리고 싶었으나 사진을 찍어두질 않아서 그냥 이걸로 끝낸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찻잔인데 실물을 보니 한조를 더 사고 티포트와 플레이트까지 사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든다. 64년에 발매된 이후 지금까지 인기를 누리는 건 역시 유행을 타지 않는 깔끔함에 있지 않나 싶다. 



2015.03.22

단기간에 걸쳐 찻잔을 몇 개나 지르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어느 정도(?)만 갖추고 나면 그만해야지 다짐하며 그 '어느 정도'에 속하는 것들을 나름대로 정해보았다. 주로 영국제 찻 잔들에 관심이 갔고 非영국제로는 딱 두 종류가 소유욕을 자극했는데, 하나는 독일 마이센(Meissen)의 Blue Onion 라인이었고 또다른 하나는 러시아 로모노소프(Lomonosov) Cobalt Net 라인이었다. 




두 종류 모두 파란색을 주제로 한 자기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내가 파란색을 참 좋아하긴 좋아한다 싶은데, 마이센의 블루 어니언은 조선에서도 만들어내던 중국의 청화 백자를 모방한 제품임에도 유럽에서 최초로 도자기 제작에 성공했다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고 오늘날에도 명품으로서의 위치가 탄탄해 다소 수수해 보이는 외모에 비해 가격도 만만치 않다. 반면 로모노소프의 코발트 넷은 파란색 그물망에 금으로 그려진 문양들이 어우러져 러시아 황실에 공급되던 자기라는 명성에 걸맞는 상당히 화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성격상 어차피 언젠가는 살 것 같아 이왕 살거 빨리 사자는 합리적(?) 결론을 내렸다. 마이센은 좀 더 보는 안목이 키워지면 알아보기로 하고 먼저 로모노소프를 알아보니 국내 가격은 정말 깜짝 놀랄 수준이다. 복잡한 유통과정과 관세,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은 수입사들의 의도가 더해졌는지 모르겠지만 비싸도 너무 비싸다. 한 눈에 확 들어오는 화려한 디자인에다 이렇게 비싼 가격까지 더해지니 그릇 좀 좋아하는 일부 사람들 사이에선 거의 선망의 대상이던데 나는 그렇게 비싼 비용을 지불할 생각은 없었다. 결국 이번에도 이베이를 공략하기 시작했는데 그다지 많은 물건이 올라와있지도 않을 뿐더러 짝퉁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가격대가 국내에 비해 저렴했고 그리 비싸지 않은 중고제품에도 입찰자가 많지 않다. 상대적으로 물건이 많은 영국의 로얄 알버트나 파라곤 제품들에는 항상 입찰자가 많은 것과는 너무 비교되는 의외의 모습이라 로모노소프 역시 국내에서 다소 과장된 이미지의 브랜드가 아닌가 살짝 의심도 된다.. 그래도 이쁜 건 사실이라 하나를 눈여겨 보며 입찰했고 별다른 경쟁없이 수월하게 한 조를 구할 수 있었다. 





Lomonosov - Cobalt Net Tulip Tea Cup


정상적으로 소서에 올려두고는 안찍고 뒤집어서 먼저 찍었다; 미국의 셀러에게서 구입한 물건인데 적어도 배송하기 전에 한 번은 씻을 법도 한데 먼지도 제법 많고 잔 내부에 얼룩 마저 있었다. 물론 셀러의 제품 설명에 90년대말에 구입한 후 거의 쓰지 않고 보관만 해온 것이라 먼지가 앉거나 때가 묻었을 수 있다고 적혀는 있었지만 그래도 그냥 그대로 보낼 줄이야;;; 셀러도 참 대단한 사람인 듯. 하여튼 개봉 후 회사 탕비실에 들고가 깨끗이 설거지 해줬더니 다행히 반짝반짝 상태가 좋다. 잔 아랫면의 스탬프는 요즘 나오는 제품들과 차이가 있다. 





