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IIIa / Canon 28mm f/2.8 LTM / Voigtlander 28mm View Finder



바르낙 라이카를 쓰게 되면서 외장 파인더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바르낙의 뷰파인더는 매우 좁아서 쾌적하게 들여다 보기는 사실 좀 어렵다. 물론 적응하고 나니 크게 불편하진 않다고 여겨지지만 엘마 50미리를 사용할 때 실제로 파인더에서 보여지는 화각이 약 40미리라 정확한 프레이밍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결국 이 부분은 50미리 외장 파인더 'Sbooi'를 구입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Leica IIIa / Elmar 5cm f/3.5 / Sbooi (50mm View Finder)






지인에게서 무상대여한 Elmar 3.5cm f/3.5가 있다. 요녀석을 써주자면 35미리 파인더가 필요하다. 앞서 얘기했듯 바르낙 파인더가 40미리 정도라 조금 더 나오겠거니 하고 찍으면 그런대로 쓸만하긴 하지만 제대로 찍으려면 역시 외장 파인더를 써주는 편이 맘이 편하다. 다행히 내겐 Biogon 35mm용 ZeissIkon 432/5 파인더가 있었다. 별도로 또 파인더를 살 필요없이 요녀석을 쓰면 되겠다 싶었는데.





Leica IIIa / Elmar 3.5cm f/3.5 / ZeissIkon 432/5(35mm View Finder)






Contax와 Leica의 핫슈 위치가 좀 다르다 보니 파인더를 끼웠을 때 접안부가 뒤로 좀 많이 튀어나오는게 거슬리긴 하지만 그래도 쓰는데는 지장이 없겠거니 했는데 생각도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다. 바르낙은 셔터스피드를 변경할 때 다이얼을 살짝 들어서 돌려야 하는데 이 때 다이얼이 파인더에 부딪혀 완전히 들리지가 않는게 아닌가. 그러니 저 파인더를 꽂은 상태에서는 셔터스피드를 변경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아놔. 결국 바르낙에 엘마 35미리를 쓰려면 다른 파인더를 사야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Voigtlander의 28/35 미니 파인더. 작은 크기에다 28미리 화각도 커버할 수 있어 이 녀석을 구한다면 딱이다. 하지만 단종되면서 가격이 엄청나게 올라서 제 정신으로 사긴 힘들다. 무척 아쉽다.







Leitz 순정 Weiso 파인더. 제 짝이니 만큼 바르낙엔 정말 딱 어울리는 모양이지만 크기 자체가 작다보니 그리 시원하게 보이지는 않는데다 가격은 또 어찌나 비싼지 저 파인더를 살 돈이면 바르낙 바디를 하나 더 살 수 있는 수준이다. 역시 제 정신으로는 살 수 없다.








Leitz 순정 Sbloo 파인더. 엄청 시원하고 밝지만 저 거대한 사이즈를 보면 아무리 그래도 바르낙에 꽂을 물건은 아닌것 같다.






이래저래 빼고 나니 막상 맘에 쏙 드는 파인더가 별로 없었다. 주피터-12용으로 나온 소련제 파인더나 니콘, 캐논의 것들도 나름의 대안이긴 했으나 썩 예쁘지도 않고 프레임 라인도 없고 그다지 밝아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도 뭔가 나타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틈나는대로 이베이에서 이런 저런 파인더들을 꾸준히 검색했고 그러던 중 우연히 일본 Petri 社의 파인더를 발견했다. 그리 예쁜 편은 아니었지만 배송비를 포함해도 40불 정도밖에 안할 정도로 가격도 저렴했고 35mm와 85mm 프레임이 같이 떠 활용성도 높아보인다. 일단 덥썩 질러봤다.







약 2주 정도의 기다림 끝에 파인더가 도착했다. 그런데 막상 받아보니 파인더 내부가 엄청 뿌연 것이 아닌가. 셀러에게 '니 설명과 다르잖아!'라면서 네가티브 피드백을 확 눌러버릴까 하다가 일단 직접 청소해보기로 했다. 전용 공구는 없었지만 멀티툴의 칼날을 홈에 집어넣고 조심조심 링을 돌려서 전면 렌즈를 빼낼 수 있었다. 







렌즈를 분해한 후 불빛에 비춰보니 역시나 안쪽에 얼룩들이 뿌옇게 묻어있었다. 이러니 파인더를 들여 봤을 때 밝고 시원한 느낌이 들 리가 있나. 







뿌옇게 묻은 얼룩들을 알콜 티슈를 이용해 닦아줬다. 







렌즈를 닦고 재조립하여 파인더를 들여다보니 이전보다 훨씬 선명해졌다. 프레임 라인은 실제로는 왜곡이 거의 없지만 아이폰으로 찍다보니 많이 휘어졌다. 파인더의 밝기는 그렇게 우수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의외의 장점이 있었는데 바로 등배 파인더라는 점. 등배 파인더는 보기에도 시원시원하고 양눈을 뜨고 촬영하기에도 유리하다. 







프레인 라인에는 화각은 적혀있지 않고 광각(W)과 망원(T)로만 표시되어 있는데 M6의 35미리 프레임 라인과 거의 유사한 걸 보니 35미리가 맞긴 맞는 듯. 







자이스이콘의 파인더와 달리 바디의 두께를 넘지 않아 뒤로 툭 튀어나오지 않는 점도 마음에 든다.







페트리라고 하면 6-70년대까진 나름 중저가 시장에서 활약하던 일본 메이커였는데 이 파인더는 어떤 렌즈와 카메라를 위해 발매되었던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 파인더 덕분에 이제 Elmar 3.5cm 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소 싼티나는 부분들도 없잖아 있지만 무려 등배에다 35/85미리를 커버해주는데다 뒤통수도 튀어나오지 않으니 이만하면 싼 맛에 강추다. 




2017.05.04.




Leica IIIa & Elmar 3.5cm f3.5


지인께서 선물로 주시고 가신 바르낙과 역시 또 다른 지인이 그의 지인으로 부터 선물받은 엘마 35미리 렌즈의 조합. 역시 바르낙은 예쁘다.




IIIa의 정면샷. II 모델들에 비해 스트랩 고리와 저속셔터가 추가된 것이 III 모델들의 가장 큰 특징. 바르낙형 라이카는 IIIc 이후부터는 상판의 제작 방식이 기존 단조에서 주조 방식으로 바뀌고 상판의 높이가 다소 높아지게 된다. IIIa는 단조바디의 단단한 만듦새와 컴팩트함을 즐길 수 있으면서 저속과 1/1000초를 사용할 수 있는 완성에 가까운 바디라 할 수 있다. 셔터소리나 조작감 등은 물론 이후에 나온 IIIf나 IIIg가 더욱 훌륭하지만 바르낙다운 컴팩트한 매력은 역시 IIIa가 아닐까. 물론 이쁘기로 치면 IId 블랙 페인트가 최고라 생각.




상부의 모습. 오밀조밀 위치한 각종 다이얼과 레버와 노브들이 조화롭게 아름답다. 필름 이송과 셔터 장전을 위해 노브를 돌리면 셔터 다이얼과 되감기 노브가 같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판 각인은 언제나 옳다. 저게 없는 바디들은 너무나 밋밋하다.