모든 페인팅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는데 손잡이에도 신경써서 금으로 무늬를 그려뒀다. 잔과 소서의 화려한 그림과 튤립 형태의 디자인에 비해 손잡이의 디자인은 너무 평범하지 않나 싶은데 금으로 그린 무늬가 심심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바로 위에서 바라본 모습. 잔의 크기는 일반적인 찻잔에 비해 큰 편으로 가득 채울시 약 250ml 정도 들어가며 보기 좋게 예쁘게 담으면 220ml 정도가 들어가는 수준이다. 티포트를 쓰지 않고 간단하게 티백을 우려 마시기에는 딱 좋은 사이즈. 다만 차를 그 정도 채우면 무게가 꽤 무거워지는데 역시 저 손잡이가 뭔가 좀 어설프다. 손가락이 편하지 않고 무게감이 많이 느껴지고 잔의 옆 면에 손가락이 닿아 뜨겁기도 하다. 드는 요령이 생기면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저 손잡이는 조금만 더 신경을 써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래도 모든게 용서되는 화려한 코발트 넷과 금장의 조화. 소서 위에 잔을 올려두고 이렇게 바라보면 정말 아름답고 화려하다. 물론 눈을 부릅뜨고 구석구석 살펴 보면 완벽하지만은 않은데, 잔 아랫 부분이나 소서의 가장 자리 등의 금장 칠 폭이나 도료의 두께가 조금씩 편차가 있긴 있다. (공식 수입업체에서도 모든 무늬가 핸드 페인팅이라 완벽하지는 않을 수 있다고 언급을 해둠) 로얄 알버트도 그렇고 금으로 칠하는 부분은 원래 다소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이해하는게 좋을 듯 하다. 개인적으로 만년필도 그렇고 시계나 등등 대부분의 물건들에 '금장'을 상당히 싫어하는 편인데 이상하게 찻 잔은 금장 무늬가 들어간 것이 좋다. 





퇴근이 다소 늦었지만 새 찻잔이 왔으니 한 잔 안마실 수 없지. 티백으로 간단히 마시고 잘까 하다가 새로산 Twinings의 Earl Grey 틴을 개봉해서 우려냈다. 확실히 잔이 크니까 우려낸 다음 티포트로 옮겨서 2번 따라 마실 필요가 없어서 좋다. 어차피 2조를 산 것도 아니니 혼자 마실 때 주력 찻잔이 될 것 같다. 



대부분의 찻잔들이 사진보단 실물이 낫던데 솔직히 말하면 얘는 사진이 나은 것 같다. 실물이 예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워낙 사진발을 잘 받는 화려한 잔이다 보니 기대가 너무너무 컸던 것일 수도. ㅎㅎ  



2015.03.17

찻잔에 빠진 이후 날마다 ebay를 수시로 들락거리며 괜찮은 찻잔이 없나 살펴보는 요즘인데 얼마전에 덤볐다가 놓친 물건이 하나 있었다. 






바로 위 사진의 웨지우드의 찻잔 2조 세트였는데 'Queen of Hearts'라는 이름처럼 곳곳에 하트가 뿅뿅 박혀있다. 하트가 들어간 디자인인데도 너무 여성스럽기만 하거나 유치하지 않은 품위가 느껴졌고 컵과 소서의 무늬와 반복적인 패턴도 단정하면서도 화려한 매력이 있어서 이건 다소 출혈이 있더라도 한번 덤벼봐야겠다 싶어 Watch List에 올려두고 주시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경매가가 높지 않더니 꽤 많은 입찰자들이 나타났고 마감 10여분을 남겨두고는 거의 US $60까지 올라가기 시작했다. 배송료를 감안해도 아직은 괜찮은 가격이라 매복을 끝내고 기습적으로 끼어들었더니 금방 다시 가격이 올라가버린다. 한번 해보자 싶어 나도 다시 올려서 입찰하니 또 올라가고 한번 더 올리니 아예 덤빌 생각하지 말라는 듯 훌쩍 높은 금액을 던지는 녀석이 하나 있길래 추격을 포기해버렸다. 매복해 있다가 마지막에 등장한 나를 의식한 듯 그 입찰자는 계속 가격을 올려서 불렀고(나는 추격 의지를 이미 상실했는데 ㅋ) 결국 위 캡쳐에 있는 것 처럼 US $108.73에 가져갔다. (셀러는 나한테 고마워해야할 듯)




하여튼 그 후 국내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는 약 7만원 전후로 새 것도 살 수 있는데 굳이 위험한 이베이에서 무리하여 사지 않은게 현명했다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사려면 나중에 새거로 사야겠다 생각 하던 중, 어제밤에 내가 찻잔 구경하는 걸 보던 와이프가 친정에 이 찻잔이 있다는 게 아니가! 예전에 처제가 회사 다닐 때 부회장이 처제에게 선물해줬고, 처제는 그걸 다시 친정에 드렸다는 것. ㅎㄷㄷ 그리하야 오늘 처가에 갔다가 찬장에 들어있던 요놈들을 데리고 집에 왔다. (찻잔가지러 간 건 아님..) 처가 장농에서 카메라가 출토(?)되서 들고 왔다는 이야기나, 미래의 사위를 위해서 장인이 만년필을 미리 사뒀다가 줬다는 얘기나 등등 처가 득템 얘기들은 은근한 로망이었는데 나도 뜻밖의 이런 득템의 날이 오다니. 사실 찻잔에 관심없었다면 봐도 몰랐겠지만.