IIIa 부터는 드디어 1/1000초가 가능해진다. 시리얼번호를 조회해본 결과 1937년 생산분으로 확인됐다. 올해로 무려 팔순이 되신 분.. ㄷㄷ 








바르낙의 파인더는 포커싱창과 프레이밍창으로 나뉘어져 있어 왼쪽 창에서 초점을 맞추고 오른쪽 창에서 구도를 잡는다. 당시 라이벌인 Contax II는 이를 하나의 파인더에서 가능케 했지만 라이카는 M3가 등장하기까지 이같은 방식에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덕분에 초점을 맞춘 후 다시 구도 맞춤을 위해 눈을 옮겨야하는 불편함이 따르는데 인간의 적응의 동물이라 또 쓰다 보면 그러려니 하게 된다. 프레이밍창은 좁긴 하지만 맑고 밝은 편이나 프레임 라인은 별도로 표시되지 않고 보이는대로 꽉차게 찍었을 때 약 40미리 정도의 화각이다. 바르낙에 흔히 쓰는 50미리 엘마같은 걸로 찍을 경우는 파인더에서 보이는 것 보다 조금 적게 찍힌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IIIa까지는 여전히 포커싱창과 프레이밍창의 간격이 제법 넓지만 IIIb 부터는 두 창이 가깝게 붙어서 눈을 옮기기 수월해진다. (뭐 그래도 불편하긴 매한가지;)




필름카운터는 수동으로 리셋해둬야한다. 역시 불편하지만 재미라면 재미.




Leica IIIa와 Contax IIa의 사이즈 비교. 바르낙의 컴팩트함을 다분히 의식한 듯 Contax IIa는 Contax II에 비해 제법 작아졌지만 여전히 바르낙에 비하면 크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상판의 배치는 확실히 Contax가 간결하게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Leica IIIa & Contax IIa



한롤도 못찍어보고 일단 오버홀하러 서울로 떠났다. 셔터속도 및 작동이 불안정했고 이중합치상의 상하가 틀어져있어서 굳이 테스트해볼 생각은 않고 오버홀 부터 해주고 제대로 써보고 싶다. 얼른얼른 돌아오길.


Contax IIa / Carl Zeiss 50mm f1.5 Sonnar / Zeiss-Opton 35mm f2.8 Biogon / Carl Zeiss 21mm f4.5 Biogon


구입한지 거의 10년이 지난 Contax IIa에 슬슬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저속셔터가 늘어지고 고속에서 상단끝부분의 노광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 심지어 11월 마지막 주 죽도시장 새벽 출사에서 한파를 견디지 못하고 셔터가 작동하지 않기를 몇 회. 더이상 버틸 재간은 없었다. 오버홀을 다시 해줄 때가 된 것이다.


다른건 몰라도 Contax는 무조건 중앙카메라에 맡기고 싶었다. 금속날로 이루어진 Contax의 셔터막은 손을 대기가 까다로워 제대로 하는 곳이 몇 없다. 사장님 연세도 있으시고 슬픈 얘기지만 사장님이 일을 그만하시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앞섰다. 무뚝뚝하기 그지 없는 사장님과 통화를 나누고 카메라를 포장했다. 직접 찾아가서 뵙고 부탁드리고 싶었지만 변방에 사는 사람이 이 것 하나 때문에 한양으로 올라갈 수는 없었다. 기왕 보내는 김에 초점링 돌림이 너무 빡빡하던 35mm 비오곤이랑 조리개 지침이 눈금과 다소 어긋난 상태이던 21mm 비오곤도 함께 넣었다. 


약 2주만에 돌아온 녀석들은 아주 건강해져 있었다. 셔터속도는 당연히 정상으로 돌아왔고, 약간 맥없이 풀어지는 듯한 느낌의 셔터는 아주 야무지고 절도있게 작동된다. 파인더도 아주 맑고 깨끗해졌고 와인딩 놉과 헬리코이드 등 곳곳의 조작감도 매우 부드러워졌다. 35미리 비오곤도 적당한 저항이 묵직하게 느껴지는 딱 좋은 정도로 윤활 작업이 잘 되었고 볼 때 마다 개운치 않던 21미리 비오곤의 조리개 지침도 눈금과 맞아 떨어지니 속이 시원하다. 


상대적으로 중고가가 그리 비싸지 않은 Contax IIa를 위해 상당한 오버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사실 그리 효율적인 선택은 아니다. 같은 가격으로 오버홀 대신 바디를 새로 구할 수도 있을 정도니까. 장터에 Contax IIa 매물이 나올 때 마다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손 때 묻은 내 카메라이기에, 이 녀석이 남겨준 필름과 추억들 때문에 이렇게 고쳐주며 쓰는 것이다. 어쨌거나 내년이면 딱 60년이 되는 할아버지 카메라가 주기적 관리만 해주어도 이렇게 멀쩡히 현역으로 활약할 수 있다니.. 이런 카메라는 단순히 기계, 도구, 물질이라고만 부르기 미안할 정도다. 


2016.12.15.

Leica M3 / Elmar-M 50mm f2.8


초기형 M3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로 더블 스트록의 재미와 더불어 '도그이어(Dog Ear)' 혹은 'Buddha Ear' 라고 불리는 스트랩 고리의 예쁜 모양을 들 수 있다. 이 도그이어 스트랩 고리는 M3에서도 후기형으로 넘어가면 보다 단순한 형태로 변하게 되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좌 : 일반적인 라이카 M바디들의 스트랩 고리(M4) / 우 : 도그이어 스트랩 고리 (M3 초기형)


두가지 모양을 놓고 비교해보면 일반적인 스트랩 고리에 비해 도그이어 고리의 모양이 좀 더 유려하고 바디와의 이음 부분에도 보다 디테일이 있어 멋져 보이긴 한다. (사실 눈에 확 띄는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디자인 뿐 아니라 높이의 차이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일반적인 라이카 M바디용으로 발매된 하프 케이스들 대부분이 도그이어 버전 M3에 잘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라이카용 하프 케이스들이 똑딱이 방식으로 바디와 고정되는데 일반형 케이스들은 저 똑딱이와 구멍의 높이가 낮다보니 도그이어 버전에는 잘 맞지 않는 것이다. 지인들이 가지고 있는 KIMOTO, A&A 제품들 모두 마찬가지였다. (억지로 하면 겨우 똑딱이를 잠글 수는 있었지만..) 이렇다 보니 M3 도그이어 버전 사용자들은 하프 케이스 구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던 차에 장터에서 좋은 물건을 발견했다. 럭스케이스에서 나온 CSE-17이란 모델명의 Leica MP3용 하프 케이스였다. 한정판으로 발매되었던 MP3는 M3 형태의 디자인을 복각한 모델로 스트랩 고리 역시 도그이어 버전이 적용되었다. 당연히 이 케이스는 M3 도그이어 버전에도 딱 맞는다. 




Leica MP3. 셀프타이머가 없다는 점을 제외하곤 도그이어 스트랩 고리까지 M3와 거의 같다. (필름카운터는 M2 스타일)




전체적인 핏팅이 상당히 좋다. 케이스를 벗기고 씌울 때도 너무 빡빡하지 않고 적당하다. A&A 제품에 비해 전면을 커버하는 면적이 더 넓어 셀프타이머 레버가 숨을 듯 말 듯 자연스럽게 커버된다. 저 부분의 디자인이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든다.




지인의 Leica M4와 A&A하프케이스. 전면을 커버하는 면적이 차이남을 알 수 있다.



후면부도 뒷덮개의 형태에 따라 자연스럽게 잘 길들었다. 




가죽의 두께는 A&A 제품보다 약간 얇은 듯하다. 덕분에 바디와의 밀착감은 더 나은 느낌.




바닥에 LUXECASE가 새겨져있다. 





가죽의 품질도 우수하고 디자인도 깔끔하며 피팅이 참 좋아 전체적으로 아주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하프 케이스 선택의 폭이 좁은 M3 초기형 사용자들에게는 수작업으로 의뢰하지 않아도 기성품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 아닌가 싶다. 날씨도 추워졌으니 올해는 M3를 좀 대우해주며 데리고 다녀야겠다.