Wedgwood - Queen of Hearts Tea Cup


당연하겠지만 상태좋고 깨끗한 민트급. 이런게 처갓집에 있었다니! 깊이가 얕고 폭이 넓은 전형적인 홍찻잔의 형태고 화려한 문양이 있지만 잔 내부는 흰색이라 홍차의 수색을 감상하는데 지장이 없다. 홍찻잔의 내부는 무조건 흰색이어야 한다는 개인적 신념.





소서의 한 가운데도 하트가 딱~ 반복적인 패턴과 금장의 조화가 화려하고 아름답다. 





위에서 바라본 모습. 보기좋게 잔의 흰 색 부분까지 차를 채웠을 때 대략 130ml 정도 들어가는 일반적인 크기이다. 






잔의 아랫면. Wedgwood의 가장 최근 로고가 스탬핑되어있다. 마크로 렌즈가 없어서 더 크게는 못찍었다만 W 사이에 웨지우드의 대표작 포틀랜드 항아리 모양이 있다. 






마크로 렌즈가 없어서 크롭해서 올려본다. 요렇게 되어 있는데 꽤 귀여운 듯. 





대부분의 영국 도자기 업체들이 요즘 그러하듯 웨지우드도 이제 대부분 해외 공장 생산이다. 그래서 얘도 뒷 면에 ENGLAND 스탬핑은 보이지 않는다. (태국 생산) 퀄리티의 차이야 없다고 말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웨지우드의 이름을 생각한다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사진 다 찍고 Twinings의 Darjeeling을 우려서 마셨다. 3g에 300ml 우려냈더니 딱 2잔 나온다. 



어쨌든 뜻밖의 득템으로 횡재한 기분인 주말이다. 다음 주 중으로는 아마도 이베이에서 지른 Wedgwood의 대표 라인 Wild Strawberry 찻 잔도 하나 날아올텐데 안전하게 잘 날아오길. 



2015.03.15








미국의 친구에게 부탁한 크롬캐스트 도착. 개당 35달러 밖에 안하는 저렴한 가격이라 배송료가 더 비싼 지경이라 친구와 합쳐서 3개를 주문했다. 






박스 옆면. HDMI 단자에 꽂아 와이파이에 연결하여 공유하는 개념이 심플하게 표기되어있다.






박스 뒷면. 아직까지는 구글 서비스 외에는 디바이스에 저장된 동영상 재생은 지원하지는 않는다. (앞으로도 안될 듯?) 그렇지만 유튜브라는 무궁무진한 컨텐츠와 이제 제법 볼만한 영화들이 많아진 구글 무비를 시원시원한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옆으로 쏙 안쪽의 박스가 나온다. 패키지는 역시 애플이 예술이지만 구글의 포장과 디자인도 깔끔하고 산뜻한 것 같다. 





예쁘다. 넥서스4, 넥서스7(2012) 때는 검정색을 위주로 한 패키지였다면 넥서스5, 넥서스7(2013)부터는 흰색과 파란색의 조합으로 밀고 나가는 듯. 





박스를 열면 요렇게 들어있다. 왼쪽의 '시작하기' 설명은 3단계로 간단하다. 





다시 들춰보면 연결선과 110볼트 전원선이 자리잡고 있다. TV의 USB단자를 통해서 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으면 저 전원 단자는 필요없고 저걸 쓰려면 110V → 220V 아답터가 필요하다. 





크롬캐스트를 TV의 HDMI단자와 USB단자에 연결했다.





연결이 되면 위와 같은 화면이 나타난다. 크롬캐스트의 세팅과정은 간단하면서도 아름다운 화면이 이어져 그 자체로 상당히 즐거운 경험이 되어 준다.





이제 Nexus4에 미리 apk파일로 설치해둔 크롬캐스트 어플을 열고 셋업을 시작한다.  





셋업이 진행되고 크롬캐스트가 인식한 와이파이의 비밀번호를 입력해주는 등의 절차를 거친다. 사실 이 과정은 동영상으로 찍어뒀으면 정말 쉽게 이해하기 쉬울텐데 이 때는 그 생각을 못했음.





크롬캐스트 설치가 끝났다. 다시한번 재부팅이 필요하다.





요렇게. 정말 다양하게 화면이 변하는데 몇개는 못찍고 지나간 듯.





연결완료된 핸드폰 스크린 샷. 저 영상의 재생 버튼을 터치하면 대략적인 크롬캐스트의 사용법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연결 완료된 TV화면. 크롬캐스트 고유번호9240. 연결된 와이파이도 표시된다. 이제 핸드폰에서 유투브나 구글무비, 구글뮤직을 열고 원하는 컨텐츠를 공유하면 된다.