2016.12.09

지인에게서 묻지마 무상, 무기한으로 라이카 Elmar 3.5cm f3.5를 데리고 왔다. 렌즈 상태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찍히기만 하면 되니깐 뭐. Summaron 3.5cm가 출시되기 전까지 바르낙 라이카에서 35mm 화각을 담당했던 녀석의 결과물이 제법 궁금해진다. 그러고 보니 무코팅 렌즈는 처음 써보는 건가? 지난 주말동안 흑백과 칼라네가를 한롤씩 테스트차 찍어두고 대기 중. 




3.5cm엘마의 가장 큰 매력은 컴팩트함이다. Elmar 5cm 같은 침동식도 아닌데 튀어나온게 저게 다라는 거. Summaron 3.5cm도 제법 짧지만 Elmar가 더 짧다. 겨울에는 코트 주머니에 쏙 넣기에도 부담이 없다. LTM을 이용해 M3에 마운트했고 35미리 파인더는 ZeissIkon의 것이라 짬뽕 조합이 되어버렸지만 의외로 예쁘다. 바르낙 바디를 하나 구하면 제격이겠다 싶지만 더이상의 카메라 지름은 자제해야.. ㄷ


이른 아침에 죽도시장에 도착했더니 밍크고래 한마리가 떡하니..




일포드 HP5가 들어있던 Contax IIa로는 노출이 잘 나오지 않아 서브로 들고간 X100이 거의 메인이 된 촬영이었다.




또 죽도시장인가 하다가도 경매장의 활기 넘치는 모습을 만나면 가슴이 뛴다.




담배는 추운 날 더 맛있긴 하지.




문어삶는 골목에선 찜솥의 수증기가 몽실몽실 제법 포토제닉했다. 흑백으로 찍은 결과물이 궁금




후진




새벽의 푸른 색온도와 노란 전구의 불빛이 조화롭다.




저 안쪽 어판장은 찍을 때 마다 노출이 잘 안나와서 힘든 곳.




쌀쌀한 날씨라 작은 화로가 놓여져있다.




거래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청어도 요즘 죽도시장엔 제법 보인다.




패닝..;;




새벽부터 누워있던 고래 경매가 시작되었다.




선도 확인을 위해 고래의 살점을 베어내고 있다.




도려내진 살점들




고래의 몸에서는 더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는데 사진으로는 제대로 나타나질 않았다. 




모닥불과 오징어




지난번에 본 고래보다 더 어린 녀석이었다. 다시 봐도 연민이 드는 것은 어류가 아닌 포유류라 더욱 그런가보다.




아직 본격적인 철은 아니지만 대게도 올라오기 시작한다.




촬영을 마치고 들른 시장밥집 영양식당




함께한 지인의 Leica M6와 내 Contax IIa. 오버홀할 때가 지난 콘탁스는 새벽 추위를 못이기고 종종 셔터가 멈추곤 했다.




5천원의 행복. 쌀밥 반 보리밥 반으로 섞어나온 백반. 달달 떨다가 먹으니 몸이 사르르 녹았다.




요건 동행한 백창원님이 찍어주심, Leica M6 / UC-Hexanon 35mm f2.0 / Kodak 400TX


2016.11.27. 포항

Fujifilm X100












































여기도 웨딩 촬영하느라 고생하는 부부가 있었고..







뭘 줍는지 모르겠지만 뭔가를 줍고 계셨고..







모래의 모습이 예전에 갔던 만리포 해수욕장을 떠올리게 했다. 







남국의 정취를 예상하고 왔더니만 흐리고 비오고 바람부니 춥기까지.. 암울했던 첫 날의 선셋비치에서. 




2016.03.12 오키나와




2016.03.12 오키나와





















2016.03.12   오키나와


시사는 사자라는 뜻으로 악귀나 액운을 막는다는 주술적 의미로 집이나 길거리 등등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상징. 요런건 기념품으로 하나 사올만도 했다만 뭐 크게 인상적이진 않아서 패스.



2016.03.12.


토요일 저녁이 되자 북적북적해졌던 아메리칸 빌리지. 



2016.03.12 오키나와












2015.03.12 오키나와 차탄(北谷)



숙소 바로 앞이 선셋 비치였건만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일몰 비스무리한걸 본 것은 이 날 뿐이었다. 기가 막힌 일몰을 보여준다고 하기도 하던데 날씨가 잘 받쳐줬어도 앞에 실루엣을 만들어줄 근사한 바위나 등등 뭐가 없어서 그냥 바다에 퐁당 떨어지는 해 말고는 크게 그림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우리나라 안면도 일몰이 더 이쁠 듯.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바흐 무반주첼로 모음곡을 들으며 멍 좀 때릴려 했는데 해변가에 위치한 작은 바에서 어찌나 음악을 쿵쾅거리는지 고즈넉한 저녁시간을 보내는데는 완전 실패. 















2015.03.11 부산


류쿠국 가는 날




















2012.12.29 포항 구룡포




대게 고르는 중인 우리 가족. 예전엔 영덕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지는 이유로 구룡포 쪽에서 잡힌 대게도 죄다 영덕으로 올라가서 팔리기도 했는데 이젠 구룡포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과메기와 더불어 구룡포 입장에선 고마운 겨울 효자 상품.






우리에게 간택받은 대게들. 다리 좀 떨어진 것들이 있어서 싸게 구입했다. 대략 27마리에 10만원이었으니 마리당 4천원도 채 안되는 가격. 






찜솥으로 들어가는 대게들.. 집에 가져가서 찌자면 일이고 5천원만 내면 이렇게 쪄서 박스에 포장까지 딱 해주니 편하다. 






게가 쪄지는 동안 주변 기웃거리며 X100으로 스냅질. 2.0이라는 밝은 개방값과 넓은 이미지 센서는 똑딱이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심도 표현을 가능케 해준다. 






피데기가 되어가는 오징어들. X100의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덕분에 접사에서도 시차없이 정밀한 프레이밍이 가능하다. 단 안그래도 느린 AF는 접사시 더 느려진다. 






오징어를 잡아올리는 낚시(?) 같은..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다. 발랄한 원색에 이끌려 찍은 것으로 소니 RX100으로도 동일한 컷을 찍었었다. 센서 크기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는데도 RX100은 정말 물건인 듯 하다.






꼬들꼬들 말려지고 있는 가자미. 








2012.12.29 포항 구룡포





Fujifilm X100



내가 아버지께서 신혼 때부터 쓰시던 캐논 AE-1을 물려받은게 벌써 17년 전인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 아버지께서는 니콘 F4 바로 밑에 포진한 준플래그쉽 F801S를 쓰셨고 그건 곧 다음 세대의 준플래그쉽 F90X로 바뀌었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아껴 쓰시던 F3HP는 아무도 모르게 책장 뒤에 꼭꼭 숨겨두셨던게 기억이 난다.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 아버지는 한창 사진에 빠지셨고 '월간 사진'같은 잡지도 매월 구독하시며 열정을 불태우셨는데 내가 대학생이 되었을 무렵부터는 더 이상 예전같진 않으셨다. 이것저것 사는 일에 지치고 할머니의 건강도 안좋아지면서 자연스레 열정은 사그라지셨고 당신보다 더 사진에 빠져든 우리 두 형제를 보시는 걸로 대신하시게 되었다. 그러면서 아버지께서 그렇게 아끼시던 신품 F3HP는 나의 메인 카메라가 되었다.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을 마치고 상경하려던 내게 '이거 가져가서 쓰거라.' 하시면서 F3HP를 건네주시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여튼 나의 20대 시절 동안, 카메라를 바꾸면 그 재미에라도 사진 찍는게 다시 신나시지 않을까 하는 바램과 내가 못사는 카메라들을 아버지를 통해 대리만족하고픈 호기심이 가득찬 아들의 뽐뿌에 못이기셔 아버지의 카메라 라인업은 자주 바뀌었다. 아버지의 전통적인 니콘 라인업은 결국 내 손에 넘어오게 되면서 아버지는 Pentax 수동 최고급기 LX를 위시로 한 펜탁스 렌즈들이 구비되었으며 한 때 선풍적 인기였던 Contax T3와 Rollei35s,Hexar AF 같은 35미리 기반 소형 카메라들도 있었으며 Superikonta 같은 폴딩 중형 카메라에 Contax lla같은 RF카메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렇지만 카메라가 바뀌어도 아버지의 열정은 쉽게 살아나지 않았고 그 많은 카메라들은 오히려 내가 두루두루 쓰며 실컷 즐겨보는 것들이 되었다. 