이것도 연결완료 화면..하여튼 연결과정 내내 TV화면은 수시로 바뀌고 예쁜 영상들을 보여준다.





동영상이야 당연히 깨끗하게 잘나와서 별도로 사진 찍지 않았고 버벅이거나 끊김도 없이 잘 재생된다. 재생시켜두고 나서 전화, 문자, 웹서핑 등 다른 작업도 계속해서 가능하단 점이 큰 장점. 구글 뮤직은 어떤 식으로 되나 싶어 해봤더니 그냥 음악만 나오는게 아니라 앨범 아트와 곡명, 아티스트명, 앨범명이 표시된다. 



크롬캐스트는 아직 국내 출시가 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될지는 불확실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인 듯 하다. 유투브의 영상들을 즐겨보는 사람들이라면 본전을 뽑고도 남을 것 같다. 나는 유투브에 넘쳐나는 클래식 공연 감상에 주로 애용할 듯.



2013.10.31





안드로이드 4.4의 닉네임으로 결정된 키캣. 젤리빈에 이어 다음 버전은 키라임파이라는 얘기가 거의 확실시 되었으나 결론은 네슬레에서 나오는 쵸콜릿바 '키캣'으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이를 기념하여 네슬레에서는 안드로이드 버전 키캣을 한정판으로 출시하였는데 9월 말경부터 풀렸다는 이 녀석을 찾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러다 마침 동네 편의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7개를 사온 것이 이 녀석들.






평소 즐기지도 않는 단 것을 7개나 사온 것은 바로 이 것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키캣은 안쪽에 이렇게 10자리의 코드가 적혀있는데 이걸 구글 이벤트 페이지에 입력하여 당첨되면 신형 넥서스7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럭키7, 넥서스7이라 7개나 사왔던 것, 먹지도 않고 7개를 모조리 다 까서 입력해봤으나 결론은 전부 다 꽝 ㅋㅋ  하나 정도는 걸리겠지 하던 플레이스토어 5천원 이용권 조차 걸리지 않았고 구글+의 레퍼런스 커뮤니티에서도 당첨됐다는 사람을 못봤다. 일단 이 한정판 키캣 자체가 상당히 구하기 어려운 듯 하니 제보자는 더욱 드문 듯. 






어쨌든 뭐 버릴 수도 없고 비닐에 몽창 담아 냉장고에 넣어뒀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네슬레와 구글의 합작 마케팅에 놀아나고 있지만 이것도 뭐 소소한 재미라면 재미랄까.. 아마 일주일 정도면 안드로이드 4.4 키캣과 Nexus5가 공개될 것 같은데 과연 무엇이 얼마나 바뀐 새로운 OS가 소개될지 궁금하다. 



2013.10.07




















2013.09.18 대구














2013.07.30 방콕


Silver Efex Pro2 데모 버전 테스트. 사야되나.



2013.07.30 방콕


 왕궁 경비대로 보이던 분대 규모의 병사들. 군복이나 헬멧이 상당히 구식으로 보인다. 저래뵈도 태국은 한국전쟁 때 우리를 돕기 위해 파병했던 혈맹 중 하나이다. 지금은 우리가 좀 잘 산다고 한국에 일하러 온 태국인들을 무시하고 방콕이나 파타야에서 돈 펑펑 써대고 대접 받으려고 찾는 곳이지만 정말 우린 어디에서든 겸손하고 감사할 줄 알아야겠다.



2013.07.30


Wat Pho



2013.07.30


방콕


유료 화장실에 들어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던 그녀;



이번 여름휴가 4일을 보냈던 페닌슐라 방콕. 지금 아니면 언제 가보냐 싶어 과감히 질러 주셨다. 


3박 이상시 프로모션으로 발코니룸으로의 룸업그레이드, 'CAFE & TERRACE'에서의 석식, 마지막날 6시 체크아웃 정도의 혜택을 볼 수 있었다. 




인테리어는 클래식한 것이 딱 맘에 들었고 커튼 및 조명은 모두 전자식 컨트롤. AV시스템도 DVD, iPod 도킹, 메모리카드 리딩까지 지원. 다른 것보다 iPod 도킹이 제일 맘에 들었다. 덕분에 챙겨가려던 Bose 블루투스 스피커는 트렁크에서 뺄 수 있었다.





발코니에 나와서 본 짜오프라야강 야경. 대부분의 관광지가 저 강 건너에 있어 페닌슐라 방콕에서는 강을 건너가야 하는 단점이 있는 대신 모든 객실을 리버뷰로 설계하여 훌륭한 전망을 보여준다.