그렇게 질풍노도와 같던 나의 20대 사진 생활 지나가고 나니 나도 어느새 서른을 넘기고 아버지는 환갑을 넘기시고 올해는 정년퇴임을 하셨으니 세월의 무상함은 수많은 필름 카메라들이 이제 더 설 자리가 없게된 것 마냥 덧없다;;; 어쨌든 이제 대세는 디지랄이라 지금 아버지의 메인 카메라는 후지 X100이다. 사실 그 전에도 LX3같은 고급 똑딱 디카가 있었지만 역시 똑딱이는 똑딱이라 만족을 주지 못했고 그렇다고 나와 동생이 들고 다니는 거대한 DSLR은 무리인지라 선택은 X100이었다. 가볍고 작은 크기에 클래식컬한 디자인, 밝은 파인더와 높은 개방값은 렌즈, 아버지께서 좋아하시는 35미리 화각. 색감과 화이트밸런스에서 발군인 후지의 특징. 여러가지 면에서 아버지에겐 딱인 카메라다. 


불과 두 달여 사이에 정년 퇴임과 할머니의 상을 치뤄야했기에 아직은 여유가 없으실 아버지. 이제는 좀 더 여유를 가지시고 예전처럼 사진을 즐기셨음 좋겠다. 


오늘 들렀던 목공예 작품 전시회에서




얼마전 JPG에서 벨비아 모드로 찍었을 때 절망적인 계조를 맛보았는데 역시 RAW라 그런가 괜찮다.







HOLLYS COFFEE




잠시나마 간만의 여유인가.. 이번 주말도 너무 바빴다..




러보얌~  연속극처럼 기다려지는 신혼부부 일기 연재만화.
며칠동안 계속해서 튕기던 ios5.0 업그레이드를 어제 새벽엔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다.  




와이프의 어린 시절 꿈이었다던 소꿉놀이집과 그 속에서 살고 있는 토토로;;




거실 스피커 위의 지게차 미니어쳐와 뽀통령




일요일엔 빨래를..




해가 진다..내일은 월요일이구나 ㅠㅠ


라이트룸 3.4부터는 후지 x100도 적용되어 RAW파일 현상이 수월해졌다. 동봉된 실키픽스인가 하는 녀석은 써볼 일도 없을 듯. JPG도 훌륭하다고 명성이 자자했던 후지의 카메라들이었기 때문에 너무 기대치가 높았던 탓일까. 얼마전 JPG+벨비아 필름 모드로 찍었을 때 색의 떡짐과 명부 계조의 무너짐은 너무나 실망이었다. 뭐 모든 카메라가 마찬가지겠지만 오늘 RAW테스트를 해보니 역시 RAW가 진리인 듯. 문제는 옴팡지게 느린 저장 속도.. 역시 편한 카메라는 아니야. 


2011.10.16 포항




+ Recent posts