요건 낮에 찍은 거. 아무래도 밤이 이쁘다. 





조식 뷔페는 그닥. 6성급이라는 호텔의 레벨을 기대했다가는 실망하기 딱 좋다. 





매일매일 방에 세팅해주던 과일들. 사실 맛보다는 기분, 그리고 인테리어 효과로서 탁월한 듯.. 





사실 페닌슐라 방콕에서 유명한 것이 바로 'Afternoon Tea' 인데.. 호텔에 투숙하지 않아도 이 것만 먹기 위해서 들르는 사람들도 많다지만 우린 결국 패스했다. 애프터눈 티 즐긴다고 영국 귀족이 되는 것도 아니고 돈도 아깝고 시간도 좀 아까웠다. 지금 글 쓰면서 생각하니 좀 아쉽네.





저녁에 본 로비의 모습. 





간 김에 Bar도 가고 룸서비스도 시켜 먹고 돈지랄 좀 할까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현실은 편의점에서 사온 과일팩과 캔맥주. 현명한 판단이었으리라.





이 예쁜 배는호텔에서 운영하는 셔틀 보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운행하는 이 배로 투숙객들을 강 바로 건너편 선착장이나 사판 탁신 BTS역까지 데려다 준다. 둘러서 다리를 건너가거나 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배에서 바라본 호텔 전경. 





마지막날 저녁은 호텔내의 "CAFE & TERRACE"에서. 역시 3박 이상으로 얻은 식사권이라 먹긴 먹었다만 만약 식사권 없이 굳이 비싼 가격을 내고 먹기엔 좀.. 하나하나의 요리와 서비스는 훌륭했지만 일단 특유의 향신료 냄새나는거 빼고 나니 먹을게 몇 안남더라는. 분명 대학교 때 베트남 여행 갔을 땐 아무거나 다 잘 먹고 다녔는데 재작년 티벳 여행 이후 향신료 냄새나는 음식은 도저히 못먹겠다.







뭐 어쨌든 간만에 좋은데서 푹 쉬고 잘 늘어져 있었던 휴가였다. 방콕의 날씨도 우리나라의 요즘에 비해선 오히려 덜 더운듯 했고 집에선 덜덜거리며 틀지도 못하는 에어컨도 호텔방에서 빵빵하게 틀어놓고 있었더니만 떠날 때 무척이나 아쉬웠다. 방콕에서 찍은 사진들은 정리되는대로 천천히 포스팅 예정. 




2013.07.29 ~ 08.01


PENINSULA BANGKOK



 









 

Beethoven Masterworks / Deutsche Grammophon  / 50CDs + Bonus CD / Original Jacket Covers / 2013

 

 

최근 몇년간 클래식 음반 시장에는 이런 박스세트가 넘쳐나는 듯 하다. 최근 국내 회사에서 기획한 카라얀 60 / 70 시리즈를 비롯하여 데카 사운드, DG111, 빈필 교향곡집, 뭐 등등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박스반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데 단점이라면 일단 한번에 지르기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불필요하거나 기존의 음반과 겹치는 레파토리가 생긴다는 점과 앨범 한장 한장에 대한 애착이 덜하게 되고 결국 잘 안듣게 된다는 점인데 

 

반면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상당한 레파토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 Go Classic에서 WAVE음원으로 구입하면 물론 이보다 저렴하지만 CD 1장에 3천원 정도밖에 들지 않으니 클래식 입문자들에게 박스반은 축복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것처럼 오리지날 커버를 사용한 시리즈는 낱장으로 구입했을 때와 앨범 커버까지 같으므로 완전 편집반보다는 만족감이 더 높은 편. 사실 베토벤의 곡들은 음원으로나 음반으로나 이미 어느정도 가지고 있는데 막상 CD나 LP로 가지고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Go Classic에서 구입한 WAVE파일들은 사실 굽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만 역시 ALAC로 변환하여 아이팟 클래식에서만 듣게되더라는.. 

 

결국 계속 듣게될 음악은 CD로 구하는게 좋을 거 같단 생각에 이번에 DG에서 출시한 베토벤 마스터웍스 정도는 구해둬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고 결국 어제 배송받았다. 한달도 전에 빌헬름 켐프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과 바렌보임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집을 지른지라 억울했지만 남아있는 바이올린 소나타 전 곡, 첼로 소나타 전 곡, 현악4중주 전 곡, 피아노3중주 전 곡, 아직 구입못한 교향곡 1,2,8번 등등을 따로 사는 거에 비하면 그래도 이게 남는 거 같았다는 자위를 하며..ㅠ

 

 

 

 



 

박스를 개봉하면 이렇게 LP미니어쳐로 담겨진 CD 51장이 빼곡히 들어있다. 요즘은 화려한 박스세트도 많은데 얘는 그다지 볼 건 없다. 그냥 음반만 빼곡히..

 

 

 

 



 

베토벤이 살아나서 사인해줬을리도 없고 그냥 인쇄된 베토벤의 사인.. 이 박스반도 나름 한정판이다만 어차피 이런 전집류는 앞으로 어떻게든 다시 나올 것이기에 목맬 필요는 없다. 워낙 박스반들이 많이 나오기에 냉철한 판단으로 지를 것과 패스할 것을 골라야하는 시대인듯 하다. 클래식에 막 관심갖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무조건 박스반 사라고 하고 싶다.

 

 

 

 



 

안에 들어있는 얄팍한 책자. 별로 두껍지 않은 걸로 보아 별 내용없겠구나 싶었는데..

 

 

 

 



 

역시 별 내용없다. CD 순으로 트랙 및 녹음 정보가 담겨져있다. 

 

 

 

 



 

교향곡 전 곡. 아바도의 1,2번과 전설의 명반인 클라이버의 5,7번. 가디너의 3번 '영웅'과 4번, 번스타인의 6번 '전원'과 8번, 그리고 카라얀의 80년대 녹음 9번이다. 이 중에서도 이미 클라이버와 카라얀의 녹음은 기존에 갖고 있던 녹음과 완전히 겹쳐 버렸다. 알고 샀지만 좀 억울하다. 리마스터링의 차이가 있을리도 만무하고. 흠.. 9번은 카라얀 말고 다른 걸로 넣어주지. 

 

 

 

 



 

똑같은 녹음의 카라얀 지휘의 교향곡 9번. -_-;   같은 카라얀 지휘라도 60년대나 70년대 녹음이었음 좋았을텐데 같은 80년대 녹음이다. 

 

 

 

 



 

CD는 오리지널과 차이가 많다. 박스반이다 보니 CD의 디자인은 모두 통일이고 넘버링이 되어 있다. CD에 프린트된 녹음 정보도 개별 발매반이 당연히 더 풍부하다. 

 

 

 

 



 

다음으로 겹치는 음반 중 하나인 에밀 길렐스의 피아노 소나타. 원래 음반에는 8번 '비창', 13번,  14번 '월광'인데 여기에는 8,12,13,14가 들어있다. 좀 헷갈리는 부분. 그래도 DG 본사에서 직접 발매한 박스반인데 커버만 오리지널을 사용하고 음원은 멋대로 편집하진 않았을거라 생각해본다. 

 

 

 

 



 

한가지 참고해야 할 점. 베토벤 마스터 웍스를 판매 중인 일부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피아노 소나타 전 곡이 수록되있다는 표기를 해두었는데 보니까 아니다. 사실 DG 홈페이지에도 'Complete'라는 표현이 없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위 사진의 8장 짜리 빌헬름 켐프 연주 전곡 녹음 음반과 비교해보니 비는게 제법된다. 뭐 물론 제일 유명한 8번, 14번, 17번, 23번 같은 유명 곡들은 누락되지 않았기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매니아가 아니면 크게 문제되진 않을 것 같지만 교향곡, 바이올린 소나타, 현악 4중주 등등이 모두 Complete임에 반해 피아노 소나타에만 누락이 있는 건 다분히 고의적이라 보여진다. 

 

뭐 어쨌든 16만원 정도에 베토벤 레파토리를 끝냈다. 정말 좋아하는 곡은 어차피 개별 음반을 사서 더 들어보는게 정답이고 박스반은 한방에 빠르고 편하게 레파토리 구축을 해주는 것 같다. 얘네 리핑은 언제 하나.

 

 

                                                                             2013.03.02




※ 아래 문의 주신 분을 위해 피아노 3중주 CD 자켓 사진 추가



 

 

나의 첫 턴테이블 Victor QL-Y5


 

언젠가는 이렇게 될 줄 알았지만 결국 턴테이블을 들이게 되었다. CD나 MP3가 나오기 전에는 오로지 테이프로만 음악을 즐겨왔기에 사실 난 LP세대라고는 할 수가 없다. 그래서 LP매니아들이 가지는 옛 소리에 대한 향수나 아날로그의 따스함 따위는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도 굳이 이렇게 턴테이블을 들이게 된 것은 결국 '호기심'이 아니었나 싶다.

 

CD가 음질이 나으냐 LP가 나으냐 따위의 케케묵은 논쟁은 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위에 언급했듯 LP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기에 논할 자격도 없다. 대체적으로 보자면 LP로도 아주 우수한 음질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정설인 듯 한데 턴테이블만 해도 몇백만원 짜리도 있는데다 카트리지와 바늘만 해도 수십~기백 만원이 즐비하니 분명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이래저래 CD는 비교적 저렴하게 훌륭한 음질을 들을 수 있으나 LP로 그만한 음질을 구현하자면 아무래도 일이 커질 것은 뻔했다. 그래서 LP에서 지나친 음질 욕심은 버리기로 하고 시작~~

 

턴테이블 부터 구하기 시작하니 의외로 새제품이 요즘도 나온다는 걸 알게 됐다. 요즘 새롭게 LP붐이 일다보니 인켈(수출브랜드로는 셔우드)을 비롯해 데논, 마란츠 등에서도 저렴한 턴테이블들이 신품으로 발매 중이고 개중에는 LP음원을 MP3 포맷으로 USB에 저장할 수도 있고 포노앰프가 없는 요즘 앰프들을 고려하여 포노앰프까지 내장된 기종들도 있었다. 하지만 본가에 있는 켄우드 인티앰프에 포노입력단이 있는지라 포노앰프 내장형은 불필요한 가격인상 요인일 뿐이며 MP3변환 기능은 정말 블필요. 어차피 LP는 LP로서 즐기는 게 목적이며 굳이 디지털화할 거면 도이치그라모폰이나 데카에서 나오는 LP음반 리마스터링 버전 CD를 사는게 낫다. 일단 이러저러한 거 다 떠나 요즘 모델들은 너무 말끔하거나 아니면 가전제품 같은 느낌이 강한 디자인이었다. 어차피 불편을 감수하고 사용해보자는 것인데 모양이라도 맘에 드는 걸로 구하고 싶었다.

 

 

 

 

잠시 고려했던 인켈의 턴테이블. 테크닉스 제품을 많이 참고한 디자인으로 모양 자체는 맘에 들었지만 중고로 구하기로 해서 탈락.

 

 

 

어쨌든 요즘 나오는 턴테이블들은 모두 패스. 같은 값이면 중고 명기를 구하는게 나을 듯 해서 열심히 장터 매복 시작. 30만원대에서 적당한 물건을 구하기로 했고 조건은 이왕이면 고풍스러운 우드 베이스, 벨트 교체 걱정안해도 되고 회전 속도 정확한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 고출력 MC카트리지인 데논 DL-110 장착 가능할 것(이것때문에 프로젝트 오디오의 데뷰 시리즈는 탈락), 더스트커버 있을 것. 뭐 이 정도였는데 걸려든 것이 바로 Victor QL-Y5였다.

 

 

 

 

 

Victor QL-Y5

 

81년 발매 당시 기준으로 69,800엔이니 당시엔 그래도 비싼 모델이이었다. 위에 적은 요구사항을 대부분 충족하며 톤암의 이동부터 업다운, 재생 종료 후 톤암의 원위치 등이 자동으로 이루어져 사용에 편리하다. 사실 고장날 부분이 없는 수동 모델이 더 좋지 않을까 했는데 써보니 역시 자동이 편하긴 편하다. 완전 수동의 경우 재생이 끝나도 LP는 계속 돌고 톤암도 그자리에 계속 있으니 음악 듣다 잠이라도 들까봐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닐 듯 하다.

 

 

 

 

부분부분 사진을 보자. 구입할 때 같이 따라온 카트리지는 Sumiko의 엔트리급 MM타입 Oyster. 제조사 권장 침압은 2.3g~ 바늘 상태는 거의 새 것이라 몇 년은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신품 기준 10만원 정도의 가격이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고 알려진 제품으로 비록 저가형이지만 보통 번들로 많이 붙어 나오는 5만원대 미만의 오디오테크니카 제품이 아닌 것만으로도 일단 만족. 카트리지를 바꾸면 훨씬 좋은 소리를 들려주겠지만 일단 이걸로 충분히 들어봐야 좋아져도 좋아진 걸 느끼지 싶다. 환상적인 음질보단 LP자체의 소리로 만족하기에 아직 큰 불만은 없다. 카트리지만 해도 몇백만원씩 하는 것들도 있으니 큰 욕심은 부리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이 턴테이블 QL-Y5와 좀 더 고급형인 QL-Y7의 특징인 'Electro-Dynamic Servo Tone Arm' 시스템. 톤암의 상하좌우 움직임 및 침압 및 안티스케이팅 조정 등이 모두 전자식으로 이루어 지는 방식이다. 사실 30년이 넘은 모델인지라 전자식 구동 방식이 왠지 불안했지만 해외 사이트에서 고장이 정말 안난다는 글들을 보고 믿어보기로 했다. 어차피 같은 수치로 맞추어야 하는 침압과 안티스케이팅은 전자식이다 보니 하나의 다이얼로 같이 조정되며 재생 중에도 조정이 가능하다. 어쨌든 이 전자식 톤암이 당시로서는 꽤나 자랑스런 기술이었는지 제품 카달로그의 양면을 할애하여 자세히 소개해뒀다. 





 

 

 

 톤암의 높이도 노브를 돌려 상하로 +-3mm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다양한 카트리지와 플래터 사용이 가능하단 점에서 기능의 한계로 턴을 굳이 업그레이드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아래 우측 하단 사진)







 

지금부터는 간단 사용 방법. 턴테이블이 연결된 앰프의 전원을 켜주고 소스 기기를 포노로 선택한다. .

 

 

 

 

그 다음은 턴테이블의 전원을 켜주고 음반을 올린 다음 스타트 버튼을 눌러주면 LP판이 돌기 시작한다.

 

 

 

 

이제 톤암을 움직여 바늘을 음반 위로 위치시킨다. 수동모델이면 그냥 손으로 옮겨주면 되고 이 모델은 좌우방향 버튼을 눌러주면 움직인다. 난 LP를 거의 구경도 못했던지라 그냥 닥치고 첨부터 들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 음반에 골을 보면 트랙을 확인할 수 있어서 원하는 곡 부터 재생할 수 있다. 물론 정확히 한번에 딱 맞추기는 아직 좀 어렵다;;

 

 

 

 

 

바늘을 원하는 위치에 두고 업/다운 버튼을 누르면 톤암이 내려가며 바늘이 LP의 소리골을 읽기 시작한다.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흘러나오며 간간히 먼지 덕분에 타닥타닥 장작타는 소리도 들려온다. 사실 LP의 단점 중 하나는 먼지나 습기 등으로부터 관리를 철저히 해줘야한다는 점인데 난 장작타는 소리도 그냥 그러려니 하니 별로 신경쓰이지 않더라는.

 

 

 

 

재생이 되면서 바늘은 음반의 안쪽으로 점점 흘러가고 이걸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소리는 확실히 CD에 비해 날카롭지 않고 오래 들어도 귀가 피곤하지 않다. (음질이 더 좋다는 얘기는 아님) 이런게 LP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최근 한 달동안 구한 음반들. 이 중 제일 처음으로 산 Lola Bobesco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좌측 맨 위)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고다. LP는 한 장에 거의 3-5만원대라 웬만해선 중고로 구하는게 나을 듯 하다. 이제 겨우 16장 인데 솔티가 지휘한 말러 교향곡 8번이랑 칼뵘 지휘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은 보유하고 있는 CD와 겹쳐버렸다. 시간나면 원반인 LP와 리마스터링을 거친 CD를 비교해 보고 싶은데 시간도 없고 사실 뻘짓이라.. -_-;  이 중 먼지도 많고 가장 상태가 안좋은 것이 빌헬름 켐프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14번/23번 앨범인데 CD로 갖고 있는 에밀 길렐스의 연주에 비해 무척 편안하고 부드러워 가장 손이 많이 간다. 결국 켐프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 CD를 주문해버리고 말았다..

 

 

 

 

 

미개봉 중고로 구한 뒤 무한 대기 중인 데논 DL-110 고출력 MC카트리지. MM단자만 있는 앰프에도 물릴 수 있는 고출력 MC카트리지다. MC카트리지의 음질을 느껴보고 싶지만 일단 참는 중. 지금 달려 있는 카트리지로 충분히 들은 후 투입 예정.

 

 

 

 

 

금단의 영역.. 그래도 행복하다.. ㅠㅁㅠ

 

 

13.02.11 포항

 

 

 

 

 

 

 

 

 

 

 

 

 

 





















2012.12.02 포항 구룡포


Mozart : Requiem in D minor, KV626 / Karl Bohm / Wiener Philharmoniker (DG)



 보수동 헌 책방에서 발견한 오늘의 득템. DG에서 나온 Mozart - Requiem 중고 CD. 라이센스반이란 점이 조오금 아쉽다만 덕분에 한글 설명도 읽을 수 있고 레퀴엠 녹음 중 명연에 속하는 칼뵘 지휘에 빈필 연주라 훌륭한 선택이다. 가격으로만 보자면 Go Classic에서 음원 구입하는게 훨씬 싸게 치겠지만 헌 책방 들른 김에 요런 걸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정경화가 아주 어릴 때 런던심포니와 협연한 챠이코프스키 바이올린협주곡 LP도 봤는데 턴테이블이 없어서 패스한 것이 아쉽다. 


2012.03.25 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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